12월 첫날은 추위를 재촉하며, 어제 내렸던 비 덕분으로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 일찍 들판에는 나가보지 않았지만
추운 아침에도 부지런을 떨었던, 텃밭지기의 텃밭소식은 살얼음이 얼었다고 날아온 카톡메세지였다.
그래도 추워봤자 얼마나 춥겠냐고 하면서도, 추위라는 복병이 무서워서 완전무장을 했던 12월 첫날이었다.
어느새 범어사에 다녀온지도 벌써 열흘이 지나갔다.
지금은 흔적없이 사라졌을 단풍이지만, 사진 찍어 놓은 것을 다시 한번 훑어보면서
열흘 전의 화려했던 만추의 풍경에 흠뻑 빠져들어가 보기로 했다.
대성암의 출입금지 구역을 기웃거려 보았다.
지난해에는 이곳에서 들여다본 풍경도 꽤 괜찮았는데, 올해는 그다지 멋져보이지는 않았다.
단풍 숲에 가려진 대성암으로 가는 길은 혼자 걸어도 전혀 쓸쓸하지 않는....
울퉁불퉁 '돌바다(암괴류)' 사이로 이리저리 곡예를 하듯 재미있게 걸어갈 수 있는 길이다.
대성암 주변은 온통 돌바다(암괴류) 천지이다.
돌바다(암괴류) 밑으로 물이 흘러 '대성암의 각해선림' 구들장 아래로 숨어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선의 경지에 불심을 듣는다고 해서 "금정8경" 중 하나인 대성은수(大成隱水)라고 하였다고 한다.
대성암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단풍 색깔이 정말 예뻤다.
대성암으로 들어가는 길
코발트빛 파란 하늘과 너무도 잘어우러진 황금빛 색깔의 단풍에 눈이 부셨다.
대성암 지붕위에 그려진 만추의 풍경
대성암으로 들어가는 문
대성암 뜰 앞의 애기동백이 제법 화사하게 꽃이 피고 있다.
암자 주변에는 노란 은행나무는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도 노란 단풍 색깔을 가진 나무들이 있어서 그런대로 만추의 멋을 만들 수 있었다.
대성암 주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노란 색깔의 나뭇잎들이 제법 많이 보여졌다.
다른곳에 비해
대성암 주변의 돌바다(암괴류) 속에는 보라빛 '작살나무'열매가 제법 눈에 띄었다.
바위 틈새로 자라고 있는 수많은 나무들 속에는 '작살나무'가 제법 예쁜짓을 하고 있었다.
꽃보다 더 예쁜 열매들이 많은 새들을 유혹하는듯, 어찌나 많은 작은새들이 숨박꼭질을 하고 있었는지
겨울이 다 가도록 새들의 훌륭한 먹이가 되어줄 작살나무 열매들이 더욱 예뻐 보였다.
작살나무 열매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던 늦가을의 숲은 서서히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추운 겨울 바람은 떨어진 낙엽을 어디론가 날려버린채, 쓸쓸한 겨울숲이 될 것이라고 짐작해본다.
앙상한 흑백의 나무들만 서있을 겨울 숲에서는, 새소리들만이 적막함을 깨트려 줄것이고
바위틈 사이로 흐르는 차거운 물소리는 꽁꽁 얼어붙은 겨울 풍경을 삭막함으로 만들어 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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