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겨울날의 암자 주변에서

nami2 2021. 1. 11. 22:12

죽기살기로 추웠던 날씨가 다소 풀어지는듯, 오랫만에 재래시장에 나갔더니 활기찬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곳 동해남부지방은 추위에 면역이 되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다보니

재래시장이나 어시장은 완전 휴업이 된듯 했고, 시장을 찾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추운날에 콩나물국을 끓여 먹고 싶어서, 지나가는 길에 재래시장에 들렸더니 문을 열어놓은 집이 딱 한집 있었다.

콩나물 1000원치 사는데 대기시간은 5~6분이었다.

모든 것이 얼까봐 집안 깊숙히 넣어 놓고, 꺼내주다보니 몇명 안되는 사람들이 줄을 서게 되었다.

다른 추운 지방에서는 말도 안된다는 소리라고 하면서 웃겠지만, 이곳은 진짜 그랬다.

사람들이 큰 추위를 겪어보지 않은탓인듯...

태어난 곳은 서울이고, 충청도에서 자란 나로서는 이런 강추위가 아무것도 아닌데...

이곳 따뜻한 남쪽지방 사람들에게 영하 7도~영하 12도는 크나큰 재앙이었던 것쯤으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오늘의 날씨는 아침에는 영하2도였고, 한낮은 영상4도였다.

그래서 재래시장은 활기가 넘쳐난듯 했다.

 

통도사 일주문 앞의 개울물이 꽁꽁 얼었다.

몹시 추운날이라는 것을 실감케 했다.

사계절 중에서 겨울풍경도 수묵화를 보는 것 처럼 멋져보였다.

일주문 앞은 언제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는데

추위도 그렇고, 확산되는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고....

20여년 동안 다니면서 보았던 통도사 일주문 앞이 쓸쓸하게 보여지는 것이 웬지 낯설어 보인다.

 

통도사 시탑전을 참배하면서

나무 숲 사이로 보여지는 절집 풍경이 몹시 추워보였다.

 

통도사 시탑전

 

작은 폭포에 고드름이 달렸다.

오랫만에 보는 겨울 풍경이다.

따뜻한 남쪽지방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이번 겨울이 여러모로 눈요기 할것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진짜 추운 날씨라는 것을 실감해본다.

좀처럼 얼지 않는 개울가에 얼음이 얼었다.

 

이녀석!! 얼마나 발이 시릴까?

 

쑥부쟁이 꽃의 갸냘픈 모습이 애처로워 보였다.

누구를 위해서  엄동설한에 꽃을 피운 것인지?

 

참으로 강인한 녀석이다.

꽃이라고는 아무것도 추운 겨울에 꽃을 피웠음이 놀랍기만 하다.

 

서운암에서 바라본 영축산(영취산)

 

안양암에서 바라본 영축산(영취산)

 

이 겨울에 망개나무(청미래덩굴)열매를

사진찍어보려고 가시덤불도 마다않고 숲으로 들어갔다.

겨울 숲의 빨간열매는 그냥 반가웠다.

 

우중충하게 삭막한 겨울에 볼수있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

 

영상으로만 보아왔던 풍경을, 실제로 본다는 것이

눈이 내리지 않는 지방에서 눈을 본것 처럼 신기하기만 했다.

얼음판 위로 올라가서 발썰매라도 타보고 싶었지만, 누군가 나이값을 하라고 할까봐

그냥 눈요기만 해봤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춥다기 보다는 시원스럽게 들려왔다.

이곳 동해남부 지방은 이번 한파가 12년만의 찾아온 추위라고 했다.

한밤중의 기온이 영하12도, 낮의 기온은 영하3~6도

한겨울에도 겨울초, 시금치, 봄동 정도는 텃밭에서 뜯어 먹었는데

올 겨울은 매화가 피는 2월 까지는 텃밭 근처도 갈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이 엉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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