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음력12월 초하룻날은 날씨가 제법 많이 추웠지만, 날씨는 바람 한점없이 맑은 날이었다.
개울물은 꽁꽁 얼었어도 걷기에는 괜찮았기에 통도사에서 부처님을 뵙고, 사리탑에 탑돌이를 한후
암자를 찾아서 길을 떠났다.
통도사 일주문 옆 '삼성반월교' 밑의
얼음은 생각보다 훨씬 꽁꽁 얼었음이, 진짜 추운 겨울날이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주 두꺼운 얼음은 아닌듯,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어보라는듯
얼음이 녹아내린 좁은 구멍 속으로 맑은 물이 흐르고 있었다.
겨울날에만 느껴볼수 있는 멋진 풍경속에서 어린시절의 추억이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발이 빠져서 양말을 적시드라도, 한번쯤은 얼음 위를 걸었을법한 ,그 옛날의 모습들이 주마등 처럼 스친다.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겨울 암자로 가는 길은 지루하고 삭막했다.
그래서 산길 주변을 살펴보았더니 빨간열매가 유혹을 했다.
가시덤불속을 헤치고 들어가서 빨간열매를 카메라속으로 집어 넣었다.
청미래덩굴 (망개나무) 열매이다.
통도사 산내암자 주변에는 주차장이 제법 있었다.
텅빈 주차장을 지키는 빨간 '남천'열매가 오묘한 보석 처럼 영롱하게 빛이 났다.
겨울에는 남천 열매 만큼 예쁜 것은 없는듯하다.
빨간 진주알 같은 영롱함이 추위도 잊게 했다.
바라볼수록 예뻤다.
그동안 얼마나 큰 추위가 있었는지
산길로 접어들면서 가는 곳마다 온통 얼음투성이였다.
겨울에도 좀처럼 얼음이 얼지 않는, 남쪽지방인 이곳도 올해는 다른 지방과 별차이가 없는듯 했다.
눈이 귀하고 얼음이 귀한 남쪽지방에서 이런 풍경을 본다는 것은 어쩌다 한번이었기에
올해는 추위쯤은 아랑곳 하지말고, 열심히 눈도장을 찍고 싶었다.
작은 빙벽.... 그냥 신기했다.
어린아이 처럼 이런 풍경에 신기한듯....
암자로 가는 길은 깊숙한 산길이었기에 빙판이 있었고, 제법 빙벽이 눈에 띄었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온 것인지
동해남부라는 지방이.... 얼음도 잊고, 하얀눈도 잊게 한것이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
겨울날의 낭만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 새삼스러웠다.
암자 뜰앞의 목련나무에서 벌써 꽃눈이 보이기 시작했다.
3월이면 피기 시작하는 목련이 벌써 꽃피울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에 '겨우살이'가 보였다.
겨우살이는 나무에 붙어서 기생을 하는 식물의 일종이라고 하는데, 엽록소가 있어서 초록색을 띤다고 한다.
높은 나무가지에 붙어 있기에 사진 찍기가 애매했다.
그래도 암자 마당에서 올려다본 나무 꼭대기에서 겨우살이를 발견했다는 것이 신기했다.
고개를 쳐들고 올려다봐야 할 만큼 키가 큰 나무에서 겨우살이를 발견했다.
깊은 산속에서 볼 수 있는 겨우살이는
몇년전 덕유산 산행에서 많이 본후, 오랫만에 보게 되었다.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 뒷곁 숲속에 있는 나무였다.
영취산이 병풍처럼 늘어선 풍경은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에서 가장 가깝게 보여지는 풍경인 것 같았다.
자장암 뜰 앞에서 바라보는 영취산의 풍경이 좋아서,
산을 넘고 들판을 지나고 계곡을 지난 후, 오랜 시간을 발품을 팔면서 겨울 암자로 들어섰다.
날씨는 추웠지만 암자로 가는 발길은 가볍고, 마음은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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