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고즈넉한 암자로 가는 길

nami2 2020. 12. 4. 23:10

밤의 기온은 한없이 떨어져도, 낮의 기온은 그런대로 견딜만한 초겨울이다.

코로나 때문에 다시 발은 묶였지만, 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이 되었음을 볼수 있는 마스크 착용은

이른봄의 코로나 확산 되었을때보다는 덜 긴장되고, 더 적응이 되었음인지 그리 불안하지도 않는데...

집 주변만 뱅뱅 돌아다니는 이유는, 그래도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생각해본다.

2주일 동안 몸의 컨디션이 엉망이라서,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듯 벼라별 생각으로 우울증을 자처했는데

병원에 다녀온뒤, 컨디션이 점점 괜찮아지니까  바깥바람이라도 쐬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참으로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지만, 코로나가 날뛰는 세상에서는

어디라도 맘놓고 갈수 없다는 것이 새삼 허탈하게 한다.

 

 금정산 금강암으로 가는 산길은 완전한 겨울이었다.

 11월에는 이쯤에서 보라빛 야생화들을 제법 많이 만났는데, 지금은 마른 잎만 뒹구는

 고즈넉한 겨울 산길을 재미삼아서 쉬엄쉬엄 올라가봤다.

 

범어사 산내암자 '금강암'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범어사에서 금정산성 북문 까지 가는 길의 중간지점에 있는 암자이다.

 

 대문을 들어서기 전에 보여지는 금강암 전경이 너무 멋스러워서

 우선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래도 아직은 남아 있는 단풍들 덕분에 고즈넉한 암자 풍경이 돋보이는 것 같았다.

 

한글로 만들어진 현판은

이곳에 다녀갈 때마다 이색적인 풍경으로 기억속에 메모가 되는듯

늘 마음이 편안했다.

금강암 현판과 붉은 감나무가 너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해봤다.

 

이녀석....!!

사람이 지나가도 꿈쩍을 하지 않는다.

약간은 무서웠지만, 너무 착한 보살님 같아서 두손 모아서 합장 반배를 한후

대문으로 들어섰다.

 

 담장너머의 그림 같은 풍경은, 암자에 가면 가끔 볼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다. 

 

스님께서 수행하시는 요사채는 언제나 출입금지였기에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본다.

 

산 깊숙한 암자 뜰 앞에도 애기동백은 피고 있었다.

 

 옛날 옛적의 외할아버지 지게에 진달래꽃이 꽂혀 있었음이 마지막으로 보았는데

 지게.... 그리운 모습이다.

 

지금은 볼수 없는, 빨랫줄의 널린 빨래들도 정겨움으로 다가온다.

 

이녀석!!

마당 한켠에서 모델이 되고 싶었나보다.

예쁘게 찍어드릴께요" 했더니

점잖게 포즈를 취했다.

 

약간은 축축해진 낙엽들이 점점 퇴색되어 가고 있었다.

가을을 보낸 낙엽들이 ,겨울을 맞이하는 산속의 풍경인 것 같다.

 

바위틈새로 흐르는 물길을 따라 곡예를 하듯 따라 내려가봤다.

길이 아니었기에 힘은 들었지만, 재미있었다.

마음 속 까지 후련했던 겨울날의 시원한 물줄기였다.

 

 한마디로 너무 예뻤다.

 추운 날씨였지만, 가지고 간 김밥을 먹다보니

 바위틈새로 흐르는 물가 옆에서 보라빛 열매들을 발견했다.

 

 금정산 숲길에는 '좀작살나무열매'가 지천이었다.

 

산속에 있는 ,암자로 가는 길에서 만난 보라빛 열매는

특히 대성암 주변에 많이 있었다.

나무 사이로 보여지는 암자는 범어사 산내암자 '대성암'이다.

  

푸른 잎도, 단풍잎도,꽃도 없는...

암자로 가는 산길에서 만난 것은 아름다운 보랏빛의 '좀작살나무'열매 였다.

봄에 어떤꽃이 피었는가 기억 할 수 없었지만,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산길에서

보석같은 아름다움으로 ,길손을 기쁘게 해준다는것이  정말 고맙고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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