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어두워지는 바다에서

nami2 2010. 4. 29. 00:23

            주말의 늦은 오후! 

            겨울같으면 벌써 어두워질 시각인데, 집으로 가는 길에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다는 생각에

            해안도로를 달렸다.

            벚꽃이 사라진 거리에 바닷가 해안길은 무슨 꽃이 꼭 있을 것 같아서 찾아가 보았지만 

            별로 예쁘지 않은  '영산홍' 꽃만 피어 있는 늦은 저녁의 바다는 서글퍼 보였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라는 것이 마음을 쓸쓸하게 했다.  

             바다가 푸르게 보일때는 언덕 위에 있는 아름다운 성당 건물도 멋스러워 보였었다.

             희미한 등대가 깜박이는  바다에 어둠이 찾아 들고 있었다.

             하늘에 떠있는 달빛도 구름에 가려져서 더욱 어둠이 빨리 찾아드는 바다는 쓸쓸함뿐이었다.

            부산 해운대에서 부터 시작하는 동해남부 해안길은 아직 기차로는 달려보지못했다.

            그러나 차로 달려가다 보면 분위기있고 아름다운 곳은 얼마든지 있다.

            해운대의 미포 그리고 청사포, 송정바닷가의 구덕포 그리고 송정 앞바다

            죽도 공원 부근에 있는 작은 어선들을  바라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어느날 갑자기 바다는 슬픈바다가 되어 버렸다.

                    송정에서 해안을 따라 달려가면 '대변항'이 나온다.

                    멸치잡이 어선들이 많다보니 멸치회 파는곳이 많다.

                    바다는 모두 똑같지만 바다를 바라보면 느껴지는 감정은 각각 다르다.

                    언제나 처럼 저 산모퉁이를 돌아가면 무엇이 있을까 하는 호기심은....

                     차는 계속 항구의 주변을 머뭇거리며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

                        예전에는 바다를 그냥 바라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을 한다.

                   저 먼곳에 있는 '받이선'같은 배에는 혹시 무슨일이 일어 났을까를....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는 유채꽃밭의   밭주인 할머니는 공연히 심술을 부린다. 

                    유채꽃밭에 들어 갈까봐 울타리를 참 잘도 해놨다.

                    들어 갈 수 없는 밭이기에 사진도  먼곳에서 찍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아름다운 등대가 3개나 있는데, 심술보가 한개 더 있는 할머니는  정말 야무지게 밭의 울타리를 해놨다.

              정말 그림의 떡 같은 유채꽃밭이다.

              잠깐 들어가서  사진만 찍으면 되건만, 밭이 엉망이 된다는 할머니의 궤변이다.

                   대변항을 지나서 '죽성마을'로 가는 길은 바다이면서 한적하고,작은 어촌마을이다.

                   파도가 없는 잔잔한 바다는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낭만처럼 보이는 바다는 그저 슬프고,안타깝고, 가슴아픈 바다로 변해 가고 있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 있을 '백령도' 그 바다의 슬픔이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점점 어두워져 가고 있는 바다는 그림같은 등대를  쓸쓸하게 보여지게 한다.

             꽃이 있는 언덕이라고 해서 뛰어 올라갔더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바다는 파도가 치기 시작헸다.

             바다와  5분거리에 있는 우리가게도  파도가 심하면 소금물을 뒤집어 쓰는데, 저 집들은 어떻게 견디고 있는지

          바다 한복판에서부터 달려오는 고기잡이 작은 어선이 항구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주 작은 '통발배'인데

          작은 행복을 가지고 항구로 들어오고 있는 것이라면 좋겠다.

          고기를 많이 잡았으면, 아주 작은 행복이 있을것 같은 생각이 든다.

           바다는 점점 어두어져 가고 있다.

          주말이라서 놀러나온 사람들도 모두 집으로 돌아간 항구에는 하나 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잔잔한 바다에 어둠과 함께 파도가 밀려오는데, 바다 때문에 봄날이 슬픔으로 얼룩진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위로 해야할지, 시린 가슴에 한숨만 나온다.

          바다 때문에 생긴 슬픔은 언제나 잊혀질런지.

          천안함......!!

         이제 정말 어두어졌다.

         어둠이 가져다 준 색깔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아름다운 성당에도 ,푸른색깔의 바닷물도  어둠은 세상을  마음까지도 우울하게 만들어 버린다.

         이런 빛깔의 풍경이 나올수 있다는 것에 놀랄수 밖에 없다.

         잔잔해진 바다였다가  갑자기 미치광이로 변해서 세상을 삼켜버릴 것 같이  날뛰는 무서운 바다였지만

         오늘 처럼 바다가 보고싶어서 바다로 갈 때는  바다는 그냥  바다였다.

         마음이 슬픈 사람이 바라보면 슬픈바다가 되는 것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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