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에 살면서 바닷물이 나가면, 가끔 갯바위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만날수 있는 작은게가 있었다.
너무 작지만 행동이 빨라서 손으로 잡으려면 꽤 신경쓰이는 녀석들이기에
재미삼아 잡았다가 집으로 돌아갈때는 다시 돌려보내는 정도였는데....
친구집에 갔다가 식탁에 올라온 작은게 볶음을 너무 맛있게 먹었더니, 살아있는 게를 집으로 보내왔다.
그녀석들의 이름을 몰라서 검색을 했더니 '칠게'라고 했다.
가끔 재래시장에 가면 눈에 띄는 정도 였지만, 음식으로 해볼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었건만
친구집에서 게맛을 보고는 맛이 있어서 음식으로 해보고 싶었지만, 살아있는 녀석들이라서 많이 망설여졌었다.
칠게볶음
검은 봉지 속의 작은녀석들은 꼬물꼬물, 바스락 바스락 거리면서 살아있음을 알려주었다.
깨끗하게 씻으려고 물속에 넣었더니
손으로 만진다는 것도 그렇고, 그녀석들을 끓는 기름속에 넣는다는 것도 정말 그랬다.
소쿠리에 담아놓고보니 모두 합심해서 밖으로 빠져나가려는 행동에 몹시 당황을 했었다.
칠게는 껍질이 얇고 부드러워서 빨리 상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살아 있는 것으로 구입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
칠게는 크기가 작아서 껍질이 연하기 때문에 통째로 씹어먹으면 아삭아삭한맛이 일품이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 할 수 있다고 한다.
일단은 기절을 시키기 위해서 냉동실에 10분 정도 넣었다가 ,냉장으로 옮겨서 20분 시간이 지나갔다.
30분 정도이면 완전히 기절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꺼내서 전분가루를 뿌렸더니
하얀 전분가루를 뒤집어쓴 작은 게들이 또다시 꼬물 꼬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녀석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음식 만드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살아있는 녀석들에게 못할짓을 하는 것인지.....
전화로 친구가 시키는대로 기름을 넣고 볶듯이 튀김을 했다.
이 작은게는 살아있을때 음식을 하는 것이 맛있다고 해서 산채로 구입을 한다고 했다.
전분가루를 묻힌후에 대충 튀겨내서 멸치볶음 하듯이 볶았다.
물엿, 간장2스푼, 매실청, 마늘과 생강가루, 그리고 정종 2스푼
물엿을 넣고 게를 볶아놓았더니 ,윤기도 흐르고 바삭함이 먹음직스러웠다.
그러나 살아있던 녀석들의 꼬물거림이 눈앞에 어른거려서 쉽게 먹히지를 않았다.
친구가 반찬을 해서 식탁에 내놓았을때는 정말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것이 있구나 했는데
내가 직접 반찬을 만들어 놓고보니, 꼬물거리던 것이 자꾸 생각나서
지퍼백에 고스란히 담아서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서울 동생집에 택배 보낼때 함께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을뿐, 나로서는 도저히 먹을 수없는 반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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