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하루종일 흠뻑 비가 내린탓에 텃밭의 채소들은 눈에 띄게 싱싱했고, 성장속도가 빨라지는듯 했다.
봄비와 봄볕.....
겨울을 지낸 텃밭의 채소들에게 이것 만큼 훌륭한 보약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꽃샘추위라는 복병은 늦은 오후 시간 부터 밤시간에 찾아오지만, 그래도 한낮에는 봄볕이 있으니까
윤기가 흐르는 초록빛 색깔들을 가진 채소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을 전해줄 만큼 점점 더 예뻐졌다.
기존의 농사 지을수 있는 텃밭은 10평이었는데, 주변 지인이 7평의 땅을 주어서
올해 부터는 17평이라는 작은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괜히 마음 부터 바쁜 것 같았다.
이곳에서는 겨울초라고 부르는 채소가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의 속도가 빠른듯 했다.
하루나, 유채라는 또다른 이름을 가진, 겨울초는 10월 말쯤에 씨를 뿌려서 12월에 조금 뜯어먹고는
겨울동안 밭에서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성장을 했던 채소이다.
요즘, 재래시장에 가장 많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 겨울초와 쪽파인데
이곳 사람들은 겨울초와 쪽파를 섞어서 김치를 담가 먹는데, 그 맛이 별미가 되었다.
우리 텃밭에도 제법 싱싱하고 맛깔스럽게 자랐기에 김치를 담가보려고 뽑아왔다.
쪽파도 밭에서 겨울을 지냈기에 같이 김치를 담가먹으면 보약을 따로 안먹어도 된다고 한다.
냉이와 쑥을 넣고 끓인 된장국과 겨울초김치는 환상의 궁합인 것 같았다.
부드러운 채소기 때문에 소금에 30분 정도 살짝 절이면된다.
겨울초는 부지런히 뜯어먹지 않으면 곧 노란꽃이 피기 시작한다.
제주도에서 부터 시작되는 유채꽃이,이곳에서는 겨울초꽃이라고 한다.
살짝 절여진 겨울초와 쪽파에, 김장하고 남은 양념을 넣고 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쪽파의 향기와 아삭한 식감을 가진 겨울초 김치의 쌉쌀한 맛이 오히려 입맛을 돋궈주는 듯 했다.
쑥과 냉이를 넣은 '봄국'에
봄향기가 듬뿍 들어있는 '봄김치'가 입맛이 없는 봄날에 최고의 반찬이 된듯 했다.
텃밭에서 농사지을 준비를 하면서 이것저것 뜯어낸 채소들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하는 요즘은
그냥 괜히 바쁘다.
며칠에 한번씩 내려주는 봄비는 최고의 활력제가 되었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봄날의 텃밭 채소들은 어떤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귀한 식재료였기에
입맛은 없지만 자꾸만 무엇을 만들어 먹어보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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