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밀양 만어사에서

nami2 2022. 11. 28. 22:17

입동이 지난후,  계절은 겨울 문턱에 들어선지도  꽤 된 것 같은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추워질 생각을 하지 않은채  
봄꽃들이  자꾸만 피어나는 것이  웬지 이번 겨울은  이상기온으로인해서
아열대로 가는 것은  아닌가  쓸데없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 늦가을날이다.

 

들판에는 노란 청경채 꽃이 피어나고, 시금치와 상추는 꽃대가 올라오면서
민들레꽃을 비롯해서  광대나물꽃, 방가지똥,  유채꽃이 피는  겨울  때문인지
아직 배추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초겨울의  오늘 한낮  기온은 22도였다.

지난 11월 7일에 다녀온  밀양 일대의 밀린숙제가 남아 있어서
11월이 끝나기 전에 바쁘게  미뤄놓았던 숙제를 해야 한다는 것이

마음을 괜히 바쁘게 했다.

 

가락국  김수로왕이  창건했다는  전설속의 사찰  만어사는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만어산(해발674미터)에  위치 하고 있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  통도사 말사이다.

해발 674미터의 만어산에 위치 했기 때문인지

만어사의 만추 풍경은 이미  이곳에 다녀왔었던

11월 7일쯤에 절정으로 다달았음을 알 수 있었다.

 

감나무의  멋스러움은 어디를가나  변함없는

산사의  아름다운 풍경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만어사는
서기 46년  가락국  수로왕 5년에  창건되었다고 한다.

신라시대에는 왕이 불공을 드리는 장소로 이곳 만어사를

많이 이용했었다고 할 정도로  유명한 곳이었다고 한다.

 

감나무와 은행나무 조화속의 멋스런 감은

만어사의 늦가을 정취를  더욱 아름답게  연출해줬다.

만어사로 들어가는 숲길

풍경이 예쁜, 고즈넉한 만어사의  만추풍경은

7년이란 세월이 지나간 뒤에 찾아갔어도 늘 변함없는 풍경인듯 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무시무시한 해우소가  현대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앙증맞은 담장이 넝쿨은 거대한 암벽을 따라서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은행나무의 단풍은 조금 어설펐지만 그래도  다른곳에 비해서는

제법 예쁜 색깔로 분위기를 내줬었던  '11월 7일'의 은행나무 모습이었다.

 

만어사 입구의 은행나무는 지금쯤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을 것이다.
11월 7일의 그때는 주변에서 가장 멋진 나무였었음을  자랑해본다.

지금은 나목이 되어 있을,  만어사  언덕위의 느티나무

 

눈을 감고 가만히 만어사를 생각해보면

늦가을의 만어사 언덕위에 우뚝 서있는  느티나무가 생각난다.

신라 천년의 고찰이 아니라 

그보다 더 오래된 가야시대 때의 사찰이었기에 느껴지는 묘한 멋은

말로 표현이 안될 만큼, 경이롭다는 생각 속에는 늘 느티나무가 있었다.

 

만어사 삼층석탑(보물 제 466호)
고려 중기(1181년)에  세워진 석탑으로 

만어사는  고려 명종11년에 지어졌다고 하며

삼층석탑도 이때에 세워졌다고 한다.

신라시대 석탑에 비해 조형미는 다소 떨어지지만

전체적으로는 안정적인 우수한 작품이라고 했다.

 

만어사  대웅전

 

    만어사 너덜지대

 

삼국유사 탑상 편의 '어산불영(漁山佛影) 조에는 만어사 창건과 관련된

기록이 다움과 같이 전하고 있다.

 

지금의 양산지역 옥지(玉地)라는 연못에 독룡 한 마리와 다섯 나찰이 서로 사귀면서

농민들이 애써 지어놓은 농사를 망치는듯, 온갖행패를 일삼았다.

이에 수로왕이 주술로 그들을 제지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부처님께 설법을 청하여, 이들로 부터 오계(五戒)를 받게 했다.

이때 동해의 수많은 고기와 용들이

불교 교리에 영향을 받아 만어산으로 모여들어 돌이 되었고

수로왕은 부처님의 은덕에 감사하여 이곳에  만어사(萬漁寺)를 지었다고 한다.

 

*오계는 

불교에서 속세에 있는 불자들이 지켜야 할 다섯가지 계율을 정한 것으로

살생하지 말라, 훔치지 말라, 음란한 행동을  하지 말라,

거짓말 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 이다.

 

미륵전 법당 앞  널찍한 너덜지대에는 전설에 따라

1만여 마리의 물고기떼가 바위로 변한  돌무더기들이 있는데
두두리면 맑은 종소리가 나거나 목탁소리가 난다고 하여
경석(硬石)이라고  하며
현재 경상남도  기념물 제152호로 되어 있다.

          만어사 미륵전

 

또다른 이야기도 전해온다.

옛날 동해 용왕의 아들이 목숨이 다한 것을 알고 신통한 스님을 찾아가

새로 살 곳을  마련해 달라고 부탁 하였고,

스님은 길을 가다가 멈추는 곳이 인연이 있는 곳이라 가르쳐 주었다.

왕자가 길을 떠나자 수많은 고기떼가 뒤를 따랐는데

왕자가 머물러 쉰 곳이 이곳 만어사였다.

그 뒤 왕자는  큰 미륵바위가 되고, 고기떼들은 크고 작은 바윗돌로 변했다고 한다.

 

미륵전 법당에 솟아 있는  높이 5m 정도의  자연석이

바로 왕자가 변해서 된 미륵바위라는 것이다.
이 바위에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면 이루워진다고 한다.

어산불영은 고기들이 변해서 되었다 하여  만어석(萬漁石)이라 부르며

돌을 두두리면 종 처럼 맑은 소리가 난다 하여 경석(硬石)이라고도 한다.

 

만어산  경석은 한여름에 얼음이 어는 남명리의 얼음골, 땀 흘리는  표충비와 함께

밀양의 3대 신비라고 불린다.

 

  만어사 어산불영(경상남도  기념물 제152호)

 

만어산 어산불영은  만어산 정상 부근의  만어사  미륵전 아래에  

펼쳐진 넓은  암석지대이다.
바위덩어리들이  산비탈을 따라 무리지어 강물 처럼 흘러가다가  

멈춰 선 것으로  너비는100m 길이는 500m정도이다.

어산불영(漁山佛影)은

어산(漁山 )에 서린 부처님의  그림자라는 뜻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