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가 했더니 어느새 벚꽃잎이 흩날리기 시작했다.
꽃피는 봄 4월이라는 계절은 곳곳이 모두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하지만
이것도 잠시잠깐이고, 어느 순간에 벚꽃이 사라지면
화사했던 날들의 그 삭막함이란...
해마다 겪게되는 봄날의 허탈감이지만
그래도 꽃이 피고 있는 순간 만큼은 그저 무아지경속에 서있는 느낌이다.
4월이 되면서 텃밭 일도 바빠지기 시작했으며, 그 중에서 풀뽑기는 ...
무슨 풀들이 그리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인지?
골치 아플 만큼 짜증스러운 일이었다.
그래도 예쁘게 올라오는 새순들은 들여다 볼수록 신비스럽기만 했다.
갑자기 날씨가 더워진다는 느낌이 되니
봄채소 씨앗 파종과 모종 심을 준비로
하루가 하루가 고달프다고 할 만큼 바쁘기만한 시간들이었다.
봄 채소 씨앗 파종 때문에 예쁘게 피고 있던
청경채꽃을 뽑아내야 했다.
은은한 꽃향기가 좋았고
노란꽃이 텃밭을 화사하게 해서 좋았으나
어쩔 수 없음은 꽃도 이해하리라
눈 딱 감고 뽑아내는 작업을 마쳤다.
뽑아내는 과정에서도
꽃 향기가 미련을 많이 남기게 했다.
향기 자체가 참 매력적이었다.
그래도 뽑아낸 것을 선뜻 내던지지 못하고
밭 둑위에 꽃다발 처럼 얹어 놓았더니
뽑혔으면서도 향기는 대단했다.
텃밭 한켠에 심어 놓은 두릅이
며칠 전에 뾰족하게 새순을 보였다.
새 봄이라는 것이 참 신기하게 느껴졌고
반가움에 바라보기도 아까웠다.
누가 뽑아서 길가에 던져 놓은 것을
주워다가 심어놨더니
어느새 한켠의 나무 뿌리에서 또 새끼를 쳤다.
그래서 두릅나무가 두개가 되었다.
오늘 큰 두릅 한개를 따냈다.
나머지 두개는 며칠 더 있어야 할 것 같았다.
직접 두릅을 따먹는다는 것이
어찌나 재미 있던지?
이런 즐거움 때문에 농사를 짓는가보다.
두릅 한개 따낸 것과
눈개승마 새순도 잘라냈다.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그맛은
이때 아니면 느낄수 없는 맛이다.
뾰족뾰족 취나물 새싹이
제법 예쁘게 올라오고 있었다.
텃밭가에는 밭주인이 심어놓은
뜰보리수나무에서 하얀꽃이 피었다.
다섯 그루의 나무에 핀 뜰보리수 꽃에
꿀벌이 왜 그렇게 많은 것인지?
다섯 그루의 나무에서 꽃이 제법 많이 피니까
윙윙 거리는 벌들 때문에 시끄럽기만 했다.
6월이 되면 빨간 뜰보리수 열매가
또 한바탕 예쁜 모습을 보이는데...
우선 꽃이 피는 봄날에는
밋밋하게 피는 하얀꽃도 예뻐보였다.
텃밭으로 일하러 나가야 하는데
아침 밥맛은 없었고
김밥 쌀 준비가 되지 않았으나
갑자기 김밥은 먹고 싶고
그래서 냉장고 털이로 재료를 주섬주섬...
대충 준비를 해봤더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준비해 놓은 재료에
슬라이스 치즈를 추가해서 넣었더니
치즈 김밥이 되었다.
계란 지단보다 치즈를 넣으니
더 맛있는 별미가 되었다.
김밥 세 줄을 싸서
한 줄은 우선 아침식사로 먹었고
또 한 줄은 텃밭으로 나가면서 점심용으로
생수와 커피를 준비 했으며
나머지 한 줄은 집에 돌아온 후 간식이다.
텃밭에 매발톱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붉은 매발톱 꽃도
꽃송이가 여러개 생기면서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텃밭에서는 이 꽃도 잡풀이었다.
밭고랑에 어찌나 많은지
손톱보다 더 작은 꽃이지만 예쁘기는 했다.
이 녀석 이름은 '주름잎'꽃이다.
풀을 뽑다보니
어디서 날아와서 자생을 하고 있었는지
하얀 제비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일단 잡초에서 열외 시킨 제비꽃이다.
좁쌀냉이는 골치 아플 만큼 많았다.
풀뽑기....
그냥 마구잡이로 뽑아냈지만
꽃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텃밭의 냉이꽃도 완전 스트레스였다.
한 겨울에 캐다 먹은 냉이를 생각하면
귀한 대접을 해줘야겠지만
봄날에는 골치 아픈 잡초일뿐이다.
밭고랑에 풀을 뽑아내는데
곳곳에서 민들레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다.
잡초로 취급해서 뽑아야 할지?
쌈채소로 존중 해줘서 그냥 남겨둬야 할지?
갈등을 느끼게 했다.
잡초가 많이 자라고 있는 풀숲에서
풀을 뽑다보니
쑥과 쑥부쟁이 나물이 함께 섞여 있었다.
잡초로 취급해서 버리려니까 아깝다는 생각에 집으로 가져왔다.
쑥부쟁이 나물은 맛있는 반찬이 되었고
쑥은 곧 우리집 아저씨 기일에 쑥절편으로
젯상에 올릴 예정이다.
쑥은 조금만 더 뜯어다가 떡 준비를 해야 될 것이기에
당분간은 텃밭에서 잡초 제거 하면서 쑥 뜯기를 더 해야 할 것 같다.
슬픈 4월의 쑥뜯기는 늘 마음이 짠해진다.
'텃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4월 중순 우리집 텃밭 풍경 (23) | 2024.04.25 |
---|---|
텃밭에서 뜯어온 봄날의 별미 (28) | 2024.04.05 |
봄날,별미의 맛 파김치 (16) | 2024.03.21 |
봄날, 텃밭에 피고 있는 꽃들 (29) | 2024.03.18 |
2024년 올해의 텃밭 시작 (29) | 2024.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