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4월 중순 우리집 텃밭 풍경

nami2 2024. 4. 25. 22:51

날씨가 춥거나 말거나

잦은 비가 내리거나 말거나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텃밭으로 나가서 밭을 만들었던 결과는 그냥 바라만봐도 흐뭇했다.
혹독하게 추운 겨울날을 이겨내면서 월동을 했던 채소들이

봄 기운을 맞으며 예쁘게 자라는 모습들은
봄날이라는 것이 정말 이렇게 좋은 것인가 생각할 만큼 감사했었다.

봄비는 자주 내렸었고, 적당하게 따뜻하기만 했던 봄날씨는
채소들이 쑥쑥 자라다못해, 이제는 폭풍 성장하는 모습에서
인간이 자연의 힘을 추월 할 수 없음도 터득할 수 있게 되었다.

봄농사의  시작은 각종 채소들의 모종심기였다.
고추를 비롯하여  가지, 오이 ,토마토, 호박, 옥수수...등등
그러나  물가가 비싼 세상에서는 올해의 모종값도 만만치 않아서
올 봄에는 채소들이 자라서 열매를 수확하면, 겨우 맛을 볼 만큼만 심어놨다.

참 예쁘기만한 앵초꽃을 올해는

텃밭에서 여유롭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오매불망...
절집에 갔을 때 앵초꽃을 보면
너무 예뻐서 자꾸만 뒤 돌아보게 했었는데
직접 애지중지  키워서 꽃을 보게되니
그저 흐뭇하기만 했다.

지난 2월에 멀리 제천에서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 까지

택배 박스에 실려왔던 어린 앵초 새싹을
제천에 사시는 블친님께서 보내주셨다.

아직은 추운 겨울이었기에
텃밭에 심어놓고 혹시 얼지는 않을까

혹시 고라니가 먹어버리지는 않을까
꽤나 신경이 쓰였는데
심어 놓은지 25일만에 꽃봉오리가 보였다.
진짜 신기하고 예뻤다.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한지 열흘 쯤
앵초꽃은 이렇게 예쁜 모습이 되었다.

앵초는 꽃이 마치 앵두나무꽃 처럼 생겼다고 하여
앵초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난 3월 초 쯤에
텃밭 한켠에서 이상한 새싹이 보였다.
도대체 이것이 무엇인가?
뽑아버리려고 하다가 그냥 놔두면서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기로 했었다.

 

그 새싹이 차츰차츰 자라는 모습을 눈여겨봤더니
그 새싹은 둥굴레였다.

지난해 한 포기 둥굴레 뿌리에서
올해는 세 포기 둥굴레로
번식을 했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둥굴레의 꽃말은 '고귀한 봉사'였다.

추운 겨울을 어렵게 지내고 살아났던
케일이 잎도 뜯어먹기도 전에
이렇게 노란 꽃을 피웠다.

그러나 케일꽃은
마지막으로 사진 찍은 후 뽑기로 했다.
종족번식의 안간힘으로  꽃을 피웠지만
인간의 횡포는 어쩔수 없었음은...
다른 채소에게 민폐를 끼치는 존재들은
인정사정없이 뽑아버리는 것이 원칙이다.

엊그제  까지만 해도 어린싹의 취나물이
갑자기 폭풍성장을 하고 있었다.
나물을 먹는 입은 1개인데
취나물은 쉼없이 쑥쑥 자라는 것도
부담스럽기만 했다.

쑥부쟁이 나물도 역시 마찬가지로
열심히 자라고 있었는데
역시 나물을 먹는 입은 1개 밖에 없다.

오이 모종을 심었다.
가시오이 5개, 백다다기 오이 5개

벝 한켠에서는 완두콩 꽃이 피고 있으며
고추모종도 다양하게 심었다,

땡초 20포기, 아삭이 고추 4개
꽈리 고추 4개7, 미인 고추 4개
파프리카 색깔 별로 6개

쑥갓 씨를 뿌려놨더니
콩나물 처럼 너무 빽빽하게 자라고 있다.

노랗게 꽃을 피웠던 케일을 뽑아내고
오늘, 어린 상추 모종을 심어놨다.

제발 꽃을 피우지 말라고
시간 날 때마다 훼방을 놨으나
대파는 죽기살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겨울에 비닐 속에서 월동을 했던 꽃상추는
제법 맛있게 뜯어먹고 있다.

요즘은 텃밭 덕분에
뱃속이 새파랗도록 풀을 뜯어 먹으니까
이마에서 뿔이 나오지 않는가
잘 살펴봐야 한다는 텃밭지기들의
우스갯 소리가 귓가에 스쳐간다.

올해의 양파 농사는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았다.

텃밭에 심어놓은 매발톱은
여전히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밭 한켠에서 노랗게 피고 있는 꽃이 참 예뻐보였다.
이녀석의 이름은 '큰괭이밥'이고
꽃말은 '빛나는 마음'이다.

텃밭에서 지긋지긋하게  자라고 있는 잡초

괭이밥은 고양이밥이라는 뜻으로
고양이가  소화가 잘 되지 않을 때
이 풀을 뜯어 먹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우리집 텃밭에도 제법 봄꽃이 피고 있다.
지난해 씨를 뿌려놨던 '샤스타 데이지'의

하얀 꽃이 하나 둘씩 피고 있음이 예쁘기만 했다.
샤스타 데이지의 꽃말은' 희망, 순진'이다.

텃밭에서 꽃을 보기 위해  
지난 가을에 수확 했던 무우를 뽑아내지 않았는데
무우꽃 핀지 꽤 오래 되었건만
꽃은 여전히 피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노란 배추꽂이나 유채꽃도 예쁘지만
나의 경우에는 무우꽃을 진짜 좋아해서
텃밭에서 뽑아내지 않고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다.
무우꽃에게는 봄날의 하루  시간들도 참 짧기만 할턴데...
여유로움을 가진 꽃 처럼, 시간이 갈수록 더 예뻐지는 꽃이다.

무우가 한반도에 전해진 시기는 삼국시대로 추정되며
무우라는 이름도 중국의 학자 이시진의 저서 본초강목의
무청이라는 단어에서 유래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무우꽃의 꽃말은 '계절이 주는 풍요'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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