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텃밭에서 뜯어온 봄날의 별미

nami2 2024. 4. 5. 22:38

요즘 봄비가 자주 내리다보니 텃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
우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고 있는 잡초를 제거 하는 것도 큰 문제였고
잡초속에 함께 자라고 있는 쑥도 뜯어야 했으며

나물도 뜯어내는 것이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았다.

당장 시급한 것은 4월이므로 봄채소 심을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인데
밭에 나갔으면 집중해서 일을 해야 하건만
자꾸 딴짓을 하다보니 정작 해야 될 일이  자꾸만 뒤로 미뤄지기만 했다.

요즘에는 무슨 식물이든지 꽃을 피우는 계절이므로

잡초들도 제 나름 꽃을 피우니까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자꾸만 사진을 찍는 버릇도 그다지 좋은 것만은 아닌듯 했다.
그래도 이쁜 꽃이라는 이유로

모른척 할 수도 없다는 것은 핑계였고, 사진 찍는 버릇이 골치 아팠다.

오늘은 밭 옆의 도랑가에서 자라고 있는 돌미나리 때문에
또 한나절 엉뚱하게 시간을 빼앗긴 후 오후 늦게 까지 일을 하고 돌아왔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으니까
텃밭에 있는 여러 종류 식물들이
덩달아서 꽃을 피운다는 것이 신기했다.
생각치도 않았는데 벌써  '딸기꽃'이 피고 있었다.

 

딸기는 열매를 수확해서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순전히 딸기꽃이 예뻐서 심어놨다.
딸기꽃의 꽃말은 '우애, 우정'이다.

텃밭 한켠에 자생 하는 '장딸기'도
하얀 꽃을 피워서 봄날을 화사하게 했다.

장딸기는 낙엽활엽 반관목으로
어디서 씨가 날아왔는지는 몰라도
해마다 하얀꽃을 예쁘게 피우고 있다.
장딸기꽃의 꽃말은 '유혹 ,달콤한 향기'이다.

잡초를 뽑아내는데, 텃밭 옆 도랑가에서
노랑꽃들이 아주 예쁘게 피고 있었다.

이녀석들의 이름은 '개구리자리'였다.

누가 뭐래도 진짜 잡초였지만
꽃이 도대체 뭔지?
들여다보고 사진찍고...그리고나서
망설임 없이 과감하게 뽑아버렸다.

개구리자리는
미나리아재비과의 두해살이 풀이며
꽃말은 '님의 모습'이다.

잡초 '주름잎'꽃은 앙증맞고 예뻤다.
그러나 텃밭의 골치덩이 였다.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는데
다른 나물들이 많이 있어서 그다지 나물로 취급하지 않는다.

요즘 아주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어서 갈등을  느끼게 했다.
뽑아서 버려야  할지
꽃이 질 때 까지 기다려야 할지
주름잎 꽃말은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였다

노란 민들레 보다 약효가 좋다고 해서
텃밭에 심어놓은 흰민들레...
꽃말은 '내사랑 그대에게 드려요' 였다.

진짜 골치 아플 만큼 많은 텃밭의 잡초
그러나 야생화 도감에
당당하게 이름이 올라있는 '뱀딸기꽃'이다.
꽃은 예쁘지만
꽃이름이 싫어서 몽땅 뽑아버렸다.

텃밭 도랑가에 잡초를 제거하다보니
풀 숲에 돌미나리가 제법 눈에 띄였다.

우선 돌미나리는고혈압에 좋고
동맥경화에도 좋다는 소리를 들어서인지
모른체 할 수 없어서 뜯다보니 제법 많았다.

텃밭에 키우고 있는 머위  잎도 제법 커서
쌈 싸먹으려고 뜯어왔다.

쌉싸름한 맛이 싫어서 여름철에 머위줄기를

들깨가루 넣고 볶아먹으려고 키우고 있는데
나이가 입맛을 변하게 만든 것 같았다.
이제는 머위 쌈도  먹을 생각을 해본다.

채소의 쓴맛을 진짜 싫어해서
머위 잎을 살짝 데쳐서 물어 담갔다.
이렇게 20분 정도 담가놓으니까
쓴맛이 사라졌다.

어릴때 돌미나리 향이 싫어서
어른이 되면 절대로 돌미나리 안먹는다고
어머니께 큰소리 쳤었는데...

이제는 몸에 좋다고 모두들 그러니까
어쩔수없이 돌미나리를 뜯어다가
나물로 무치고 있다는 것이 우습다.

돌미나리 무침은 살짝 데쳐서
맑은 국간장, 마늘,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양념을 했더니 아삭아삭 맛이 있었다.

텃밭에서 처음으로 양배추 농사를 짓고
첫 수확을 했다.
겨울 동안에 양배추 2통은 얼어서 썩었고
겨우 1통 수확을 했다는 것도 신기했다.

적양배추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것들이
몇통이나 자라고 있다.

밭에서 채취해온 두릅 데치고, 머위 잎 데쳤고
그리고 양배추도 살짝 데쳤다.

양념장은 머위와 양배추 쌈 먹을 때 필요해서 만들어봤다.
*맑은 멸치액젓과 진간장을 섞어서 매실청 한숟갈
쪽파, 다진마늘,땡초, 참기름, 통깨...*

두릅은 당연히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데...
두릅 역시 밭에서 한개씩 채취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만 했다.

쌈 싸먹는다는 것은 언제나 밥도둑이라는 것을 인정해본다.
머위 잎의 쌉싸름한 맛과

양배추 아삭거림의 조화는 별미가 되어 밥도둑을 만들었다.

머위 잎에 양배추를 곁들어서 밥을 싸먹어보니 진짜 맛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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