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2323

암자로 가는 쓸쓸한 겨울 숲길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들면서 흙먼지가 날릴 만큼의 가뭄이 되는가 했더니 뜬금없이 하루 이틀 사흘... 추적거리며 내리는 차거운 겨울비는 오늘도 하루종일 쉬지 않고 내렸다. 봄 여름 가을에 내리는 비는 우산을 쓰고라도 걷기운동을 했었지만 으시시 한기를 느끼게 하는 겨울비는 감기라도 찾아들까봐 염려스러워서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한채 꼼짝없이 집콕을 하면서 하루종일 유리창에 부딪히는 빗방울만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오늘은 어쩔수없이 걷기운동을 쉬게 되었더니 그냥 따분했고, 운동부족 되는 것 같기도 했고,재미도 없었던 날이었다. 무슨 겨울비가 몇날 며칠을 그렇게 많이 내리는 것인지 불만스러움으로 투덜거렸지만 다음 주 부터 영하의 날씨가 된다고 하니까 한편으로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영상의 포근한..

음력 11월 초하룻날에

세월이 물처럼 빠르게 흘러간다는 뜻의 세월유수(歲月流水)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나는 요즘이다. 음력 10월 초하루라고 다녀왔던 것이 엊그제 같았는데 하는 것도 없이 바쁘기만 했던 시간들이었는지 뒤돌아 보면 아쉽기만 하는데, 또다시 한달... 어느새 음력 11월이 되었고, 초하루라서 또다시 통도사에 다녀왔다. 도심 주변에는 아직도 붉은 단풍이 예쁜 모습으로 눈에 띄건만 산속 깊은 곳의 절집에는 늦가을의 그림자 조차 찾아볼 수 없는 삭막한 겨울 풍경이라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어쩜 저리도 삭막할까? 눈에 보여지는 풍경들은 우중충한 회색빛 나무들뿐이지만 그래도 어딘가 모르게 겨울 나무에서도 그나름의 매력을 느껴 보는 것이 자연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해마다 이맘때 부터 봄이 올..

늦가을 풍경이 머무는 장안사

겨울의 시작인 12월로 들어서면서 날씨는 더욱 추워졌으나 단풍이 본격적으로 예쁜 모습이 되고보니 오라고 하는데는 없어도 갈 곳은 많아져서 그냥 바쁘기만 했다. 다른지방 사람들은 겨울 초입에 웬 단풍이냐고 반문하겠지만 이곳의 단풍드는 늦가을은 이제 부터라고 말하면서도 12월이라는 것이 약간은 멋적은 미소를 짓게 했다. 집 밖으로 나가면 눈이 호강 할 만큼 예쁜 모습의 나무들이 눈에 띄었으나 옷깃을 파고드는 으스스한 겨울바람은 춥다는 느낌뿐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단풍이 오래도록 머물기를 바래보지만 겨울 초입에서 늦가을이 머무는 시간은 너무 짧다는 것이 아쉬웠다. 이렇게 저렇게 핑계를 대고 늦가을 날에 암자로 가는 호젓한 길이 걷고 싶어졌는데 마침 지장재일 법회가 있어서 겸사겸사 다녀오게 되었다. 암자로 들어..

늦가을, 금정산 암자 가는 길

엊그제 금정산 범어사 갔던 날에 좀 더 멋진 단풍을 보기 위해서 금정산성 북문 쪽으로 올라가보기로 했다. 산 위의 단풍이 어떤지, 생각도 않고 기왕 산속으로 들어왔으니까 ... 그냥 욕심만 갖고 힘들게 가파른 산길을 올라갔다. 그러나 산 위로 올라갈수록 예쁜 단풍은 이미 낙엽이 되어 뒹굴고 있을뿐 삭막한 겨울 분위기는 더욱 썰렁하기만 했다. 처음 산으로 올라갈 때의 즐거움은 씁쓸함이 되었고 마음속에서 내가 나에게 비아냥거리는 중얼거림은 "멍청이"였다. 지금 때가 어느 때인데 산위에서 단풍을 본다고...헛웃음도 나왔다. 11월이 끝날 무렵에 산꼭대기에서 단풍을...어디서 한 세월 잠자다가 나왔냐? 어이없게 픽 웃어보면서 산중턱에 있는 금강암으로 발길을 돌려봤다. 금강암은 범어사에서 바라볼 때 금정산성 북문..

범어사 대성암, 늦가을 풍경

어쩌다보니 금정산 범어사로 가는 길이 뜸해져서 일년에 한 두번 정도 겨우 계절 바뀔때만 간다는 것이 진짜 내가 불자였었는가, 불심이 의심스러울 때가 많았다.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한달에 한번 음력 초하루에는 양산 통도사를 갔었고 음력 보름날에는 꼭 금정산 범어사 일주문을 들어섰으며 음력 18일(지장재일)에는 불광산 장안사를 갔었는데 요즘은 겨우 음력 초하루에 통도사 가는 것 말고는 뜸해지는 것 그것도 사는 것이 바쁘다는 이유가 될런지는 모르나 어째튼 매달 음력 보름날을 건너 뛰면서 범어사 부처님을 뵈러 가는 길이 뜸해졌음을 진심으로 반성해본다. 지난 봄날 4월에 금정산 암자산행을 한 후 어찌하다보니 여름을 건너 뛰었고... 겨우 늦가을 끝자락에서 범어사 일주문을 들어선 이유는 마지막 떠나가는 가을을 배..

늦가을 길 위에 핀 국화꽃

몹시 추워서 움츠려들던 날들은 속절없이 겨울행 열차를 탔는가 했더니 10년만의 귀한 눈이 내린 후 세상은 다시 가을로 되돌아 간 것 같았다. 어정쩡하게 푸르기만 했던 나뭇잎은 찬바람에 낙엽을 떨구고 한참 예쁘게 피던 꽃들은 무서리와 함께 후즐근 한 모습들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내렸던 선물 같은 하얀 눈 때문인지 춥기만 했던 계절은 다시 늦가을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활력있게 만들어 놓고있었다. 형형색색으로 나뭇잎은 곱게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고 곳곳에서 피고있는 애기동백꽃은 물론 후즐근 했던 국화꽃들도 다시금 그윽한 향기를 내뿜고 있다는 것이 인간이나 식물들이나 '눈 그리움'이 해소되었다는 것이 그렇게 기쁜 것인가 새삼 자연의 힘이 대단하다는 것을 느껴봤다. 매일같이 걷..

그림/야생화 2023.11.22

경주 불국사의 늦가을 단풍

해마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늦가을 여행지가 올해는 생각치도 않게 '경주'가 되었다. 그 이유는 하나밖에 없는 조카가 공학박사 학위를 수여 받은 후 첫 근무지가 포항공대였기 때문이었다. 조카 덕분에 경주에서 가까운 포항 일대를 돌아다니는 일정이었으나 숙소가 경주 보문단지內에 있는 호텔이었기에 그곳에서 가장 쉽게 찾아 갈 수 있는 곳이 불국사여서 늦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은 이유로 불국사를 선택하게 되었다. 경상북도 경주시 진현동 토함산 기슭에 위치한 불국사는 신라 법흥왕15년(528)에 법흥왕의 어머니인 영제부인과 기윤부인이 창건하였고 경덕왕10년(751)에 김대성이 크게 중창했다고 한다. 또한 불국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이며 ,사적 제502호 이다. 늦가을 단풍을 보기위해 일부러 경주 불국사를..

통도사의 쓸쓸한 만추 풍경

기온이 엄청 내려갈 것이라는 소식은 들었지만 설마 애기동백꽃이 화사하게 피고 있는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인데 추워봤자 얼마나 춥겠냐면서, 음력 10월 초하루였기에 집을 나설 준비를 했다. 그런데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아서 겨울 패딩을 꺼내입고 목도리와 장갑 까지 완전무장을 하고 집을 나섰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추웠던 아침 기온은 1도였고, 바람까지 불었다. 바람 덕분에 피부로 느껴지는 체감온도는 상상밖이었다. 그래도 영하 까지는 내려가지 않았기에 다행이라고 했건만 초하룻날의 절집으로 가는 숲길은 왔던 길을 되돌아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을 만큼 엄청 추웠다. 얼마나 추웠느냐고 누가 물어본다면 너무 추워서 아침식사 했던 것이 급체를 해서 고생을 좀 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래도 집 ..

기장 불광산 척판암

음력 9월 18일(양력11월1일) 지장재일에 기장 불광산 장안사에 법회가 있어서 갔다가 시간이 조금 남았기에, 예쁘게 단풍이 물들어 가고 있는 불광산 자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산행이 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오랫만에 가파른 산길을 따라서 척판암 까지 오르게 되었다. 날씨는 선선했고, 단풍이 예쁘게 물들면서 떨어지는 낙엽 덕분에 산 길 따라 올라 가봤던 척판암은 해발 300미터 정도의 그다지 높지 않은, 불광산 자락의 가파른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단풍이 물들고 있는 계절의 등산로 초입에서 빨간 꽃이 핀 것 처럼 예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눈여겨보니 화살나무가 열매까지 예쁘게 매달고 있었다. 화살나무는 무환자나무목의 노박덩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전국 각지의 낮은 산에서 자라고 있는데 화살나무는 다양한..

깊은 가을날 장안사에서

가을은 자꾸만 깊어 가는데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재미없게도 여전히 가을 색깔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커다란 은행나무 조차 아직은 푸르름이라서 언제쯤 만추의 계절이 될수 있을런지는 가늠 할수도 없었는데 곳곳에서 하나 둘, 꽃이 피기 시작하는 애기동백꽃을 보니 반갑기는 했으나 가을 분위기는 절대로 아니라고 투덜거리게 되었다. 오늘은 음력 9월 18일 지장재일이라서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장안사에 갔었다. 그런데 생각치도 않았던 국화꽃이 절집 입구 부터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장안사 경내에서 국화전시회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모처럼 절에 가는 날에 아름다운 풍경을 보게 되니까 횡재한 기분이었다. 장안사에서는 해마다 개최되는 국화 분재 전시회를 올해도 변함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