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예쁜 꽃이 피고 있는 가을날에

nami2 2024. 10. 23. 22:43

점점 깊어가는 가을날에 새롭게 피는 꽃들은 가을꽃이 아닌...
봄꽃도 있었고,여름꽃도 있었으며, 계절과는 상관없는 꽃들이 많았다.  
아무튼 계절 감각없이 뒤죽박죽일지라도

예쁘게 피는 꽃들이니까 그런대로 예쁘게 봐줄수 밖에 없었다.

길을 가면서 지나간 계절의 꽃들이 새롭게 피는 것을 만나게 될때는
기가막혀서 웃음이 나오면서도

요즘의 가을 기온과 봄날의 기온이 거의 같다는 이유로

식물들이 무조건 꽃을 피우겠다는 것인데
그것 하나만으로도 반갑게 맞이할 수 밖에 없었음을 변명해보며
그냥 이땅의 가을이 좋아서 피는 '예쁜꽃'이라고 불러주는 것이
그들에 대한 예의가 아닌가 생각해봤다.

국보급 천하의 겁쟁이가  독감과 코로나 예방접종을 동시에 맞고 돌아와서
어젯밤 부터 오늘 하루 꼬박 몸살에 시달리며 생각했던 엉뚱함은...
이러다가 진짜 잘못되는 것은 아닌가 은근한 걱정이 더욱 힘들게 했다.

미련맞게 왜 두가지를 한꺼번에 맞았는지?

남들이 장에 간다고 덩달아 따라가놓고는 후회 또한 많이 했었다.

마침 몸살약을 의사 처방 받아 놓은 것이 있어서

하루치(세번 먹는...) 약을 먹었더니 차츰 차도가 있는듯 했다.

저녁 무렵에 몸살이 나아가고 있음에 나도 모르게 '이제는 살았구나' 하며
걷기운동을 나갔더니 주변 지인들의 하는 말은
빨리 집에 가서 푹~쉬라는 걱정스런 충고였었다.
하루만이라도 운동에서 벗어나서 푹 쉬라는 말들이 고맙기는 했는데...
운동에 대한 열정이 과연 좋은 것인지, 나쁜것인지 가늠이 되지는 않았다.
다만 예방접종 때문에 어제부터 미뤄놓은 운동, 그것이 무엇인지 우습기만 했다.

까만 열매도 몽땅 수확한 나무에서
새롭게 꽃이 피고 있는 아로니아 나무였다.
한해가 저물어가는 가을 중반에
어떤 세상을 보려고 꽃을 피우는지?
그래도 꽃은 예쁘기만 했다.

아로니아꽃은 아주 작은 꽃이지만
진짜 볼수록 예쁘기만 했다.
아로니아꽃말은 '영원한 사랑, 블로장생'이다.

초여름 부터 꽃이 피는 나팔꽃은
여전히 싱그럽고 예뻤다.
여름에는 오전 8시만 되면 꽃이 오므라졌는데
요즘은 낮12시가 되어도
꽃이 시들지도 않는다는 것이 신기했다.

이런 모습은 아마도 서리가 내릴 때 까지
볼 수 있을 만큼 넝쿨은 계속 뻗어 갈 것 같다.

강풍 때문에 예쁜 꽃이 수난을 받고 있었다.

 

전봇대 위로
넝쿨이 뻗어 올라가는 나팔꽃이다.

이른봄날에 꽃이 피는 방가지똥풀이
곳곳에서 노란꽃을 피우고 있다.
방가지똥풀의 꽃말은 '정'이었다.

들판에는 거의 고구마 넝쿨을 걷었다.
고구마 캔 자리가 모두 텅 비어서 휑한데...
어느집 텃밭 한켠의 고구마 넝쿨에서는
제법 많은 꽃이 피고 있었다.

어느집 울타리 밑에서는
하얀 봉숭화꽃이 지천으로 피고 있는 중이다.

봄날 5월에 꽃이 피는
노란 '개나리 쟈스민'의 꽃봉오리가
엄청 맺히는 것을 보면
지금 이 계절이 봄날인줄 착각하는 것 같았다.

제대로 정상적인 계절에 꽃이 피는
국화꽃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어째튼 제 철에 피는 꽃들이
부담스럽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텃밭에 부지깽이(섬쑥부쟁이)나물꽃이
본격적으로 피기 시작하는 가을날이다.

거의 일년내내 나물로 뜯어먹었던
부지깽이 나물이 하얗게 꽃을 피우고 있다.
부지깽이 나물꽃의 꽃말은 '그리움'이다.

잎과 줄기에 미세한 가시가 잔뜩 박혀 있는
이 식물의 이름은 '며느리 배꼽풀'이다.
어찌하여 며느리 배꼽풀은 가시가 엄청 많고
열매가 파란 색깔인지?

쌍떡잎식물 마디풀과의 한해살이 덩굴식물인
며느리배꼽은
줄기와 잎에 보이지 않는 가시가 너무 많아서
사진 찍다가 자칫 잘못하면
손바닥 전체가 가시에 찔리게 된다는 것을
이번에 알게 되었다.
무시무시하게 무서운 식물이었다.

이틀 반 동안 강풍과 함께 쏟아져 내린 비는
여름날의 장마비 처럼 많이도 내렸었다.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린 후의

가을날이라면 은근한 추위가 찾아왔을 것인데... 
하늘은 눈이 시리도록 파랗고 예뻤으며, 낮 기온은 21도였다.
전형적인 선선한 가을날에 빨갛게 익어가는 꽃사과 열매는
꽃보다 더 아름다운 아주 멋진 그림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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