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일을 하다보면 머리 위로 몇대의 소방헬기가 계속해서
물주머니 같은 것을 매달고 날아다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청송과 안동 영주 까지 꽤나 심각단계이지만
이곳 집 주변에서 가까운 곳에서도 며칠째 산불 때문에
도로통제를 비롯해서 이런저런 당부의 문자 메세지가 계속 날아들었다.
자주 찾아가는 천년고찰 장안사 주변도 심각한 상황인듯
그곳 장안사의 인근 산행도
최대한 자제하라는 문자 메세지 때문에 긴장을 하고 있었는데..
천년고찰 경북 의성 고운사 보물급 전각들이
모두 전소 되었다는 뉴스를 보니 안타까움에 할말을 잊게 했다.
부산에서 경북 의성 까지는 꽤나 먼길이었으나 일년에 한번 정도는
꼭 다녀왔던 고찰 고운사 였건만
화마로 인해 전각들이 전소되었다는 소식은 생각할수록 안타까울 뿐이었다.
내일은 전국적으로 비소식이 있다고 하니
아주 흠뻑 비가 내려주었으면 하는 간절함은 누구나 같을 것이라 생각된다
갑작스럽게 올라갔던 24도의 기온인데 오늘은 20도로 기온이 떨어졌다.
그러나 어차피 몽땅 피기 시작했던 꽃들은 겉잡을 수 없이 피고 있음에
걷기운동 나가더라도 쉼없이 꽃 사진 찍느라 바쁘기만 하건만...
텃밭에서도 일을 하면서 놓치기 싫은 꽃사진들을 또 찍어보게 되었다.
주말농장이라는 이름의 텃밭은
밭주인의 말에 의하면 등기된 지목은
밭이 아니고 과수원이라고 했다.
그래서인지 500평 밭 중에서
200평은 여전히 과수원으로 남았고
300평은 몇사람이 어울려서
농사 짓는 주말농장이 되었다.
그러다보니 텃밭에 가면
여러종류의 과수나무들에서
꽃이 피고 있는 봄날에는 그냥 즐거움이고
열매가 익는 수확기 때는
먼저 따먹는 사람이 임자라고 했다.
살구나무에서 꽃봉오리가 생긴지 이틀만에
확~~나무 전체에 꽃이 몽땅 피는 것은
진짜 올해가 처음인 것 같았다.
텃밭에 살구나무는 다섯 그루가 있었다.
우리밭 쪽으로 있는 살구나무는
딱 한 그루였는데
고맙게도 이 나무가 꽃이 제일 예쁘게 피었다.
천도복숭아 나무에 꽃이 피었다.
일반 복숭아와 개복숭아 보다는
천도 복숭아 꽃이 가장 빠른 것 같았다.
천도복숭아꽃의 꽃말은
용서, 사랑의 노예'였다.
텃밭에는 자두나무도 몇 그루 있는데
꽃이 피기 시작한 하얀 자두꽃도
은근히 예쁘기만 했다.
어제 공원 길에서 만난 자두꽃은
그다지 예쁘지 않았는데
텃밭에 핀 자두꽃은 볼수록 예뻤다.
자두꽃의 꽃말은
봄의 생명력, 다산, 순수함이다.
지난해 12월에 배추를 뽑으면서
남겨두었던 배추에서 꽃대가 올라오더니
며칠만에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배추 꽃향기는 생각보다 좋았다.
은은한 봄꽃 향기가 이런 것인가?
코를 바짝대니 향기가 더욱 매력적이었다.
배추꽃의 꽃말은 '쾌활'이다.
3년전에 텃밭 한켠에 새가 물어다가 흘린
제비꽃 씨앗이 자라고 있었다.
텃밭에서 자라는 일반 제비꽃과는 달랐다.
산에서 자라는 '뫼제비'였다.
뫼제비 한 포기는 계속해서 꽃을 피우더니
올해는 새싹도 나오지 않아서 궁금해 했는데
진짜 뫼제비는
이곳 저곳에 씨를 퍼트리고는 죽어버렸다.
얼어죽었는지는 원인을 몰랐으나
그냥 아깝고 무척 안타까워 했는데...
생각치도 않은 텃밭 곳곳에서
뫼제비꽃들이 피기 시작했다.
뫼제비꽃 어미는 떠났는데, 자식들은 이토록
예쁜꽃들을 피워주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뫼제비는 쌍떡잎 식물의 속씨 식물로
제비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이름의 유래는 '뫼(山)'에서 알수 있듯이
주로 자생하는 곳이 산이라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뫼제비꽃의 꽃말은 '고상, 성실'이다.
텃밭에서 잡초로 엄청 자라고 있는
황새냉이꽃의
꽃말은 '그대에게 바친다' 였다.
노란 유채꽃이 피기 시작했다.
유채꽃의 꽃말은 '쾌활 , 희망 ,기다림'이다.
텃밭에 심어놓은 나물들도
하루가 다르게 잘 자라고 있어서
종류별로 한꺼번에 뜯어왔다.
달래도 며칠새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달래 양념장을 하려고 캐왔다.
머리카락 처럼 가늘었던 것이 엊그제인데
벌써 이렇게 통통해졌다.
텃밭에서 여러종류의 나물들을 뜯어서
나물을 무쳐봤더니
맛이 제각각이라서 더 먹을만 했다.
쑥부쟁이, 부지깽이나물, 돌미나리
삼잎국화, 눈개승마, 참나물, 방풍나물
달래 양념장을 만들어서
곱창김에 밥을 싸먹었더니 맛이 괜찮았다.
늘 어쩔수 없이
콩과 잡곡이 들어 있는 맛없는 밥을 먹다가
하얀 쌀밥에 곱창김 그리고 달래 양념장 덕분에
한끼는 거뜬히 맛있게 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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