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예쁘게 피고 있는 매화 덕분에
들길을 걷는 사람들을 자꾸만 봄바람 맞으라고 유혹하는 것 같았다.
3월이 일주일 정도 지났는데 그동안 움츠리면서 겨울 눈치를 보던
들판의 모든 식물들이 기지개를 켜는듯 했다.
이제는 매화 향기가 이른 봄날임을 확실하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곳은 원래 해마다 2월 15일 부터 봄이 시작되건만
겨울 늦추위와 꽃을 시샘하는 추위 탓에 올해는 15일 정도 늦은듯 했다.
추위 때문에 한참이나 꽃 피는 것이 늦어진
그 시간 동안 어찌 참았을까" 꽃나무에게 물어보고 싶을 만큼인데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꽃을 피우는 들판은 완전한 봄날인듯 했다.
요즘은 영상 '10도~11도'는 평균 기온인 것 처럼 따뜻했으나
해안가에서 부는 바람 때문에 은근하게 춥기는 했었다.
그래도 바람으로 인한 추위 때문에
게으름을 피울 수 없었음은 우선 급한 것이 감자심기였다.
그 다음은 풀뽑기와 겨울 내내 망가진 밭정리인데
밭정리를 하다보니 예쁘게 흙 위로 올라오는 새싹을 외면할 수 없어서
이것 저것 한 웅큼 뜯은 봄나물로 된장국을 끓이는 재미도 느껴보았다.
텃밭 한켠에 심겨져 있는 매실나무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바람이 살짝 스칠 때마다 스치는 매향은...
바람 때문에 많이 추웠어도 봄은 확실했다.
진짜 꽃피는 이른 봄날임은
텃밭에 매화가 피고 있다는 것이다.
그윽한 매향 그리고 단아한 꽃모습이
진짜 혼자보기에는 아깝기만 했다.
텃밭 정리를 하다보니
지난 주 보다 눈에 띄는 것은
뜯을 수 있을 만큼 크게 자란 쑥이었다.
쑥은 다른 봄나물 보다 향이 강해서
생채나 무침 보다는
국이나 떡, 튀김으로 만들어 먹기 적당하다는데...
이른 봄에 처음으로 나오는 어린쑥은
보약 같은 것이라서
세번은 끓여 먹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런데 아직은
한번 끓여먹는 것도 힘들 만큼 어린쑥이다.
어린쑥의 효능은 면역력 강화
소화촉진, 혈당조절, 해독작용이다.
밭정리를 하다가 도랑가를 보니까
낙엽 이불을 덮은채
돌미나리가 예쁘게 자라고 있었다.
아직은 돌미나리도 어린 녀석들이라서
선뜻 칼을 디밀수가 없어서
10일 정도 더 커야한다고 다독여주었다.
방풍도 제법 예쁜 모습이다.
더 키워서 잡아먹는다는 말이 잔인했으나
그래도 이맘때 뜯어 먹어야 맛이 있다.
비가 내려서인지 며칠새에 쪽파가 통통해졌다.
쪽파전이나 파강회는 아직 더 있어야 했고
우선 뽑아다가
쪽파 겉절이를 하려고 큰 것만 뽑았다.
먹기 싫은 아침밥을 억지로 먹은 후
밭에서 삽질을 했다.
감자 심는 것이 급했기 때문이다.
텃밭에 매화가 아주 멋지게 활짝 피었다.
아직은 어린 쪽파였으나
겉절이 해먹고, 쪽파간장 만들려고 뽑아왔다.
그리고 냉이와 쑥을 뜯어서
흙 때문에 우선 물에 담가놨다.
쑥, 냉이 유채, 날배추, 쪽파, 시금치
텃밭에서 겨울을 지낸 채소들을
한 웅큼씩 뜯어다가
한꺼번에 넣고 된장국 끓이려고 준비중이다.
월동채소들은 혹독한 겨울을 노지에서 지냈기에
이른 봄에는 모두 보약 같은 식재료라고 한다.
그래서 밭에서 뜯어온 것을 몽땅 넣고 된장국 끓였더니
달착지근한 맛이 구수하고 제법 맛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세번 정도 국을 끓여 먹으면 보약...?
봄철 알레르기가 쉽게 물러갔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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