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3월 중순의 텃밭 풍경

nami2 2025. 3. 21. 22:20

3월 중순의 아침 기온은 영상 7도 였고, 한낮 최고 기온은 19도였다.
그래서 텃밭에 나가려는 아침은 추운 바람 때문에 게으름을 피우게 되지만
막상 텃밭에 나가보면 춥다는 느낌 보다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선다.
오전 10시가 지나가면 햇볕이 주는 따사로움 때문인지 바람도 잦아들고
기온은 계속해서 상승하여 준비해갔던 생수를 자꾸만 마시게 된다.
본격적인 봄날이 시작되었으므로

여러종류의 봄농사 준비로 더이상은 게으름을 피울 수 없게 되었다.

유난히 혹독하게 추웠던 겨울 때문인지, 텃밭의 터줏대감인 나물들은
새싹이 나오는 속도는 늦었으나 기온 탓보다는 거름과 봄비 탓에
흙을 뚫고 나오는 예쁜 모습을 보면

춥다는 핑계로 마냥 게으름을 피우던 많은 시간들이 아쉽기도 했다.

그렇지만 날씨가 좋다고, 새싹들이 예쁘다고 텃밭에서 오래 머물수는 없었고
하루에 딱 3시간 정도, 텃밭에서 할 수 있는 노동시간이라는 것을 정해놓으니
매일 같이 출근하듯 텃밭에 나가지만, 할일은 많고 시간은 늘 부족했다.
그래도 지겹지 않게 텃밭 가꾸기를 하려면 그 방법이 최선인듯 그러려니 해본다.

아주 작은... 진짜 눈꼽만한 냉이꽃을

눈이 빠질만큼 들여다 보면서

최대한의 접사로 찍어보니 예뻐보였다.
날씨가 따뜻해지니까

냉이라고 생긴 것은 모두 꽃이 피고 있었다.

이제는 더이상 냉이를 캐지 말라는 적신호...
약속이나 한듯 꽃이 피는 냉이꽃은
너무 작아서 예쁘다는 표현은 우습기만 했다.

냉이꽃의 꽃말은
'봄색시, 당신께 나의 모든 것을 드립니다'였다.

진짜 봄날이 맞다"라는 표현은
쑥이 이만큼 자라고 있었다.

텃밭 일이 바쁘지 않으면
쑥을 뜯어다가 쑥국을 끓여 먹고 싶지만

우선 쑥이 자란다는 것은 좋기만 했다.

 

4월에 있을 두번의 기제사에

올릴 쑥떡이 필요해서
텃밭의 쑥은 귀한 존재로 키우게 된다.

봄이 되면서 거름을 뿌려주었더니
또한 봄비가 자주 내려서인지
텃밭 나물 밭이 진짜 예뻐지고 있다.
쑥부쟁이 나물이다.

두릅 만큼이나  아끼는
눈개승마 새싹이 신기할 만큼 예뻐졌다.

두릅은 4월이 되어야만 싹이 나올텐데
땅속에서 싹이 나오는
눈개승마는 들여다볼수록 예쁘기만 했다.

부지깽이 나물은
뜯어 먹어도 될 만큼 많이 자랐으나
다른 나물과 함께 뜯으려면 더 있어도 된다.

삼잎국화 나물도
눈에 띌 만큼 자라고 있었다.

*참나물은 새싹이 눈꼽만해서

사진을 찍지 못했고

*취나물은 땅속에서

아직 나오지 않고 있었으며

*돌미나리와 *돌나물은

사진 찍는 것을 빼먹었다.

 

엊그제 까지도 머리카락 처럼 자라던
달래가 굵어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4월 초 까지는 더 키울 예정이다.

텃밭에 풀 나오지 말라고 이틀 정도
꼼지락 거렸더니 밭이 깔끔해졌다.

간판집에서 현수막 떼어온 것을 얻어다가
밭 고랑에 깔아놨다.
얼마나 풀이 많으면 이런 방법을 할까?
풀 때문에 다가오는 여름날이 겁난다.

텃밭 일 중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삽질하는 것이고
그 다음은 20kg의 거름 운반이다.

거름 쌓아 놓은 곳에서
밭에 까지 끌고 오려면
젖 먹던 힘까지 소환해야 한다.

강낭콩, 당근, 옥수수 씨앗을 뿌리려고
삽질을 해서 밭을 만들고
밑거름, 웃거름  모두 뿌려놨다.

쪽파도 제법 쑥쑥 자라고 있다.
엊그제 '쪽파+유채' 김치를 담갔는데
다 먹었기에
이번에는 쪽파김치를 담그기로 했다.

요즘 쪽파는 제법 맛있을 때라서
통통하게 자란 것이 있으면 뽑아다가
파전 보다는 파김치를 담그게 되며
계란에 쪽파 썰어넣고 전을 부쳐 먹기도 한다.

혼자먹는 김치이니까
미리 김치양념을 많이 만들어 놓고
조금씩 파김치를 담가먹는다.

약간 매운맛이 있기는 했어도
통통하게 자라는 쪽파를 뽑아다가

금방 담근 파김치는 먹을만 했다.

텃밭으로 가는 길은 매화 덕분에
이렇게 예쁜 길이 되었다.

 

아파트에서 텃밭 까지 들길을 걷다보면

매실농장이 몇군데 있었으므로

텃밭으로 가는 길은 온통 매향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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