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으로 텃밭 일을 해야 하는 2월의 끝자락이건만
날씨는 여전히 추웠고, 바람 또한 너무 심하게 불어서 더욱 추웠다.
며칠만 있으면 3월이고, 곧 감자를 심어야 했기에 마음은 바쁘기만 했다.
그러나 어이없을 만큼 추운 2월의 기온은 누그러질 생각도 없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춥기만한 영하의 날씨 탓에
들판의 매실농장 매화들이 파업을 한듯, 2월이 끝나도록 꽃이 피지 않는다.
2월 내내 매화가 피지 않는다는 것은 이상기온탓인지?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서는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므로
앞으로 밭농사 또한 어떻게 되려는지, 벌써 부터 주눅이 들었다.
곧 3월이고, 완두콩도 심어야 하고, 감자도 심어야 한다는데...
누가 밭농사를 대신 지어주는 것이 아니므로 춥거나말거나
밭으로 나가서 추위에 아주 용감한척을 해봤다.
그런데 들판이라서 많이 추울 것이라고 생각하며 밭으로 나가봤더니
생각외로 한낮의 햇볕은 아주 따사로운 봄볕임을 느낄 수 있었다.
우선 텃밭에서 풀을 뽑다보니
풀숲에서 예쁜 모습의 어린쑥이 보였다.
아무리 추워도 봄을 맞이하는 모습들에서
대견스럽다는 생각을 해봤다.
겨울 내내 날씨가 추운데도
잡초들은 끊임없이 자라고 있었다.
우선 텃밭에서 먼저 해야 할 일은
풀 뽑는 일인데...
호미가 땅속의 어느 정도 쯤에서 말을 듣지 않기에
땅을 파봤더니 하얗게 서릿발이 보였다.
아직도 이런 상황인데.. 뭔 감자~?
2월 끝자락의 텃밭이 우습기만 했다.
쪽파밭에서 파릇 파릇 새싹이 보였다.
그래서 누런 검불 부터 정리해봤더니...
요렇게 예쁜 모습의 쪽파 밭이 되었다.
아직 춥다고 게으름을 피우는 것이
텃밭의 작물들앞에서 민망하기만 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쪽파밭의 푸르름은
곧 봄이 오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상추밭을 봤더니 엉망진창이었다.
추위에 얼어죽은 상추들을 정리하고
새롭게 상추 씨 뿌릴 준비를 해야 했는데...
밭을 정리하다보니
상추들은 거의 살아 있었다.
뿌리는 싱싱했고, 뿌리 위로 새순이 보였다.
그래서 한 옆으로 몰아서 다시 심어놓고
보온 효과가 있으라고 흙으로 덮어주었다.
아마도 3월10일 정도 되면
상추 모습이 점점 예뻐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풀밭인줄 알고 풀을 뽑으려고 했더니
풀이 아니고, 몽땅 냉이였다.
지난해 같으면 이맘때 냉이꽃이 엄청 필텐데..
다행스럽게도 냉이꽃이 피지 않아서
제법 잘 자란 냉이를 부담없이 캘 수 있었다.
냉이가 빡빡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도 했지만, 캐는 재미도 좋았다.
냉이는 이른 봄에
가장 먼저 캐먹을 수 있는 나물로
잎과 뿌리를 모두 먹을 수 있는데
지방마다 '나새, 나생이, 나숭개' 라는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 했다.
추운 겨울이었는데
웬 잡초가 이리도 크게 자란 것인지?
풀 반, 냉이 반...추운줄도 모른채
냉이와 잡풀을 정리하게 되었다.
뽑은 풀은 나무 밑으로
냉이는 그릇 속으로 바쁘기만 했다.
냉이는 이른 봄에 가장 대표적인 봄나물이다.
아직은 영하의 날씨가 계속 되기 때문인지
이렇다할 나물이 없는 계절에
추운 겨울을 이겨내면서 자라고 있는 냉이는
이맘때 먹는 가장 별미스런
봄나물이 아닌가 생각 되었다.
하얀 서릿발이 녹지 않은 땅속에서
뿌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캐는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한방에서 냉이 뿌리는 눈 건강에 좋고
고혈압 환자에게 좋아서
뿌리를 달여 먹이라고 처방한다고 했다.
뿌리가 달착지근해서 먹을만 했던 냉이 나물이다.
냉이는 봄나물 가운데서도 단백질이 가장 많으며
칼슘과 철분 또한 풍부하고
비타민A와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다고 한다.
더구나 비타민A는 봄철의 춘곤증을 극복하는데 효과가 좋으며
냉이 100g을 먹으면
비타민A 하루 필요량의 1/3을 보충할 수 있다고 하는데...
냉이에 함유된 무기질은 끓여도 파괴되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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