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바람은 여전히 불고 있었으나, 폭염은 역시 계속되었다.
한낮은 31도 였으며 한밤중 부터 첫새벽 까지는 25도였으니
일교차가 너무 심한 늦여름의 환절기 조짐이 아닌가 생각도 해봤다.
그래서인지 나무 그늘이나 집안에서 창문을 열어놨을 때는
벌써 가을인가 할 만큼 시원했으나 볼 일을 보러 가기 위해서 길을 걷게 되면
폭염의 불볕 더위는 언제 끝이 나려는지, 기약이 없는듯 마음을 비워야 했다.
그래도 쬐끔 위안이 되는 것은 밤이되면 기온은 내려갔고
귀뚜라미를 비롯한 풀벌레 소리들이 귓가를 편안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긋지긋한 불볕 더위 였지만 걷기운동은 꾸준해야 했다.
덥거나 말거나 걷기운동을 꾸준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건강관리!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새삼 생각하게 만들었다.
걷기운동 때문에 길을 걷다보면 지긋지긋한 폭염속에서도
예쁜 꽃을 피우고 있는 새로운 식물들이 하나 둘 눈에 띄었다.
때이른 가을마중을 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시기적으로 꽃피는 시간들이
늦여름이 아닌가 할 정도로 생각치도 않은 꽃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아주 오랫만에 목화꽃을 만났고, 하얀 박꽃을 만났다.
그런데 목화꽃이나 박꽃은 어찌나 까다로운 녀석들인지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이라면 절대로 볼 수 없는 꽃이라는 것을 실감했다.
목화나무라는 것을 발견했을 때는
예쁜 꽃들은 이미 피었다가 모두 후줄근 해져 있었다.
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꽃 한송이 예쁘게 찍어보는 것이 큰 바램인데
꽃피는 시간을 제대로 모르니까
매일같이 집에서 20분 거리의
어느집 텃밭을 다녀온다는 것이 우습기만 했으나
그래도 기어이 예쁜 사진을 찍어보겠다고 작정하며 다녔더니
비로서 오늘 며칠만에 활짝 핀 꽃사진을 찍게 되었다.
그러나 오전 10시의 기온은 진짜 환장할 만큼 더웠다.
목화꽃의 흰꽃은 그런대로 활짝 핀 꽃을 사진 찍었지만
붉은 꽃은 어느새 시들고 있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그런대로 예쁜 모습의 꽃이라서
흐뭇함으로 돌아설 수 있었다.
목화꽃이라고 알았을 때의 첫날에는
거의 시들고 있는 꽃을 어렵게 사진 찍었다.
목화 열매 때문에
목화라는 것을 알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려고 했었으나
좀 더 예쁜 꽃을 찍어보기 위해
이 더위에 내가 하는 짓도 우습기만 했다.
거의 시들어가고 있는 붉은 목화꽃!!
목화의 원산지는 아시아이며, 8~9월에 꽃이 핀다는데
꽃 색깔은 백색, 옅은 붉은색이며
목화꽃의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당신은 기품이 높다' 였다.
좀 더 예쁜 목화꽃을 사진 찍었으면 했었으나
꽃 피는 시간을 모르니까
찾아갈 때마다 꽃은 늘 후줄근 했었다.
목화는 보통 온대지역에서는 1년생 관목으로 재배되지만
열대지역에서는 다년생 교목으로 자란다.
심은지 80일~100일 내에 흰색으로 꽃이 피는데
꽃이 질 때는 붉은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문익점'이 원나라에서
씨앗을 숨겨온 다음 부터 재배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쁜 목화꽃 사진 찍기위해서
처음에는 이른 아침 7시에 가봤더니
봉우리가 약간 벌어져 있을뿐 꽃이 피지는 않았다.
그 이튿날에는 오후에 가봤더니 완전 후줄근..
그래서 또다시 이튿날에는
오전 8시 조금 넘어서 갔봤더니 여전히 꽃은 덜 피었다.
따끈따끈한 햇볕을 피해서 찾아갔었으나
야속한 목화꽃은 아무때고 꽃을 피우지 않는
진짜 깐깐한 꽃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오늘은 작정하고 덥거나 말거나 10시를 넘겨서 가봤더니
하마터면 또다시 시든꽃을 볼 뻔했다.
나무 잎사귀 밑에서 그늘이 가려진
목화꽃은 싱싱했었는데
다른 꽃들은 이미 후줄근 해지고 있었다.
결론은
목화꽃 피는 시간은 오전 9시쯤이 아닐까 짐작해봤다.
목화꽃 덕분에 이른 아침에
시골 동네 텃밭 주변에서 아주 예쁘고 싱그런
나팔꽃을 만나게 되었다.
요즘 부터 제법 예쁘게 꽃이 피는 식물은
꽃범의 꼬리였다.
꽃범의 꼬리의 원산지는 북아메리카이며
꽃피는 시기는 7월~9월이고
꽃말은 '젊은 날의 회상'이라고 한다.
목화꽃 만큼이나 오랫만에 만난 꽃은 하얀 박꽃이었다.
박꽃은 저녁 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서
아침 햇살이 퍼지면 시드는 꽃이라서
행동 늦은 사람은 절대로 박꽃을 볼 수 없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주택가 담장이나 지붕 위에 올려서 박을 재배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에 분포된다고 한다.
예전에는 달이 훤하게 뜬 초저녁에 하얗게 핀 박꽃이 유난히 예뻤었는데
개화시기가 6월~8월이라고는 하지만 요즘은 폭염때문인지
박꽃을 제대로 만나기가 꽤나 힘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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