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이중섭 미술관 가는 길에서

nami2 2024. 2. 21. 22:42

처음에 계획했던 3박4일의 여행은 이런저런 일로 5박6일의 여행이 되었고
오늘 새벽에 KTX 열차를 타고 바쁘게 부산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는 서울을 비롯해서 제주 까지 참으로 여유스럽게 떠난 여행인데
집으로 돌아올 때는 무엇에 쫒기듯 새벽열차를 탔다는 것이 우습기도 했다.

비행기 결항으로 생겨난 뜻하지 않은 일은
이것 저것의 예약 취소와 또다른 예약들...
그 중에 칫과 예약 만큼은 취소없이 가고 싶었기에
바쁘게 열차표를 구입해서 이른 새벽에 열차를 탈 수 밖에 없었다.

제주를 비롯해서 서울까지 전국적으로 내리는 궂은비는
그나마 부산역에 내렸을 때는 안개비였다는 것이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왜냐하면 가방을 몇개씩 들고, 우산을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여행지에서 뜻하지 않은 비행기 결항은 좋게 생각하면 보너스가 된듯...
제주공항으로 가기 까지, 보너스 받은 한나절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
서귀포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이중섭 미술관이 선택 되었다.
여전히 비는 계속 내렸고 ,안개도 여전했으나
시간을 보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그냥 기웃거리며 시간을 때우는 것이었다.

예전의 제주여행에서는 '이중섭 미술관'은
늘 열외가 되었기에
이번 만큼은 꼭 가보고 싶었으나
갈 곳이 너무 많다보니 또 열외 되는가 했는데
비행기 결항 덕분에 보너스 받는 기분으로 갈 수 있었다.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돌담길은
비가 내려서인지
꽤나 분위기 있는 예쁜 길이었다.

비에 젖은 검은 현무암의 돌담은
다른 어느 곳에서 보았던 것 보다
훨씬 분위기 있었고 멋지게 보여졌다.

초가지붕 위로 하얀 목련이 피어 있었기에
사진을 찍느라 눈여겨보지 않았더니
중요한 것은 목련꽃이 아니라고 했다.

또한 언뜻 주워들은 소리는
이곳이 이중섭 화가의 생가인줄 알았는데..
생가가  아니고  거주지였었다고 했다.
그것이 뭔 소리냐고 반문하면서
여동생이 안내하는 곳을 가봤다.

해설사 처럼 설명을 잘하는 여동생은

이중섭 화가의 사진이 있는
아주 작은방을 잘 보라고 했다.

너무 작은 방은 4.70 제곱미터
부엌은 6.39 제곱미터

이 작은 공간에서 이중섭 화가의 네식구가
살았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 작은 공간에서 네 식구가 함께 지내던 시절이
생전에 가장 행복했던 시간들이었다는  것에
가슴이 짠해지기도 했다.

작은 솥단지 두개...
이곳에서 밥을 지었다는 것을 생각해보니
왜그렇게 가슴이 아팠는지?

작은 방 벽에 붙어 있는
이중섭 화가의 시를 읽어봤다.

부엌 면적 6.39제곱미터

방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놓여진 물 항아리

화가 이중섭이 가족과 거주하던 이곳은
이중섭 아내, 이남덕(일본 이름은 야마모토 마사코)
장남 태현, 차남 태성과 함께
1951년 1월 부터 그해 12월 까지 살면서
작품 활동을 했던 곳이라고 한다.

이중섭 화가의 생가가 아닌
거주지 였음을 나타내는 간판이
유난스럽게 돋보이는 것 같았다.

초가지붕과 잘 어울리는
비 내리는 날의 '제주 향수선화(금잔옥대)'

이중섭 미술관 앞  정원에 있는...
"소의 말"이라는 시가 자꾸만 눈에 들어왔다.

작은 방 벽에 붙어 있던 시였다.

 

이중섭 화가의 은지화

은지화는 담뱃갑 속의 은박지에
못이나 송곳으로 홈이 생기도록 선을 그어
그린 선각화라고 한다.
은지는 표면에 물이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선 위에 유화 물감을 칠한 후
마르기 전에 닦아내면 파인 선 부분에만
색이 입혀져 작품이 된다고 한다.

여러가지 산책길 중에서

작가의 산책길이라는 테마 길을 소개하는 것 같았다.

 

이중섭 미술관 한 켠에서 바라본
서귀포 앞 바다의 섶섬
비가 내렸기에 사진은 선명하지 않았다.

대나무 잎 사이로 보여지는 섶섬도 괜찮았다.

 

이중섭 화가의 그림 중에서 '섶섬이 보이는 풍경'이 생각나서
서귀포 숙소의 창문을 통해서 매일 같이 사진을 찍어봤으나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다지 좋은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서귀포 앞 바다에는
새섬 ,문섬, 범섬 ,섶섬이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아름다운 섬들이 즐비하게 있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관심 있었던 곳은 섶섬이었다.

 

그러나 비가 계속해서 내리고 물안개가 자욱해서
숙소에서 몇번이나 사진을 찍어봤으나
멋진 풍경 사진은 뜻대로 찍히지 않았음이 아쉽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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