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봄을 기다리는 해안가에서

nami2 2024. 1. 18. 22:25

어찌되었건...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은 이미 봄이 오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었다.
아니라고... 아직은 절기상 겨울이라고...자꾸만 고개를 흔들어보지만
피고 있는 꽃들도 그렇고, 해안가 주변에서 머뭇거리는 갈매기들도
그리고 바다속의 해초들 까지도 봄을 마중하고 있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어제는 우중충했어도 비는 내리지 않았으나
오늘은  추적거리면서 하루종일 내리는 비는 겨울  끝자락의 비였는지

아니면 봄을 기다리는 비였는지, 가늠은 안되었지만
아무래도 이 비가 그치면, 더욱더 주변의 매화들이 활짝 피지 않을까?
엄동설한에  꽃이 피는 매화가 설중매(雪中梅)라고는 하지만
어찌되었건...

꽃이 핀다는 것은 봄이오고 있다는 것이기에, 우선 씁쓸한 생각을 해본다.

속모르는 사람들은 꽃이 피고 있는데 왜 씁쓸하냐고 묻겠지만
아직은 겨울이길 바라는 마음 뿐이라고 그냥 말해주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번 겨울 들어서

단 한번도 겨울다운 겨울이 아니었음이 자꾸만 아쉬움이 되는 것 같다.

엊그제 주말(토요일)에 알바를 하러가면서
해안가를 걷는데
예쁜 녀석들의 하는 짓 때문에 발걸음이 멈춰졌다.

아주 작은 섬을 서로 차지하려는 다툼이 보였다.

 

한 녀석은 분명 갈매기였으나

또 한녀석은 하얀 갈매기인지, 오리인지 구분이 안되었다.
아무튼 이녀석들의 행동이 꽤나 인상적이었다.

알바를 가기 위해서 그 이튿날(일요일) 또
같은 시간에 그곳을 지나는데
어제 그 하얀 녀석이 이번에는 혼자서
작은 섬을 점령했다고...

주변을 향해 꽥꽥 거리고 있었다.
혼자서 우쭐하는 모습이 보여져서 웃어봤다.

바닷물은 어제 보다 더 많이 빠져나갔다.

 

이곳은 분명 바다였는데
갈매기들이 아닌  청둥오리들이 여유로워보였다.
한가한 아침 시간의 평화로움이었다.

물이 빠져나간 바다속을 들여다보니
요즘 한참 재래시장에 나오고 있는 해초들이
소쿠리 한가득 뜯을 것 같은 풍경이었다.
바다속에서 자라고 있는 해초들도
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았다.

파도가 없는 잔잔한 아침 바다였기에
포구 역시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이 날은 그 흔한 해무도 없는 맑은 날씨였다.

 

해안가 주변의 까치들은
주변에 먹을 것이 없어서인지
극성스런 들판의 까치보다는...
멍때리는 모습에서 쓸쓸함이 엿보였다.

따뜻한  남쪽나라로 찾아온 철새 갈매기들이다.
늘 몰려다니는 모습들에서
단합이 잘되는 것 처럼 보여지는데

 

어찌보면 낯서름에 적응이 안된 것인지
하얀 갈매기들은 늘 단체로 몰려다닌다.
알바하는 집의 마당가에서 줌으로 찍어봤다.

아무리 해안가 주변이 따뜻하다고 해도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직접적인 해안가는 춥기만했다.

알바를 하러 가려면 11월 부터 내복을 입어서

4월 까지 내복을 입을 정도이니까

어떤 때는 시베리아 지역이라고 부를 때가 많았다.

 

누군가 뒷산 주변에 흩어진 나무들을 주워다가

마당가에 불을 피워놨기에
불멍을 해보자고 가까이 갔더니 화력이 대단했다.

해풍이 부는 바닷가는 여전히 으실으실 추웠다.
누군가 불을 피워 놓은 것이 재미있었고
따뜻해서 지인과 함께 불멍을 해봤다.

빗방울이  맺혔지만 더욱 예뻐보이는 매화

오늘 하루종일 빗물에 시달렸는데도 예뻤다.

 

비는 내리고 있었지만 더욱
예뻐보이는 청매화는 싱그럽기만 했다.

오늘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혹시 부풀어 있던 꽃봉오리가 빗물에 의해 떨어지지 않았을까
괜한 오지랍으로 비내리는 들판에 나가봤더니
부풀고 있었던 꽃봉오리들이

더욱 많이 활짝 피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한 두 송이가 아닌 제법 많은 청매화가 피고 있었지만
색깔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는 청매화였기에

한겨울에 꽃이 피었어도 눈에 띄지 않으니까 조금은 아쉬움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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