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 주변에서는 독감으로 고생하고 있는 사람들이 제법 많았다.
또한 여전히 코로나에 걸려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래서 누가 뭐라고 흉을 보거나 말거나, 나에게 마스크는 필수품이 되었다.
독감도 그렇고
코로나도 아직은 나에게 접근을 하지 않았기에 더 조심하게 된다.
들판이나 해안가 그리고 공원길에서 혼자 걷기 운동 할 때를 빼놓고는
거의 마스크를 착용했는데
며칠 전 부터 서서히 열이 오르면서 치통과 근육통이 심해졌다.
이렇다할 감기 증세는 없었지만 몸살 증세가 부담스러울 만큼 버거웠다.
초하룻날 아침 일찍 부터 절에 가면서
몸속으로 파고드는 오싹거릴 만큼의 추위와 함께
이것저것 무리하게 행동 했던 것이 복합적으로 몸살의 원인이 된 것인지?
혹시 독감 증세가 있는 것인가, 걱정을 하면서 나름대로의 응급처치를 했더니
다행스러운 것은 지독한 감기는 아니었고 몸살이었음을 알게되었다.
복병 같은 입맛도 사라지지 않았고, 그동안의 미열도 내려갔고
근육통은 남았지만,치통은 대충 사라졌다.
몸살은 무조건 따끈한 물과 차를 많이 마시고
몸살약을 먹은 후 죽은듯이 푹 쉰다는 것인데,
덕분에 핑계대고, 늘어지게 잠을 자고 나니 살 것 같았다.
하루라도 걷기운동을 하지 않으면 누가 잡아가는 것도 아닌데
몸살을 이유로 푹 쉬면서 집콕을 하고 싶었으나
밖으로 끌려나가는듯한 무언가의 유혹에 빠져서
또다시 공원길을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데...그래도 휘청거림이
컨디션을 불안하게 했지만 공원길을 몇바퀴 돌고나니까 괜찮아진 것 같았다.
오후 4시쯤의 공원길은 늘 한적했다.
혼자 노는 것이 익숙해져서인지
아무도 없는 공원길에서 걷기를 하는 것이 재미 있어졌다
특히 이곳 공원에는 나무들이 많아서인지
그 덕분에 새들도 많았다.
꽃과 새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이곳이 마음에 드는 이유였다.
더구나 매화가 곧 필 것이며 온갖 꽃나무들이 많았고
그래서 지금 부터 5월 까지는
끊임없이 이곳 공원에서 걷기운동 할 예정이다.
공원 풀 숲에 노란 민들레꽃이 제법 예쁘게피고 있었지만
추위에 움츠리는 모습이 애처롭기 까지 했다.
민들레 홀씨 되어" 라는 시가 생각 났다.
훅 불면 모두 날아갈 것 같았지만
아직은 겨울이니까 흩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 밑의 민들레 꽃은
마로니에 큰 열매가 떨어져서
민들레 꽃을 감싸안은듯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찬바람을 막아준다면...
고마울 것 같았다.
공원길의 풀숲 곳곳에는
노란 민들레꽃이 제법 많았다.
끈질긴 생명력과 강인함이
한겨울을 버티게 하는 것은 아닌가
자꾸 들여다보면서 낙엽으로 덮어주었다.
동백꽃이 참 애처로워 보였지만
삶의 포기를 모르는듯...
꽃 속을 들여다봤더니 앙증맞은 모습이
추위에 죽지는 않을 것 같았다.
이곳 공원길의 매화도
다음 주 쯤이면 꽃송이를 볼 것 같았다.
아주 옅게 붉은 꽃물이 보였다.
꽃봉오리였지만 제법 예뻐 보였다.
봄날 같았으면 내일쯤 활짝 필 것 같았지만
지금은 추운 겨울이라는 것 때문에
꽃봉오리의 개화 속도가 늦어질뿐이다.
공원길에서 바라본 주변은
겨울 날의 수묵화 같은 풍경이
꽤 아름답게 느껴졌다.
가로등 불이 켜지면서
집에 갈 시간이 다되었다고 하는데
운동 나온 강아지가 친근하게 느껴졌다.
꽃망울이 제법 예뻐진 매화나무 주변에도
가로등 불이 켜졌다.
언제쯤 그윽한 매향이 풍겨질런지?
꽃나무가 많은 공원길이 점점 친숙해져 가기 때문인지
요즘 들어서 자꾸 이곳을 나오게 되는 것이 중독 되는 것 같았다.
공원길의 맑은 새소리도 한몫을 해줬다.
후박나무를 비롯해서
동백나무, 매실나무, 벚나무 ,산수유나무
목련과 마로니에, 태산목 , 이팝나무, 등나무, 장미원 까지
지금 부터 5월 까지는 계속해서 꽃이 피는 나무가 있어서인지
참 매력적인 공원이라는 것에 마음에 들었다.
저녁 석양빛이 아름다운...
아무도 없는 공원길은 혼자 있어도 쓸쓸하지 않다는 것이
그냥 즐거워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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