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동사니

추운 겨울날의 꽃소식을...

nami2 2024. 1. 9. 22:39

눈구경 한번도 못하는 겨울날에 빗방울은 하나씩 둘씩 떨어져 내리는데
전국의 눈소식으로 끊임없이 날아드는 안전 문자 메세지가 야속하기만 했다.
더구나 집 주변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듯한 가까운 울산지방에도

눈이 많이 내리니까 빙판길 조심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세지는
꼭 전국에서 내가 살고 있는 곳만 소외당하는 느낌이었다.

잠시잠깐 반짝 추위로 하루종일 영하의 날씨였던 어제는
추운 겨울을 한번 정도 체험해 보라는 신의 계시였는지?
오늘의 낮기온은 또다시 영상 9도였기에
비가 내리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걷기운동을 하며 매일같이 걷는 들길에는 매화 꽃봉오리가
하루가 다르게 부풀어서 수수알갱이 처럼 되어가고 있거늘
오늘은 지나면서 일부러 눈여겨 봤더니

다음주 쯤이면  활짝 핀 매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겨울의 풍경으로 다른 지방에서는 계속해서 펑펑 눈이 쏟아지는데
기다려도 내리지 않는 눈을 어찌하오리까 하면서

하루가 다르게 팝콘 터지듯 예쁜 꽃망울이 터지는 매화 마중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하얀눈 타령 대신 그냥 마음을 비워본다.

내일 하루종일 비소식이 있었다.
그렇다면 더욱 포근해지는 날씨일테고...
한껏 부풀은 꽃봉오리가 팝콘 터지듯이
곧 매화소식을 전할 것 같았다.

올해 처음 만나게 될  매화는
아마도 청매화일듯...
들길 한켠의 매실농장에서 청매화가
꽃소식을 먼저 전해왔다.

공원길 한켠의 매화 역시
다음 주에는 분홍 겹매화로 소식을 전하지 않을까
난생 처음 보는 꽃도 아니면서
늘 이맘때면 설레임으로 기다려진다.

하얀 목련의 꽃봉오리도 곧 터질듯...
아마도 2월 초에는 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삭막한 들판 한켠에

붉은 꽃이 핀 것 처럼 예쁜 것이 눈에 띄였다.
가까이 가봤더니 치자나무 열매였다.

잘익은 치자열매는 효능도 여러종류였지만
물에다가 특유의 노란색을 우려내어
음식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식용색소로 많이 쓰이는 치자열매라는 것이 신기하게 여겨졌다.

해질 무렵, 삭막하기만한 공원에서  
한바퀴 두바퀴 세바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시간을 보내는데
당연히 걷기운동 8,000보 정도 걸었다.

집으로 가다보면 10,000보가 될 것이고

오늘 목표는 달성했다는 것이 뿌듯했다.

 

추위에 몽땅 떨어져 내렸던
애기동백꽃이 다시 피고 있었는데
영하의 날씨에도 꿋끗하게 피고지고 또 피고지고를
반복하는 모습이 예쁘기만 했다.

숱하게 피고 있는 꽃들은
매서운 추위에 일그러졌다가  
다시 고쳐놓은 모습 처럼 애처로워 보였지만
예쁜 꽃 찾기가 진짜 어려웠다.
그래도 그 중에 가장 예쁜 꽃을 찾아냈다.

겹동백은 애기동백꽃 보다는
추위에 약한 것 같았다.
아직 활짝 핀 모습을 찾을수 없었다.

쓸쓸하기만한 해질녘의 공원길은
새소리만 들려올뿐 아무도 없었다.
그래도 그런 곳에서 혼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이제는 면역이 된 것 같았다.
소나무 밑에 떨어진 많은 솔방울들이
너무 예뻐서 장난을 쳐봤다.

가로등 불이 하나 둘  켜지는 공원길에서
엉뚱한 짓을 하는 내모습이

우습기만 했지만 그래도 재미있었다.

떨어진 솔방울에서 솔향기가 물씬 풍겼다.
가로등 불빛이 하나 둘 켜지는 늦은 오후에
예전 같으면 저녁밥 짓는다고 허둥대서 집으로 돌아갔겠지만...
그냥 떨어진 솔방울들이 예쁘기만 했다.

솔방울 공예품 전시회를 갔었던 기억이 있었고

어린시절 아버지께서 솔방울로 공예품을 만드시는 것이 생각났다.
그렇다고 솔방울을 집으로 가져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떨어져 뒹구는 예쁜 솔방울을 주워다가
시간 가는줄 모른채 뭔가 만들어 놓고 싶었으나

맨손으로는
생각 만큼 쉽지 않았기에 그냥 대충 만들어 놓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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