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바쁜 6월의 텃밭 풍경

nami2 2023. 6. 15. 22:37

텃밭 일 때문에 그냥 바쁘기만 했던 6월!
그런데 하루에 한번씩 왜 그렇게 천둥번개가 치면서

소나기가 그리도 자주 내리는 것인지?
요란하게 괴성을 울리면서 소나기 내려주는 것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지만
땅이 젖어 있으면 절대로 안되는 요즘은
감자수확, 양파수확을 하는 시기라는 것 때문에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다.
소나기가 자주 내리니까
잡초들은 신이나서 하루에 한뼘씩 자라면서 도움을 주지 않았다.

늘 밭에 나가면 우선 눈에 보여지는 풀 부터 뽑는 것이 일의 시작이었다.

이른 새벽에 밭에 나가면서

생수 한통과  냉동실에 얼려 놓았던 찰떡 한조각을 가지고 나가는데
오전 8시쯤에 얼었던 떡이 녹으면서  
꾸역 꾸역...그냥 배를 채운다는 심정으로 먹었다가 급체가 되면서
이틀 동안 먹지도 않고, 움직이도 않고 누워서 꼼짝 못하게 되었다
아픈 것을 대충 추스리고, 밭에 나가보니
텃밭에서 숨을 쉬고 있는 것들은 기가 막힐 만큼 많이 자라고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급했던 것은  감자와 양파를 캐야 했었다.
또 마냥 자라고만 있는 오이 넝쿨과 호박 넝쿨도 감당이 안되었지만
빨리 수확을 해줘야 하는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에
맘놓고 아프지도 못하는 것이 요즘 6월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었다.

호박꽃이 예쁘게 피던 것이 엊그제 였는데
이틀동안 아프고나서 밭에 나가봤더니
호박들이 이렇게 예쁜 모습이 되었다.
올해의 첫수확...
예쁜 애호박은 서울 여동생 집으로 보내려고 몇개 따놨다.
아직 몸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라서  음식  맛을 모르기에

택배 보내는데 곁들여 보내기로 했다.

 

애플토마토가 토마토 중에서 가장 먼저 익어가고 있어서
벌써 4개째 수확을 해서 맛을 봤다.

애플토마토는 방울토마토 처럼  조그맣게 생겼는데
사과 처럼 생겨서 예뻤고,당도가 높아서 먹을만 했다.

이틀만에 밭에 나갔더니 오이가 이곳 저곳에서 주렁주렁이다
한꺼번에 수확을 하게되면 어쩌라고...
이렇게 주렁주렁인지
결국 가시오이들도 서울행 택배 포장을 해야만 했다.

오이소박이 담그려고  조선오이 수확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오늘 첫 수확 4개를 따냈다.

가지는 오이보다는 조금 늦은듯, 꽃은 자꾸 피건만
가지는 이제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 자라고 있었다.

5월 말쯤에 씨를 뿌려놨던 여름상추가
정말 뜯어먹기 좋을 만큼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내가 가장 좋아 하는 상추는 꽃상추라서

맛있을때 먹어보려니까 배탈로인해 아직도 맛을 못보고 있다.

 

깻잎도 몇포기 안되지만
알맞게 자라면 깻잎을 따서 모아놨다가

한접시 만큼의 양이 되면
깻잎 양념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간밤에 소나기가 내렸기에 투덜투덜 하면서 밭에 나간 이유는
감자를 캐려고 어제 부터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자꾸 차일피일 미루다가는 감자가 땅속에서 엉망이  될 것 같아서였다.

일단 시범적으로 감자를 캐봤더니
손가락 한마디 정도의 땅속 깊이 부터는 뽀송 뽀송이었다.

땅속의 감자는 흙이 붙어있지 않고 깨끗했다.

 

일단 감자 줄기 부터 몽땅 걷어냈더니
감자가 땅속에서 얼마 만큼 매달려 있을까
염려스럽기만  했다.
그래도 3개월 동안 최선을 다했으니
잘되었든, 잘못되었든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

감자밭 옆의 양파 밭에서도
빨리 캐달라고 눈치를 보는 것 같았다.

적양파 밭에는 잡초가 무성했다.
모두가 내가 할 일인데...
주말 알바 이틀,  그리고 날이 더워서
오전에 3시간 정도 밭에서 일을 하니까
적양파 밭에 까지는 손이 모자랐다.

감자를 캐봤더니 제법 알이 굵었다.
들쑥날쑥도 아니고 거의 비슷하다는 것이
이제는 농사 초보는 면했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왔다.

내가 감자를 심어서, 감자를 처음 캤다는 것에
너무 뿌듯하고 대견하다보니
어린감자도 아까워서 버릴수가 없었다.
감자를 캐면서 나온 어린감자는
버리지 않고 감자조림을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당근은 7월에 수확 할 예정이다.
장마가 오기 전에 캐야  하는데
아직은 6월이니까 좀 더 시간을 기다리기로 했다.

어제 가시오이 5개 땄고, 오늘  3개를 땄으며
아마도 내일은 또 3개 정도 딸 것이 있다.

혼자 먹는 밥상에 오이를 한꺼번에
수확을 많이 해다 놓으니  

먹어 치워야 한다는 것에 벌써 걱정이 앞선다.
우선 내일 서울로 가는 택배박스에 실어보내야 할 것 같다.

감자를 말려야 할 것 같아서
햇볕이 없는 거실에서 건조 시키고 있다.

씨감자 만원어치 사다가

감자 수확은 30키로 정도 되는 것 같았다.

첫 감자농사에 이 정도면 80점...혼자 칭찬해본다.

타박감자라서  감자를 삶아봤더니
포슬 포슬한 것이 엄청 맛이 있었다.

매실청을 만드는 것도 6월에 해야 할 일인데
주말 알바 이틀 빼놓고는 텃밭일 하랴..
소나기 오는 날에는 재래시장 쉬는 날이니까 또 그랬고
며칠 동안 아프다보니
마음은 콩밭이라는 것이 편하지 못했다.

이러다가는 재래시장에 매실이 모두 사라질 것 같았기에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서  홍매실을 사다가(청매실은 끝이났고...)
씻어서 건조시키고
매실 꼭지를 따내고,  매실을 칼로 쪼개서 씨를 빼낸 후

5시간 작업 끝에, 겨우  올해의 매실청을 담그게 되었다.

 

매실청은 해마다 10키로씩 담그는데

5키로는 서울 여동생집으로 가게 된다.

담근지 3년이 될 때 부터 먹게되니까, 현재는 2020년 것을 먹고 있다.

그렇기에 한 해도 미루면 안되는 매실청이라서 올해도 

억지로 시간을 내서 담가놨더니 몸은 조금 불편했어도 마음은 편안했다. 
이제 6월에 해야 할 일은 양파수확만 기다리고 있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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