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풍성해져 가는 6월의 텃밭

nami2 2023. 6. 2. 22:46

일주일에 한번씩 비가 내리다보니 너무나도 풍성해져 가는
밭작물 덕분에 밭에서 할 일이 엄청 많아진 요즘이다.
오뉴월 햇볕은 어떤 영양소 보다 좋다고 한다는데

햇볕과 잦은 비 덕분에 쑥쑥 자라고 있는 채소들을 바라보면

저절로 흐뭇해지는 것 같았으나
그만큼 잡초들도 덩달아 무성해지고 있다는 것은
그다지 좋아해야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해본다.
바쁜 일이 있어서 3일 정도 밭에 나가지 않으면
어느새 잡초가 채소밭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 어이없어진다.

3월에 씨감자를 심었던 감자가 벌써 알이 굵어지고

지난해 11월에 심어놨던 양파가 모두 쓰러져서 뒹군다는 것은

수확 할 시기가 다가오는 조짐이라서 괜히 마음까지 바빠진다.


4월 중순에 심었던 모종들이 어느새 자라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줄 알면서도
그냥 공짜로 얻어지는 것 같은 기분은
일주일에 한번씩 내려주는 단비 덕분이라고... 고마워 해본다.

텃밭가의 잡초 중에서 그래도 예쁜 꽃을 피우는 '닭의장풀'은

그냥 저냥 봐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봤다.
낫으로 몽땅 풀을 베어내다가 예쁜 꽃에 마음이 약해졌다.
"너는 예쁜 꽃을  피우는 야생화니까"....
꽃 덕분에 목숨 유지 했지만

텃밭에서는 어떠한 식물들도 모두 잡초라는 것에 변함없다.

밭작물들이 자꾸 자라니까 할일이 많아졌다
오이의 유인줄도 매줘야 하고
매운 청량고추의 곁가지도 쳐줘야 하고...
밭에 가면 이런저런 할일이 너무  많았다.

오이가 쑥쑥 하루가 멀다하고 자라고 있다.
오늘은 더운 날씨에 땀 까지 흘려가며
오이들이 넝쿨 뻗어 올라가도록 지지대를 만들어줬다.

감자도 캐야하고 ,양파도 캐야하며
무성해진 상추, 쑥갓도 뽑아낸후
여름채소 씨 뿌릴 준비를 해야 하는데
날씨가 더우니까 자꾸만 게으름을 피우게 된다.

6월이 시작되면서 초여름의 무더위가 성큼
찾아 오는 것 같았다.
엊그제 여름 상추씨를 뿌려놨는데
잦은 비 덕분에 싹이 예쁘게 나오고 있었다.

토마토 줄기에 노란꽃이 피면서
점점 무성해 지는 모습이 신기했다.
그냥 내리는 궂은 비가 아니라
영양제 같은 단비 라는 것을 인정해본다.

애플토마토가 토마토 밭에서 일등을 했다.

벌써 토마토가 주렁주렁이다.

대추방울 토마토 ,흙토마토 ,일반토마토
찰토마토, 애플토마토를 심어놨다.

까치와의 싸움에서
그래도 내가 까치를 이겨냈다고
주변에서 한마디씩 거들 만큼  옥수수가 잘자라고 있다.

처음 4월초에 씨를 뿌려놓으니까, 까치가 몽땅 씨를 빼먹었고
두번째는 4월 중순에 씨를 뿌렸더니

싹이 트는 것을 까치가 싹을 잘라낸 후
싹 밑에 붙은 옥수수 알갱이를 먹어치웠다.

 

그래서 세번째인 5월초에  또다시 씨를 뿌리고  그믈망을 쳐서
옥수수 씨를 보호했더니
닭쫒는 개가 지붕 쳐다보듯, 까치의 어이없는 표정에  만세를 불렀었다.

말 못하는 날짐승과의 싸움이라고 해도

당하는 것은 언제나 인간.... 그래서 누가 이기나 오기가 발동 했었나보다.

 

풋호박과 애호박의 집도 지어줬다.
텃밭이 작으니까
밭으로 넝쿨을 뻗어가지 못하고, 오이 처럼 위로 올라가도록  해놨다.

애플수박도 역시 마찬가지...
그래서 넝쿨 뻗어가는 집을 지어주는 것도 만만치 않았다.

꽈리고추 ,오이고추, 미인고추가 자라고 있는 밭이다.

땡초는 멀리 떨어져 심어놨다.

매운고추와 맵지않은 고추를 같이 심어 놓으면

벌들이 꽃가루를 혼합 시켜서  맵지 않은 고추 까지

모두 맵게 만드는다는 전문 농사짓는 분들의 노하우이다.

 

가지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구색을 갖추느라 4포기를 심어놨다.
가지꽃을 좋아 하는 것도 가지를 심어놓은 이유 중의 하나이다.

4월 중순에 심어놓은 가지나무에서, 첫가지꽃이 피었다.
고개를 숙인 가지꽃을
이렇게라도 찍은 것이 최선이다.

텃밭 한켠에 살구 열매가 튼실해졌다.
곧 살구가 노랗게 익어갈 것 같았다.

매일 아침 마다 빨갛게 익은 뜰보리수를 한그릇씩 따냈다.
뜰보리수를 좋아하는 가족이 있어서
따다가 냉동에 얼려놓았다기 서울로 택배를 보냈다.

텃밭에서는 잡초이지만
야생화 도감에는 야생화로 기록되어 있으니까
일부러 텃밭 한켠에서 키우고 있었다.
식물 이름은 '지칭개'인데
어린잎은 나물로 먹는다고 한다.

당귀가 꽃을 피우면서
점점 무성해져가고 있었다.
뽑아내기에는 아까워서 그냥 꽃을 보고  있다.

텃밭 한켠에 만들어 놓은 작은 꽃밭에
보라색 꽃이 하루가 다르게 예쁜 꽃을 피우고 있다.

보라빛 꽃을 좋아하다보니

가지꽃도 예뻤고, 자주 닭개비  꽃도 예쁘기만 했다.

이른 아침에 텃밭에 나가면  활짝 꽃이 핀 모습에서

하루의 활력을 찾게 되는 것 같았다.

 

한달 전 4월에  씨를 뿌렸더니
어느새 이렇게 예쁜 꽃을 피워주고 있다.

어린시절에 살던 고향집 화단가에
여름이면 빼놓지 않고 예쁘게 가꾸던
아버지의 꽃 '한련화'가 생각나서 심어놨다.
기억 저편으로 아스라히 사라져가는 추억이지만
한련화는 지금도 여름이면 이렇게 예쁘게 꽃을 피운다.

고추밭 옆에 뽕나무 한그루가 있다.
이른 봄날에  거름을 잘해줬더니
아침마다  '오디' 열매로 건강식을 전해주는 나무이다.
굵직한 검은 열매 오디가 그렇게 맛이 있는 것인줄은
내가 농사를 지으며 따먹어보니 알 것 같았다.

 

까다롭기로 유명한 내 입맛을 만족 시켜준 오디는

유일하게 내가 따먹을 수 있는 열매중의 오직 단하나이다. 

산딸기도 먹을줄 모르고, 그 흔한 뜰보리수도 따먹지 않는...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켜주는 오디가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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