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뻐꾸기 소리 들리는 텃밭 풍경

nami2 2023. 5. 15. 22:37

이른 아침에 뻐꾸기 소리가 들려와서
봄날이 제법 성숙해져 가고 있는가 했더니
5월 초 부터 기다렸던 뻐꾸기는 초여름의 더위를 몰고 온듯...
뻐꾸기 소리 때문인지, 갑자기 여름이 된 것 처럼 아주 더웠던 오늘이었다.

늦으막하게 오전 10시쯤에 텃밭으로 나가서 일을 했었던 엊그제와는 달리
7시30분쯤의 아침 이슬이 촉촉하게 내려앉은 텃밭은 상쾌했으나
오전 9시가 넘어가니 이마에서 땀방울이 뚝뚝 떨어질 만큼 더웠다.

 

진짜 초여름이구나
텃밭에서의 좋은 시절은 다 갔구나
맥이 빠져나간다는 생각으로, 내일 아침 부터는 오늘보다 30분 일찍

오전 7시쯤  텃밭으로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니 그것도 스트레스가 된다.

올해 부터는 텃밭의 짜투리 땅에 꽃밭을 만들기로 했다.
공원이나 수목원에 가서도 제대로  볼수 없는

순수 우리 토종꽃을 심어보고 싶다는 생각인데
뜻대로 되지는 않겠지만 우선적으로 꽃씨를 뿌려놨다.
과꽃, 채송화, 봉숭화, 맨드라미...

 

꽃이 피려면 여름이 지나갈 무렵일 것 같아서
우선 꽂이 피는 '자주닭개비'를 심어놨더니
오늘 아주 예쁜 꽃이 피었다.
다른곳에서는 흔한 꽃이지만, 우리 텃밭에서는

처음으로 꽃을 피우니까 신기하고 예뻐보였다.

마가렛 꽃씨와 과꽃 씨를 뿌려놓았고
'자주닭개비와 범부채 '여름꽃을 심어놨다.

아는 지인에게 '모란' 한포기를 얻어다가 심었더니 가망이 없어보였다.

 

하얀 딸기꽃이 예뻐서 심어놨더니 딸기가 익어가고 있었다.
따먹기가 아까워서 그냥 바라만 보고 있는데
까치가 그냥 놔두려는지는 미지수이다.

카네이션꽃이 피고 있었고

한련화, 봉숭화, 접시꽃,맨드라미 까지
꽃이 피는 여름날을 설레임으로 기대해본다.

돌나물이 꽃이 노랗게 피려고 하는데
이미 꽃이 져버린 봄꽃들은 씨방을 만들고 있었다.
뫼제비꽃,양지꽃, 무스카리,수선화.....

가을 국화와 쑥부쟁이로 울타리를 만들어놨다.

해바라기,머위 ,국화,쑥부쟁이  그 틈새로

잡초이면서 야생화라고 불리는 '주름잎'도 가꿨더니

제법 예쁜 꽃으로 피고지고 하고 있다.

 

4월초에 옥수수 씨를 심어놨더니 싹이 나오면서 예쁜 모습이었다.

그런데 까치가  새싹을 모두 자른후 뿌리에 달린 옥수수 알갱이를

몽땅 먹어서 옥수수 농사 꽝을 만들어놨다.

 

그래서  다시 씨를 뿌리고 그물망으로 안전무장 해놓은 옥수수 밭이다.

옥수수 새싹이 나오는 요맘때, 까치는 웬수가 되고 죽일놈이 된다.
이제서 새싹이 나오고 있으니까 여름 끝날 무렵에나
옥수수를 따먹게 되지 않을까  어이없게 웃어본다.

이곳에는 까치가 옥수수를 건드리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잘 크고 있는 옥수수가 조금은 부족해서

옥수수 씨를 뿌렸더니 이제서 예쁘게 싹이 올라오길래

그물망을 할 수 없어서 풀잎을 뜯어서 모두 덮어놨다.

 

토마토 모종이 잘 크고 있다.

아삭이 고추와 꽈리고추 그리고 오이고추

요정도면 쌈장 찍어서 싫컷 먹지 않을까

고추농사 잘되라고 기원해본다.

 

애플수박도 정성을 드린 만큼 잘 크고 있다.

넝쿨이 올라갈 수 있도록 

밭에만 가면 매일같이 애플수박 넝쿨 올라가도록 만들고 있다.

 

풋호박과 애호박
넝쿨 올라가는 지지대를 땅에 고정시키느라 망치질을 하다가
손등을 내리쳐서  그 부상이 지금껏 진행중이다.

대나무를 땅에 고정 시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었다.

 

땡초 20포기를 심어놨다.

가시오이 4포기  다다기오이 5개 노각오이 2개
올해의 농사는 지난해보다 절반을 줄였다.

가지는 2포기만 필요했지만

중간에 돌아가실 것을 생각해서 4포기를 심어놨다.

일주일에 한번씩 비가 내리니까

쌈채소 종류는 감당이 안될 만큼 자라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제멋대로 자라는

들깨잎 모종을 주워다가 심어놨더니
제법 먹음직스럽게  자라고 있었다.

들깨가 마그네슘이 많이 함유 되었다고 하니까

생깻잎을 먹어보려고 열심히 가꿔볼 예정이다.

 

감자 ,대파 ,양파 ,강낭콩,당근, 부추,달래, 산나물(취, 부지깽이, 참나물)
텃밭은 매일 같이 나가는데도  할일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중에서 가장 힘든 것은 밭고랑의 풀 뽑는일이다.

텃밭 밭고랑 옆에 '당귀'꽃이 안개꽃 처럼 예쁘게 피고 있다.

텃밭 한켠에 심어놓은 뽕나무에 오디가 다닥다닥 익어가고 있었고
밭주인이 심어놓은 뜰보리수도 하나 둘 익어가고 있었다.
산딸기도 제법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지금은

5월 중순으로 넘어가는...
봄날도 아니고, 초여름도 아닌 어중간한 계절이다.

 

늦잠을 잘 수 없을 만큼, 아침 해는 6시 부터 환하게 단잠을 깨우고
이제서 나타난 뻐꾸기 녀석도

아파트 뒷곁 숲에서 스트레스가 될 만큼 모닝콜을 해주고 있었다.
미워해야 할지, 고마워 해야 할지 고민중인데

텃밭으로 일을 하러 가는 시간이 자꾸만 앞당겨지니까

느긋하게 아침시간을 여유부렸던 봄날이 그리워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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