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일기

봄소식을 전해주는 텃밭에서

nami2 2023. 1. 20. 22:17

봄소식이 전해지는듯...
봄의 전령사들이 하나 둘 꽃망울을 터트리고 있어서
겨울 끝, 봄의 시작인줄 알았는데 생각치도 않았던 한파가 온다고 했다.

오늘은 24절기 중 마지막, 스물 네번째 절기인 대한(大寒)이다.
大寒은 음력으로 섣달에 들어 있어서 한 해를 매듭짓는 절기라고 한다.
겨울 추위의 절정기라고 할 '대한' 추위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지역도 비켜가지 않을 것 처럼 꽤 추워지기 시작했다.


들판에서는 매화가 예쁘게 피고 있는데, 동장군이 기승을 떨 것이라고 하니까
겨울이 끝나가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설명절 차례상에 올릴 삼색나물(고사리, 도라지, 시금치) 중

파란색깔 나물인 시금치가 필요해서 텃밭에 나가보았다.
이제껏 큰 추위가 없어서인지 시금치는 뜯어 먹을 만큼 자라고 있었다.
겨울 채소로 손색이 없는 시금치는 월동채소 중의 으뜸인듯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싱싱하게 자라고 있는 모습이 예뻐보였다. 

설명절에 시금치나물과 봄동전을 부치려고
텃밭에서 뜯어왔더니 제법 먹음직스러웠다.

겨울 동안 두번의 기제사에 시금치 나물을 올리고나서
명절 차례상에  또 올릴수 있을까  염려해서 밭에 가봤더니

예쁘게 자라고 있어서 한접시 올릴 만큼은 뜯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다지 큰 추위는 없었다고 했지만
그래도 밤의 기온은 영하의 날씨였는데
뜯을 수 있을 만큼 자랐다는 것이 신기하고 고마웠다.

어린 시금치 중에서 큰 것만 골라서  뜯는 일도

추운 겨울이었기에 더욱 재미있었다.

추위로 제멋대로 망가져 있는 유채도
망가진 줄기 속에서 어린싹이 예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이
봄이 머지않았음을 알려주는 것 같았다.

텃밭 한켠에서 쑥이 눈에 띄였다.
햇볕 따뜻한 날에

쑥 뜯어다 국을 끓여도 될 것 처럼 예쁜 모습이었다.

얼었다 녹았다 ,추위로 얼어버린 흙속에서 보물 찾기하듯 ...
이곳저곳 밭고랑을 기웃거려보니 '냉이'도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맘때는 냉이를 뜯어다  '냉이무침'을 했었는데

올해는 무엇이 그리 바빴는지, 이제서 냉이 구경을 해봤다.

 

쪽파 밭 속의 냉이도 제법 먹음직스럽게 커가고 있었다.

명절에 '봄동전'을 부치려고 봄동 한포기도 뽑아냈다.
그냥 쌈으로 먹어도 맛있을 것 같았지만

명절이 지나고나서 한포기씩 쌈으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11월 중순에 씨를 뿌렸던 상추가
겨울 추위속에도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라고 있다는 것이 볼수록 신기했다.

봄3월에는 분명 맛있는 보약이 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상추밭에서 추위로 인해  상추가 모두 전멸을 했는데
그 중에서 살아남은 상추가  예뻐보였고 대단해 보였다.

앞으로 닥칠 추위도 끄떡 없을 것 같았다.

왜냐하면

추위에서 살아남은 상추는 더이상 얼어죽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청경채가 겨울동안 이렇게 예쁘게 클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추위에 강인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어떤 채소든지 추위를 이겨내면 보약이 된다는 것인데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예쁘고 대견했다.

 

텃밭지기가
명절에 쌈배추를 먹는다고 배추를 뽑고 있었다.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추위를 이겨낸 배추는

분명 보약이 되었으며, 맛이 고소하고 달착지근하다는 것이다.

텃밭 한켠의 매실나무에서  꽃이 피고 있었다.
매화 향기가 추운  들판에 은은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음이

혼자서 즐기기에는 아깝기만 했다.

만첩 백매화의 모습이 참 예뻐보이는 겨울 들판에서  

아직은 추위 때문에 애잔하게 보여졌다.

텃밭으로 가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려보니

청매화도 피고 있었고, 백매화 꽃망울도 예쁘게 커져가고 있는데
아직은 빨간 홍매화의 모습은 찾아볼수가 없었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홍매화도 볼 수 있겠으나

날씨가 엄청 추워진다는 것이 걱정스럽기는 했다.

그러나 하얀 눈 속에서도 꽃이 피는 매화이니까
큰 추위 역시 꿋꿋하게 잘 버텨줄 것이라고, 들판의 매화를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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