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도록 꽃을 찍으러 다녔고, 가는 곳마다 자주 만나는 이 꽃의 이름이 궁금해서 무척 답답한 마음은
꽃이 지고, 초여름이 시작 되어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을 것만 같아서 다시한번 사진을 올려봅니다.
5월이 오면 항상 '도종환 님의 오월편지' 시가 생각이 나서 시 한편 적어봅니다.
그리움이 물씬 풍기는 이 꽃을 보면서
늘, 오월이면 느껴지는 시린 가슴을 달래볼까 합니다.
오월 편지 - 도종환 -
붓꽃이 핀 교정에서 편지를 씁니다.
당신이 떠나고 없는 하루 이틀은 한 달 두 달 처럼 긴데
당신으로 인해 비어 있는 자리마다 깊디 깊은 침묵이 앉습니다.
낮에도 뻐꾸기 울고, 찔레가 피는 오월입니다.
당신이 있는 그곳에도 봄이면 꽃이 핍니까.
꽃이 지고 필 때마다 당신을 생각합니다.
어둠속에서 하얗게 반짝이며 찔레가 피는 철이면 더욱 당신이 보고싶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은 다 그러 하겠지만
오월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가 많은 이 땅에선
찔레 하나가 피는 일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 세상 많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을 사랑하여
오래도록 서로 깊이 사랑하는 일은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 생각을 하며 하늘을 보면 꼭 가슴이 메입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서로 영원히 사랑하지 못하고,
너무도 아프게 헤어져 울며 평생을 사는지 아는 까닭에
소리내어 말하지 못하고, 오늘처럼 꽃잎에 편지를 씁니다.
소리없이 흔들리는 붓꽃잎처럼 마음도 늘 그렇게 흔들려
오는 이 가는 이 눈치에 채이지 않게 또 하루를 보내고
돌아서는 저녁이면 저미는 가슴 빈 자리로 바람이 가득 가득 몰려 옵니다.
뜨거우면서도 그렇게 여린 데가 많던 당신의 마음도
이런 저녁이면 바람을 몰고 가끔씩 이 땅을 다녀 갑니까
저무는 하늘 낮달처럼 내게와 머물다 소리없이 돌아 가는 사랑하는 사람이여!
유난히도 꽃을 좋아 하셨던 부모님! 어제는 어버이 날이었습니다.
가슴 한 켠이 무너지는 느낌을 받았던 5월의 어느날
산에다 어머니를 혼자 남겨 놓은채 돌아서는데, 찔레꽃향기와 함께 뻐꾸기소리가 들렸었지요
어머니를 산비탈에 혼자 남겨 놓고 돌아와 상식(喪食)을 올리기 위해 상복을 입은채 시장으로 갔을 때
시장에 쏟아져 나왔던 온갖 산나물들을 보고,흘렸던 눈물은 지금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환갑을 막 지낸 어머니가 떠나가시던 그해의 오월도 꼭 이맘때 였었지요.
오월이 오면 시리도록 아픈 가슴은 세월이 흐른 올해도 똑같은 느낌이 듭니다.
꽃을 좋아 하시던 어머니 기일날에 이 꽃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은데, 아직도 이름을 알수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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