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째 날씨는 또다시 변덕스러움으로 바뀌었다. 우중충한 날씨에 안개비는 계속해서 내리고 세찬 바람 까지 동반한 탓인지 으시시 춥다는 느낌의 4월 중순에 꽃들은 여전히 예쁘게 피고 있었다. 먼곳으로 여행 떠난 야속한 사람의 기일 제사를 지내고나서 안부 전하기 위해 머물고 있는 그 숲으로 가는 길에 마침 초파일을 앞두었기에 절집에 들려서 극락왕생 연등을 달기 위해 접수를 하고 돌아서는데, 기분은 그다지 즐겁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제는 마음을 비워야만 하는 일이기에 편안함으로 연등을 접수했지만 그 연등이 붉은 등이 아니라 하얀 연등 이라는 것이 늘 마음을 서럽게 했다. 그 숲으로 가는 길은 공교롭게도 안개비가 계속 내려서 마음까지 스산하게 했다. 가는 날이 장날...기일 젯상에 음식과 술 한잔 올리고 절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