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이 초하루였지만, 차례 모시고, 손님 치르고, 이것 저것 할일이 많다보니
절에 갈 정도로 여유롭지가 못해서, 음력 초이틀인 오늘 절에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기왕에 통도사에 갔으니, 활짝 핀 홍매화(자장매)도 구경하고
이곳 저곳 암자를 다니면서, 이맘때 땅위를 비집고 나오는 노란 복수초를 찾아보기로 작정하고 길을 나섰는데...
명절 다음날이면서 음력으로 초이튿날의 날씨는, 차거운 바람이 눈꼽 만큼도 없는 영상20도였다.
산속이지만 겨울 끝자락의 날씨가 춥지 않을까 해서 약간 두꺼운 옷을 입고 나온 많은 사람을 포함한 나까지
진짜 미치고 환장할뻔한 표정들이었다.
얼마나 더웠으면 모두들 손에 옷을 벗어들고... 개울가에서 발을 담그는 사람들도 보았다.
코로나로인해서 어떻게 되어버렸을 것 같은 세상에서 날씨마져 미쳐가는 것은 아닌지?
황당한 하루였었다.
약간 미세먼지가 있는듯, 통도사 산내암자 '보타암'에서 바라본 영축산은 선명하지 못하고 뿌였기만 하다.
날씨가 점점 봄날로 향하고 있다보니, 암자 주변은 온통 매화 향기로 가득했다.
보타암 약사전 앞의 홍매화도 점점 예쁜 모습으로 장식되는 봄날 같은 겨울날이다.
보타암의 부처님!
누군가 그려놓은 보타암 뜰앞의 기왓장에도 예쁜 봄이 찾아오고 있다.
보타암으로 가는 길의 홍매화!!
통도사 성보 박물관 앞의 홍매화!!
날씨가 화창하다못해 너무 덥다고 생각하니 산속의 암자 주변에도 온통 화사한 매화 풍경이다.
설명절이 지나자마자 완연한 봄이 되는 것은 아닌지
이런 날씨(영상20도)가 계속 된다면, 2월말쯤에 벚꽃이 피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통도사에 갔다가 전각의 부처님들을 모두 뵙고 시간이 남길래
이른 봄에 땅위를 비집고 올라오는 노란복수초를 찾아보기 위해서 암자 주변을 서성거려보기로 했다.
짧은 겨울해 같으면 엄두도 못낼일이지만, 해는 점점 길어지고, 날씨는 화창해져서
봄꽃들이 예쁘게 피어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우선 가까이에 있는 산내암자 취운암 꽃밭을 샅샅이 뒤져본후
취운암 뒷산 너머 작은 암자, 수도암으로 갔었지만, 복수초는 그림자 조차도 없었다.
다시 발길을 돌려서 마지막으로 '보타암' 대문안으로 들어가서 꽃밭을 살폈더니
그동안 꿈속에서도 만나지 못했던 복수초를 드디어 만났다.
3년 동안 아무리 찾아봐도 볼 수 없었던 복수초!!
진짜 반가웠다.
땅위를 비집고 올라오는 신비스러움의 노란 복수초를 기대했는데
이곳 암자에 있는 복수초는 종류가 다른듯.... 그래도 반갑고 예뻤다.
복수초는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며. 가지복수초, 가지복소초, 눈색이꽃, 복풀이라고도 하고
또 지방에 따라 얼음새꽃, 원단화라고도 한다.
중국에서는 눈속에 피는 연꽃 같다고 해서 '설연'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고 했다.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에 분포한다.
땅위를 비집고 올라오는 복수초의 모습....
털을 달고 나오는 것 처럼, 생각했던 복수초의 모습은 아니지만....
밋밋하게 땅위에서 올라오는 노란꽃이 아니더라도 그래도 예쁘고 반가웠다.
복수초의 꽃말은 '영원한 행복'이라고 한다.
이른 봄 눈 속에서 피는 꽃 중의 하나가 '복수초'이다.
매화 만큼이나 강인해보이는 복수초는 눈이 쌓여도 꽃이 오므라들지 않는 모습이 매력적이다.
복수초를 시작으로 야생화 찾아 나서기로 시간을 보낼 생각을 하니 괜히 마음이 설레인다.
올해는 꼭 복수초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으로, 발바닥이 화끈거릴 만큼 암자를 돌아다녔더니...
헛수고가 되지 않은듯, 마지막 찾아간 세번째 암자에서 만나게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해본다.
복수초는 복을 받으며 장수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데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중국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일본에서는 새해에는 복수초를 선물하는 풍습이 남아 있다고 한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통도사 수도암 가는 길 (0) | 2021.02.19 |
---|---|
통도사에 활짝핀 홍매화 (0) | 2021.02.14 |
통도사 산내암자 서축암 (0) | 2021.02.05 |
통도사 산내암자 '자장암' (0) | 2021.02.02 |
통도사의 겨울 (0) | 2021.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