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다고 강조하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도
1월이 되면서 본격적인 강추위가 계속되는줄 알았었다.
그러나 며칠 정도 많이 추웠다고 했었더니
어느새 봄눈 녹듯...사라져 가는 어정쩡한 추위를 느끼면서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한다는 투덜거림에는 은근한 불만이 있었다.
영하10도~11도 라는 강추위를 몰고왔던 동장군의 위력은
딱 며칠동안의 맛보기 식으로 끝을 내고 말았는데
예쁘게 피고 있었던 애기동백꽃들만 추위로 상처를 입혔던 것 같았다.
겨울이라서 떡국이나 청국장을 자주 끓여 먹다보니
대파가 많이 필요해서 텃밭으로 대파를 뽑으러 갔었는데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는 한겨울 대파는
여전히 잘 자라고 있었으나 상추는 모두 얼어 죽은듯 널부러져 있었다.
뿌리만 멀쩡하면 곧 또다시 싹을 틔우겠지 했으나
아직은 예측 못하는 한겨울이라는 것에 장담은 할 수 없을 것 같았고...
어쩐일인지 영상 2~3도의 날씨가 갑자기 영상10도가 되는 것도 기가막혔다.
좀 더 추워져야 겨울옷을 제대로 몇번 더 입을 수 있겠건만
이대로 봄을 부르는 것은 아닌가, 재미없어지려고 하는 요즘 날씨였다.
들길을 걷다보니 어느새 매화 꽃망울이 좁쌀만하게 부풀고 있었다.
아직은 더 많이 추워지길 바래면서
매화 꽃망울을 찾아 다닌다는 것이 모순은 아닌가 내 자신을 힐책하면서도
언제쯤 활짝 핀 매화를 볼 것인가를 생각하며 들길을 걷는 내가 우습기만 했다.
집 주변의 애기동백꽃들은
지난번 강추위에 엄청 상처를 입었다.
추위에 얼었다가 녹아내린 꽃들은
후줄근한 모습에 빛이 바랜 모습이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양지 바른 곳의 애기동백꽃은
추위에도 타격을 입지 않은듯
여전히 예쁜 모습이었다.
꽃이 피는 위치를 잘 만난듯한
이곳의 애기동백꽃들은 복 많이 받은 듯
한겨울에도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해안가의 갯국화는
어찌된 일인지 강추위에도
흩으러짐 없이 여전히 예쁜 모습이었다.
추위 때문인지
갯국화 잎이 단풍이 들으니까 더 멋져보였다.
거센 바람을 막아줄 수 있는
해안가에 듬직한 갯바위만 있더라도
갯국화의 겨울나기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았다
하얀 눈도 볼 수 없고
고드름이나 얼음도 볼 수 없는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 주변에서도
엊그제 강추위 였을때 얼음은 볼 수 있었다.
얼음장 밑으로 흐르는 물소리가
듣기 좋았던 아주 작은 실개천이다.
길을 걷다보면 곳곳에서
영하11도를 겪으면서도 꿋꿋하게
꽃이 유지되고 있었음을 볼 수 있었다.
길 위에서 만난 '남천'열매
파란 잎사귀에 다닥다닥 ~~
빨간 꽃이 핀듯한 '먼나무' 열매가 예뻤다.
마른 풀잎 위에 보석 같은 '배풍등' 열매
그러나 쪼글쪼글한 빨간열매가
지금이 겨울이라는 것을 알 것 같았다.
이상한 기온이었던 지나간 여름날에
집안에 있던 제라늄들이 거의 널부러졌었다.
집 베란다에서 겨우 살아난 제라늄들 중에서
딱 한포기만 꽃이 피기 시작했다.
15일에 꽃 한송이씩 피우는 것이
너무 기특하고 예쁘고 대견했다.
2개월 동안 4송이의 꽃을 피우고 있다.
며칠 전에 저녁 5시 40분 쯤
아파트 소공원에서
걷기운동을 하다가 바라본 하늘이다.
그때는 하늘의 달이 손톱만했었는데
어느새...
오늘 저녁에 보름달을 볼 수 있었다.
겨울나무 위로 저무는 하루가 멋졌다.
걷기운동을 마친 6시20분
아파트 계단 위의 감나무가
어둠속에도 아주 예쁜 모습이다.
오늘은 음력12월 보름날이다.
소나무 틈새로 모습을 드러낸 보름달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신비스러웠다.
어쩌면 늦은 오후에
걷기운동 하면서 바라본 것들은
뭐든지 신기했고 멋지기만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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