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시간들이 조금 천천히 와줬으면 했으나 또다시 새해는 밝아왔다.
한치 앞도 모르는 세상살이에서
암울하고 가슴 아프고 마음 짠한 일이 일어났어도 비켜갈 수 없는 시간들속에서
또하나의 새로운 역사 2025년이 시작된지 어느새 하루가 지나고 있다.
새해를 맞이한 그 하루의 시간은 참으로 바쁘기도 했었다.
그냥 푹 자버렸으면 일출을 보려고 새벽에 일어나지도 않았을텐데...
공교롭게도 오늘 따라 일찍 눈을 뜬 것은 새벽 5시30분이었다.
제발 날씨가 흐려서 해안가에 나가는 것을 방해 하길 바랬으나
마침 날아든 문자 메세지는 일출 볼 수있는 맑은 날씨라고 부추겼다.
집 앞에서 6시50분 마을버스를 탔다.
해안가 까지 5분 정도 소요되지만, 7시가 지난 후 버스를 타게 되면
일출 인파속에서 자리를 잡지 못할 것 같아서 일찍 부터 서둘렀다.
해안가로 달려가는 자동차 행렬속에서 마을버스는 나중에라도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인지 노선변경 까지 했다.
이곳은 동해남부 해안가였기에
일출을 보러 전국에서 몰려올 정도여서 해안가는 아수라장이 된듯 했다.
그래도 집 앞에서 마을버스로 5분 거리에 있는 일출 명소였으므로
특혜를 받은듯한 나는, 느긋하게 일출이 잘보이는 곳으로 찾아갔다.
늘 주말에 알바하러 가면서 다녔던 해안 산책로 데크길은
인산인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엄청난 인파로 발디딜 틈도 없이 꽉찼다.
동해남부 바다의 일출 명소가 있는 기장 해안 전체는 갈맷길 1구간인데
내가 살고 있는 집 주변의 해안가는 갈맷길 1코스 2구간이었다.
정확하게 7시 31분
해는 수평선 위로 아름답게 떠오르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박수를 쳤고
이곳 저곳에서 사진 찍는 소리만 계속 들려왔다.
2025년 새해 첫날 일출 장면이다.
마을버스 내려서 해안 산책로 데크길에 갔더니
수평선 저쪽은 완전 붉은 모습이었고
오늘 만큼은 해무도 없었고, 구름도 없었다.
오전 7시 6분이었다.
7시21분
수평선은 더 붉어졌고
갈매기가 제법 많이 날아다녔고
아침 조업하는 고깃배들이
바다로 나가는 모습도 계속 보였다.
드디어 7시 31분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해마다 새해 첫날에 바라보는 일출인데
올해는 수평선 주변에 구름 한점 없다는 것이
황송하기 까지 했다.
오전 7시 32분
해가 점점 더 예쁜 빛을 발산 했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울릉도 독도이며 7시 30분이라고 하는데...
그밖에
정동진 일출은 7시38분
태백산 일출은 7시36분
변산반도 일출은 7시42분
서울 하늘공원 일출은 7시46분이라고 했다.
7시 33분 되니까
해는 수평선 위로 완전하게 떠올랐다.
울릉도 독도 일출이 7시30분이고
울산 간절곶 일출은 7시31분이며
포항 호미곶 일출은 7시32분...
그렇다면 이곳 기장 해안가는
7시31분에 해가 떴으니까
울산 간절곶과 같은 시간으로
전국에서 두번째로 해가 일찍 뜨는 곳이 된다.
7시 34분이 되니까
수평선 위로 해가 둥글게 더 올라왔고
아름답기 까지 했다.
7시 36분
수평선 주변이 더 빛나보였다.
7시38분에는 장소를 옮겨봤다.
7시41분
해가 제법 밝은 빛으로 떠오르니까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7시 42분
수평선에서 해가 떠오른지 10분이 지났다.
황홀하다는 느낌의
아침 해는 멋스럽고 아름다웠다.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간 아침 바다는
언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가 할 정도로
평화스럽게만 보여졌다.
나 또한 빨리 집으로 가서 밥 한숟갈 먹은 후
통도사행 버스를 타야했다.
새해 첫날의 통도사 부처님 뵈러 가는 것도
아주 중요했기 때문이다.
새해 첫날에 일출 보러 가느라 잠 설치고
길이 먼 통도사 다녀오느라 바빴고...
어찌나 하루가 바빴었던지?
새해 첫날의 발걸음 수는 18,500보 였는데
웬일인지 피곤하지도 않고, 다리가 아프지도 않았던
2025년 새해 첫날은 그렇게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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