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무더운 가을날의 예쁜 야생화

nami2 2024. 9. 6. 22:46

날씨는 여전히 들쑥날쑥 변덕이 심한 계절인 것 같았다.
일교차도 너무 심해서 한밤중 부터 새벽 까지는 전형적인 가을이지만
해가 뜨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듯이 다시 폭염의 시간들로 할말을 잊게 한다.

요즘은 가을채소 특히 배추 모종을 심어야 하는 시기인데
사람들은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는지 괜한 스트레스로 골머리를 앓는 것 같다.
9월 10일 이전 까지는 배추 모종을 심어야만
11월 중순에는 속이 꽉찬 맛있는 배추를 수확하게 된다는데...
한낮 기온이 여전히 폭염이므로 심어 놓은 어린 배추들이
견디지 못한채 자꾸만 못쓰게 되는 낭패가 반복되는 것 같았다.

배추는 빨리 심어서 어느 정도 키워야 하는 것 때문에 마음은 바쁜데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어정쩡한 날씨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도 크나큰 스트레스가 되는 것은 아닌가

은근히 화가 나기도 했다.

한낮은 폭염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불어오는 서늘함 때문인지
들길에서 만나는 야생화들은 거의 가을에 볼 수 있는 풀꽃들이었다.
자연에 순응하며 살고 있는 야생초들을 보면 진짜 가을은 어디만큼 와있는가?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인데...
괜한 성급함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역시 인간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봤다.

늦은 오후 시골동네 한바퀴를 걷고 있는데
담장 옆에서 다소곳하게 피고 있는
하얀 박꽃을 만나게 되었다.

누군가 꽃을 보기 위해 심어놓은 것인지는 모르나
계절적으로 박이 매달릴 시기는 아닌듯...
그냥 오후 늦게 꽃이 피는 박의 습성으로
예쁘고 귀한꽃을 봤다는 것만으로도  반가웠다.

어느집 대문 옆에서 예쁘게 꽃이 핀 백일홍이
발길을 멈추게 했다.
폭염이 어느 정도 사그러들었기 때문인지
백일홍꽃도 참 예뻐보였다

걷기운동으로 시골동네 한바퀴는
언제든지 지루하지 않는 즐거움이었다.

5월~ 6월에 꽃이 피는 자귀나무꽃도
지금 계절이 6월인듯 착각을 했나보다.
하나 둘 피기 시작하는 모습이
조금은 어색해보였으나 예쁘기는 했다.

풀숲에 익모초꽃이 제법 군락을 이뤘다.
가을꽃인지 여름꽃인지는 알수 없으나
요즘 제법 익모초꽃을 보게된다.

익모초는 한방과 민간에서는
거의 모든 부인병에 약재로 쓴다.
꽃말은 '고생끝에 즐거움이 온다' 였다.

풀벌레 소리가 제법 들리기 때문인지
풀숲에 '이삭여뀌' 꽃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확실한 가을임을 이삭여뀌가 말해주는 듯 했다.

 

꽃이 이삭처럼 매달리는 여뀌라서
지어진 이름이라고 한다.
꽃말은 '신중 ,숙원 ,마음씀'이다.

꽃은 예쁜데...
꽃이름은 기가막혔다.
도둑놈의 갈고리'라는 이름이 어울릴까
의아해봤으나
어쩔수 없이 그 이름을 쓸수밖에 없었다.

열매가 익으면 짜증날 정도로 옷에 달라붙기 때문에
도둑놈 심보라서
도둑놈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열매가 갈고리 모습의 가시가 있기 때문에
도둑놈의 갈고리가 되었다고 한다.
도둑놈의 갈고리 꽃의 꽃말은 '흥분'이다.

싸리나무꽃이 하나 둘 눈에 띄었다.
새롭게 피는 것인지, 여름에 피었던 것인지
가을에 만나보니 더욱 예뻐보였다.
꽃말은 '생각 ,사색, 상념'이다.

가을 바람이 불기 때문인지
낭아초꽃이 자꾸만 피고 있었다.

낭아초는 낙엽활엽성 반관목으로
해안가 따뜻한 곳에 서식한다.

낭아초의 꽃말은
신의,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꽃이라고 한다.

꽃이 핀 것 처럼 예쁜 열매는 구지뽕열매 이다.

구지뽕나무는 뽕나무과에 속하며 낙엽활엽소교목이다.
주로 아시아의 온대 지역에서 자란다.

구지뽕 효능은
면역력 강화 혈액순환 개선 항산화 효과
혈당조절 시력보호 스트레스 완화...등등

구지뽕 열매는 생으로 섭취하거나
쥬스 잼 젤리 등을 만들어 먹을수 있다고 한다.

여름도 아니고 가을도 아닌 어정쩡한 계절인데
왜 이렇듯 낙엽이 떨어지는 것인지?
요즘 세상은 뭐하나 마음에 드는 것이 없다.

 

정작 단풍 들 시기에는 나무들은 완전 나목이 된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은...
그저 사그러들줄 모르는 폭염만 제발 사라졌으면 하는 바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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