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가을이 익어가는 계절에

nami2 2024. 9. 4. 22:32

텃밭에 다녀오면서

아파트 후문을 들어서는데 이상한 냄새가 코 끝을 자극했다.
무슨 냄새인가 주변을 살펴보니, 후문 앞의 여러 그루 은행나무에서
노랗게 익은 은행 열매가 바람에 제법 많이 떨어져 있었고

오고가는 사람들에게 짓밟힌 열매의 알갱이가 밖으로 빠져나오면서

아주 고약한 냄새를 풍기게 했다.
그러나 은행 알갱이의 꼬름한 냄새가 그다지 역겹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가을이 왔음을 알리는 전령사 같은 존재였기에 그냥 반갑기만 했었다.

8월 한달이 얼마나 지독하게 더웠으면, 9월의 시간이 흘러가더라도
끝내 폭염은 멈추지 않을줄 알았는데....

어느덧 서늘한 가을바람에

푹 익은 은행 노란 열매가 떨어져 뒹군다는 것이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다.
역겨운 냄새가 숨을 막히게 하더라도 노랗게 익어서 떨어지는 은행열매

그리고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툭하고 떨어지는 도토리 열매들은...

 

이렇듯 9월의 달력 한장 넘긴지 이제 겨우 4일째인데
이곳 저곳에서 익어가는 열매들의 예쁜 모습과 함께
초가을의 풀벌레 소리가 더욱 요란해짐이 정겹다는 생각일뿐...
뒤척이는 밤일지라도 절대로 풀벌레 소리는 소음공해가 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이미 가을이 우리곁에 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파트 후문 옆의 작은 소공원에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꽃사과 나무 열매들이
빨갛게 익어가는 예쁜 모습이 눈에 띄였다.
이제는 완전히 여름이 끝난 것인가?
가을이라는 단어에 그냥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닥다닥 잘 익어가는 열매들이
어느새 저렇듯 예뻐졌을까?
그동안 지독한 폭염 때문에 주변을
살펴 볼 겨를도 없었음이 우습기도 했다.

5~6월에 꽃이 피는 해당화를 만났다.
아직도 이렇게 예쁜꽃이 핀다는 것이
반갑고 신기했다.
해당화의 꽃말은 '미인의 잠결, 온화'였다.

해당화 열매들이 제법 성숙한 모습이다.
시골동네 주변에서 해당화를 키우는 것이
열매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해당화 열매는 약용으로 사용한다고 했다.

시계꽃이 제법 울타리 주변을 가득 메웠다.
초여름 부터 쉬지않고 피던 꽃들이
이제는 서서히 열매를 맺고 있었다.
시계꽃의 꽃말은  '성스러운 사랑'이다.

시계꽃의 열매가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다.

시계꽃은 남아메리카의 '브라질및 아르헨티나'가 원산지이다.
상록성 덩굴식물인데...시계꽃의 잘 익은 열매는  
쥬스, 젤리, 샤벳, 아이스크림, 샐러드 소스 등에 이용한다고 했다.

들길을 지나면서 자주 눈에 띄는

무화과 열매가 잘 익어가고 있었다.

 

주인이 없는 야생 무화과 덕분에
한 두개 따서 맛을 봤더니
내 입맛에는 그다지 별 느낌은 없었으나

좋아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고 한다.

무화과 원산지는 지중해 동부지역이며
재배한지 가장 오래된 작물 중 하나라고 한다.

무화과 열매는 단맛이 강하여
날로 먹거나 말려서 먹는데...
외국에서는 디저트, 잼에 이용하며
커피의 향미를 주기 위해 무화과 열매를 사용한다고 했다.

지난번에 들판의 어느집 텃밭에서
목화를 만난후 다시 가봤더니

꽃이 져버린후 그 자리에 열매가 많이 달려있었다.

예전에는 시집 보낼 딸이 있는 집에서는
꼭 목화를 심었다고 한다는데
요즘은 그냥 재미삼아 몇 포기 심는 것 같았다.

목화꽃은 흰색과 분홍색이

단아하게 예쁜 모습이며

 

목화 꽃말은

어머니의 사랑, 당신은 기품이 높다' 였다.

목화꽃을 봤던 사람들이 모두들

예전 어릴 때 목화 열매를 먹어봤다는 소리를 해서
한개 정도 맛을 보려고 열매를 따봤더니
목화 열매에서 하얀 털같은 것이 나왔다.

 

예전에도 시간이 흐르면 이 열매에서

솜이 나온다는 것이 신기하게만 여겨졌었다.

목화는 성숙한 종자에서 열매가 벌어져서 솜이 나타나므로
쉽게 목화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씨를 덮고 있는 털을 솜으로 사용하며
그 속에서 나오는 씨로는 기름을 짜기도 하는데
목화를 채취하고 남은 줄기는 겨울철 땔감으로 사용하므로
목화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중요한 농작물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