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는 부산 기장군 기장읍 시랑리 동암마을에서
서암항이 보이는 기장읍 연화리 입구 까지 이어진
2.1km의 산책로라고...이정표에 적혀 있었는데
우리집은 정반대로 서암항을 지나서 대변항구 쪽에 있었기에
연화리 입구 서암마을에서 시작되는 해안 산책 코스를 걷게 되었다.
그곳에서 해안길을 따라서 20분을 걸으면 해광사 용왕단 앞이고
용왕단 주변에서 울창한 숲길을 따라서 걷다보면
아난티코브 힐튼 호텔 앞의 해안길을 지나면서
동암마을 선착장 까지 걷게 되는 긴 산책길이었다.
무더운 여름날에 미련스럽고 무모하게 해안길을 걸었던 이유는
36도의 불볕 더위가 견딜 수 없다보니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서는
너무 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걷기운동 핑계 덕분에 만나고 싶었던 순비기나무꽃도 찾아봤고
또한, 용광로 처럼 뜨거운 열기속의 한여름 해안가에서
갸냘프게 꽃을 피우고 있는 갯야생화를 만나다보니
바다 수평선 저 너머에서 불어오는 해풍의 고마움을 느끼면서
덕분에 마음 속 까지 시원했었음을 자랑해본다.
오시리아 해안 산책로를 걷다보니
멀리 기장 연화리 서암항 등대가 보였다.
무더운 여름날에 저곳에서 부터
땀흘리면서 걸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해도 대견했었다.
이런때는 자화자찬 하는 것도 괜찮았다.
아난티브 힐튼호텔 주변의 해안가인데
사계절 내내 갯야생화가 많은 곳이라서
날씨가 무덥거나말거나
야생화 보물찾기를 해봤던 곳이다.
이름모를 야생화라고 생각했던 예쁜 꽃은
어린 '낭아초'였다.
이 녀석들이 2m 까지 자란다고 하니까
새삼 신기해보였다.
낭아초는 남부지방의 낮은 지대
해안가의 따뜻한 곳에서 잘 자라며
꽃말은 '사랑의 노래를 부르는 꽃'이다.
거의 꽃이 지고 있는 '갯패랭이'도
아직은 예쁜 모습이었다.
바위 틈새에서 노란 꽃을 만났다.
'갯돌나물' 꽃이라고 했다.
바닷가 바위 위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우리나라 전라남도 관매도에서 자생하는
특산물이라고 한다.
숲길에서 많이 보이는 '사상자'와
비슷한 꽃이 바닷가에도 엄청 많이 피고 있었다.
알고보니 '갯사상자'였다.
갯사상자는 우리나라 중부이남에서 자라며
황해도 및 강원도 까지 올라가고
바닷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다.
갯사상자 꽃말은 '고백'이다.
순비기나무꽃의 꽃말은 '그리움'이다.
요즘 해안가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꽃은
며느리 밑씻개풀이다.
어찌나 많았던지?
가시덤불에 발목이 긁힐 정도 였다.
꽃이름에 비해 꽃은 예뻤는데...
꽃이름을 만든 사람이 그저 유감스럽다.
꽃말은 '시기, 질투'이다.
해안가 풀숲에서 무릇꽃을 만났다.
꽃말은 '강한 자제력, 자랑' 이다.
해안가에서 두번째로 많이 보이는 꽃은
털질경이 꽃이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몽골 러시아 인도에 분포한다.
꽃말은 '끈기와 건강'이다.
누군가 수평선을 향해서
소원을 빌었던 흔적들이 경건하면서도
재미있어 보였다.
돌무더기, 돌탑 ...
돌 하나에 깃든 마음속의 염원이
꼭 이루워지길 바래본다.
동암마을 선착장에서 바라본 바다 저쪽
산기슭에 '해동용궁사'가 보였다.
이곳은 관광사찰로 유명한 곳이라서
10여년 전에 한번 다녀왔던 기억이다.
동암마을 선착장에서 고깃배를 타러 가는 곳인듯...
계단 밑은 시퍼런 바닷물이 넘실거렸다.
순간 무섭다는 생각뿐이었다.
동암마을 선착장에 서있는 빨간등대 주변으로
저녁 노을이 물들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6시가 조금 지나갔다.
해운대 해수욕장을 비롯해서 부산 시내의 해수욕장들은
무더위로 인해서 전국의 관광객들이 인산인해 일텐데...
동암 마을 선착장 주변의 어촌은 참으로 평화스러워 보였다.
사람들의 분주한 발걸음으로 북적이는 곳 보다는
한적한 어촌이 내게는 딱이었기에
한참동안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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