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복이 지나고 나니까 아주 지독한 더위가 정말 숨막히게 했다.
조금만 움직거려도 흘러나오는 땀방울은...
이것이 진짜 삼복더위의 무더위가 아닌가 마음까지 비우게 된다.
나무 위의 매미는 제 철을 만난듯, 시끄러움도 소음공해가 되겠지만
이것도 여름날의 자연의 소리라고 생각하면서
그 자체를 즐겨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어느새 생각치도 않았던 '상사화' 꽃이 하나 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꽃이 피는 상사화를 보니 무더위는 절정인 것 같았다.
그래도 선선한 이른 아침(5시30분)에 들판 길을 걷다보면
흠뻑 내려앉은 이슬방울들이 참 예뻐보인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렇기에 가을 바람이 어디선가 불어올 것 같은 착각으로 기대를 해보지만
일단 지금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겉잡을 수 없이 흐르는 땀방울은...
참으로 부담스런 계절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은 아주 무더운 여름날이다.

정글속 처럼 가시덤불이 뒤엉킨 풀숲에서
독불장군 처럼 우뚝 서있는 꽃을 만나게 되었다.
진짜 생각치도 않았던 꽃이었기에
신기해 하면서도 반갑기만 했다.
아주 더운 여름날에 꽃이 피는 상사화였다.

상사화는 수선화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풀인데
잎과 꽃이 절대로 만날 수 없는 슬픈 운명을 지닌 식물이기에
그냥 예쁘다는 느낌보다는 알 수 없는 애잔함도 있다.
꽃밭에서 무성하게 자라던 푸른 잎이
어느 순간 사라져 버리면 꽃 필 때가 다가옴을 느낀다.
잎도 없이 우뚝 꽃대 하나가 올라와서
꽃을 피우는 그 모습도 참 외로워 보였다.
상사화의 꽃말은 '기대, 순결한 사랑'이다.

무더운 여름날에
하나 둘 자꾸 꽃을 보이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짙은 보라색, 옅은 보라색, 그냥 보라색..
맥문동의 꽃색깔은 그래도 짙은 보라색이
가장 예뻐보였다.

맥문동의 꽃말은 '겸손, 인내'이다.

맥문동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생초이며
아시아가 원산지이다.
어린 잎과 줄기는 식용하며
한방에서 뿌리는 약재로 많이 쓰인다.

텃밭 한켠에서 다알리아꽃이
피기 시작해서 참 예쁘다고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렇게 예쁜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텃밭지기가 자신의 밭 한켠에 심어놓은 꽃이라는 것이
너무 예뻐서 부럽기만 했었다.

우리 아파트 화단가에는
다른 무궁화도 더러는 눈에 띄지만
유난히 예뻐 보이는 무궁화꽃은
흰색 겹무궁화 였다.

누군가 흰색 겹무궁화꽃을 좋아 했었는지
아파트 화단가는 곳곳에서 온통
흰색 겹무궁화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메꽃은 언제 봐도 진짜 예쁜 꽃이다.

나물로 재배되는 겹삼잎국화는
취나물과 같은 엽채류의 일종으로
병충해도 강한 다년생식물이라고 한다.
텃밭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사람들은 일년내내
나물로 먹기 위해 삼잎국화를 심다보니
곳곳에서 겹삼잎국화꽃이 제법 예쁜 모습이다.

텃밭 한켠에 빨간 부용화가 피었다.
농사 짓고 있는 텃밭은 주말농장이고
텃밭지기들은 나 까지 포함해서 8명이다.
저마다 자신의 밭 한켠에 꽃을 심고 있는데
텃밭 한켠에 예쁘게 핀 부용화 꽃이
자꾸만 주의산만하게 했다.

텃밭 한켠에 피고 있는 꽃이라서
매일 아침마다 눈도장을 찍어본다.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요염하게 까지 생긴 꽃이 너무 예쁘다보니
자꾸만 사진을 찍게 만든다.

부용화의 꽃말은 충실한 기다림
영원한 행복, 평화로운 공존이다.

부용화는 꽃이 무척 크면서
또한 우아한 아름다움도 있었다.
중국 남부 지역이 원산지이기도 하다.

어제 밋밋하게 피던 꽃이
오늘은 더욱 화사하게 핀다는 것...
무더위가 본격적이고, 매미가 시끄럽게 울다보니
배롱나무꽃은 하루가 다르게 더 예뻐지고 있다.

배롱나무의 꽃말은 '수다스러움, 행복'이다.

날씨는 더워서 길을 걷기에는 많이 힘들었으나
하루가 다르게 예뻐지는 여름꽃이 있다는 것이 고맙기도 했다.
내리쬐는 강렬한 불볕은 식물들에게도 치명적이겠으나
그래도 그런 무자비한 더위도
여름꽃을 예쁘게 피기 위한 강장제가 아닐까 그러려니 해본다.
삼복더위에 꽃을 피워야 하는 그들의 팔자도 상팔자는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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