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송화가루 날리는 4월 봄날

nami2 2024. 4. 18. 22:49

미세먼지인지, 송화가루인지 가늠이 어려울 정도로 희뿌연한 하늘은
오늘도 역시 밖으로 나가기에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심한 먼지속이었다.
텃밭으로 가면서 들판의 검정 비닐을 씌워 놓은 밭들을 바라보니
검은 비닐 위에 내려앉은 먼지 같은 존재는 모두 노란색깔이었다.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된 차들도 모두 노란색의 먼지로 뒤집어 썼고
베란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속의 먼지도 모두 노란색이었다.

집 주변은 산밑의 아파트인데

이쪽 저쪽 모두 야산으로 둘러 쌓여 있어서인지
그곳에서 날아드는 노란 먼지는 미세먼지와 합세한 노란 송화가루였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올때면 하늘은 완전한 노란색...

소나무에 꽃이 피는 것은 좋지만, 그 꽃가루가 공해가 된다는 현실이

기가막힐 만큼, 조금은 아이러니 하다.

어느새 송화가루 날리는 봄날이라니 참으로 세월이 빠른 것 같다.
엊그제 매화가 피는 이른봄이었는데...
벌써 송화가루 날리는 늦봄이라는 것이 좀체로  실감나지 않으나
초여름 같은 더위가 이제는 비켜갈 수 없다는 것이 우습기도 했지만
찔레장미가 피고 있었고, 하얀 이팝꽃이 피고 있었음에 할말을 잊고 말았다.

들판은 미세먼지와 송화가루가 합세해서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안될 만큼 부담스런 먼지속이었는데...

해안가는 미세먼지 없는 청정지역 처럼 아주 깨끗하게 보여졌다.
그래서 그런지

노란 '야생 갓' 꽃이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봄날이었다.

오랫만에 무우꽃을 만났다.
봄날 들판의 모든 채소들은 노란색 꽃인데
오직 무우 꽃만이 요런 색이라는 것이
신기하고 예뻤다.

무우꽃의 꽃말은 '계절이 주는 풍요' 였다.
꽃이 귀하게 여겨져서인지 꽃말도 독특했다.

텃밭 앞의 어느집 울타리에는
벌써 찔레장미꽃이 피고 있었다.

머지않아 넝쿨 장미가 주변을
또다시 화사하게 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산사나무꽃이 피고 있었다.
이제 부터 피는 나무의 꽃들은
거의 하얀색으로
꽃이 핀다는 것이 또 신비스럽다.

산사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교목으로
우리나라와 중국이 원산지 라고 한다.
산사나무꽃의 꽃말은 '유일한 사랑'이다.

요즘 제법 예쁘게 피고 있는 백리향 꽃은
주로 이런 역활을 하는 것 같았다.
진짜 꽃밭 가득 꽃향기가
사람의 마음을 유혹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는 곳마다 백리향 향기와 라일락 향기는
주변 까지 예쁘게 날아들어서
산책 하는 기분을 즐겁게 하고 있었다.

발걸음 하는 곳마다  모란이 피어 있어서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왜그렇게 집집마다 모란을 심어 놓았는지?
아파트 사는 사람들은 주택 사는 사람들이
그저 부러워죽겠다는 표현이다.

어느집 뜰앞의 백모란이다.

작은 묘목을 심었어도 꽃은 예쁘게 피었다.
내년에는 나역시도
텃밭에 모란을 키워볼까 생각 중이다.

시골 들길에는 요즘 온통 씀바귀 꽃이었다.
이른 봄날에 씀바귀가 제법 보이더니
그것들이 냉이꽃 피듯...
노란 꽃이 되어 들판을 예쁘게 장식했다.

씀바귀 꽃의 꽃말은 '순박함'이다.

겹벚꽃도 제법 화사하게 피고 있었다.
예전에는 꽃 자체가 촌스럽다고 그다지
좋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겹벚꽃도 예뻐 보인다고 칭찬하는
내 눈이 비정상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겹벚꽃의 꽃말은 '정숙, 단아함'이다.

겹벚꽃은 쌍떡잎 식물 장미과의
낙엽활엽 교목으로
일본에서 산벚나무를 육종해서 만든 품종이라고 하는데...

*육종은 식물이나 동물을
  인간이 원하는 형태로 진화시킨 후
  변화시키는 과정이라고 한다.*

겹벚꽃은 수형이 아름답고 꽃이 보기 좋아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고 한다.

시골마을의 어느집  울타리는
온통 '홍괴불나무'로 되어있었다.

붉은 꽃이 피니까
조용한 시골마을 골목길 입구 부터
진짜 화사하고 예뻐보였다.

홍괴불나무는 인동과의 낙엽활엽관목으로
꽃말은 '인내' 였다.

24 절기 중 '입하(立夏)'에 꽃이 핀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불렀다고 하며
또 하얀 나무꽃이 쌀밥(이밥)을 닮았다고 하여

이팝나무라고 했다는데

 

입하가 되려면 아직 20일이 남았건만
벌써 하얀 이팝꽃이 피고 있었다.

꽃을 바라보면 마음속 까지 슬퍼지는 하얀 이팝꽃이
올해도 어김없이 날짜를 맞추고 있었다.
이팝꽃과 함께

찾아오는 우리집 아저씨의 기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그 먼곳으로 떠나던 날 부터 피기 시작하던 그해의 하얀 이팝꽃은...
3일이 지나서, 숲속으로 이사 하는 날에는
어찌 그리도 흐드러지게 많이 피어 있었는지?

거리에는 온통 하얀 이팝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숲속으로 떠나는 사람을 서러움으로 함께 배웅을 해줬다는 것인데

몇년의 시간이 흐른 올해도 하얀 이팝꽃은 기일을 맞춰서

어김없이 예쁜 모습으로 또다시 서글픔과 함께 찾아와 주고 있었다.
내일은 젯상에 올릴 쑥절편을 만들기 위해 떡방앗간에 다녀올 것이다.

생전에 너무 좋아 했던 쑥절편 그리고 

숲으로 떠날때 배웅해주던 하얀 이팝꽃이 늘 기일을 기억해 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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