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모란이 예쁘게 피는 4월

nami2 2024. 4. 16. 22:45

원래 모란의 개화시기는 5월~6월에 피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곳은 꽃이 일찍 피는 동해남부 해안가라서인지
모란도 4월15일 부터 꽃이 피기 시작했다는 것이 놀랍지는 않았다.

모든 봄꽃들이 4월이 가기 전에 끝을 낼 모양으로 어이가 없었지만
피고 지고 또 피고 지고 꽃들의 릴레이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쉽기만 했다.

5월이 되면 또다른 꽃은 피겠지만 그때는 봄꽃이 아니고 초여름 꽃이 될듯...
이제는 봄꽃이라는 의미가 어울릴만한

이 계절 4월을 마지막 장식할 꽃은 아마도 이팝꽃과 찔레꽃이 아닐까 ?
그래도 화사하고 예쁘게 피는 모란 앞에서
그저 볼수록 기품있어 보인다고 칭찬을 늘어 놓으며 열심히 사진만 찍어본다.

어촌마을의 골목을 기웃거리며 걷다보니
대문 옆에 한 무더기의 화사한 꽃을 만나게 되었다.
혼자 보기에도 아까운 꽃은...
색깔이 조금은 특이한 모습의 모란으로
꼭 동양자수로 수를 놓은 병풍 속의 모란 같았다.

어느집 대문 옆에 화사하게 피고 있는
한 무더기의 모란꽃을 보면서

감동스러워서 그냥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아주 오래된 어촌 마을 골목 길을 걷다보니
요즘 보기드문 집이 눈에 띄였다.

고풍스러움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그냥 낡은 집이라고 해야 할지?
그래도 내 눈에 비쳐진 집은
멋지고 아름다운 집이었다.

연두빛 담쟁이 넝쿨은
오래된 집 담장을 예술적으로 만들었기에

눈이 부실 만큼 더욱 아름다웠다.

모란이 피기 시작하면서
마당가에 모란이 있는 집을 찾아다니면서
며칠에 한번씩 기웃거려봤다.

모란꽃은 햇빛이 없으면
꽃이 오므라든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 내리는 날도 활짝 핀 모습을
볼 수 없었음이 당연했었다.

어제는 비가 하루종일 내렸기에

모란들이 모두 꽃송이가 오므라져 있었는데

오늘은 맑은 날씨 덕분에 예쁜 꽃을 볼 수 있었다.

 

오랫만에 모란 꽃 앞에서
여고시절에 줄줄 외우고 다녔던 시를 생각해봤다.
이맘때 모란이 피면..  늘 생각나는 시는
김영랑님의 '모란이 피기 까지는..' 이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 김영랑 -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윈 서름에 잠길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져 시들어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으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 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모란꽃이 우리나라에 소개 된 것은
약 1500년 전으로
다양한 색상과 품종이 존재한다고 했다.

꽃 색상은 빨간색 ,노란색,흰색 ,자주색, 분홍색 등.. 이며
개화시기는 주로 5월인데
요즘 이곳 해안가는 4월15일 쯤에 꽃이 절정으로 핀다.

하얀 모란은 보기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집 마당가에는

온통 하얀 색깔의 모란꽃이 가득했다.

중국이 원산지인 모란은
작약과의 낙엽관목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래전 부터 들여와서
약용으로 사용하려고 재배해 왔다고 하며

모든 꽃 가운데 가장 호화롭고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하여
모란을 또 다른 이름인 '화왕(花王) '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모란을 재배할 때는

모란은 한냉지 식물이므로
오전 중에는 햇볕을 많이 받고
여름에 서향 볕을 피 할 수 있는 곳이 이상적이라고 하며
바람이 세게 와닿는 곳도 좋지 않다고 했다

모란의 꽃말은
'부귀, 영화, 왕자의 품격, 행복한 결혼'이다.

모란꽃을 가리켜
중국과 일본은 모단(牡丹)이라는 한자를 쓰는데
우리나라는 유독 '목단(牧丹)'이라는 한자를 쓴다.

 

*모단은 수컷 모(牡)에 붉은 단(丹)으로
종자로 번식하지 않아도 꺽꽂이로 번식 할 수 있는
붉은꽃이라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했다.

벚꽃이  몽땅 사라진 후 열흘 남짓...
어느새 붉은 겹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겹벚꽃이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아서 그냥 지나쳤었는데
요즘은 어찌된 일인지 겹벚꽃도 예뻐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관심 없었던 꽃이 예뻐보이게 되면 마음이 늙어진다는데...
이유가 어떻든간에 꽃이니까 유심있게 봤을뿐이었고

마음이 늙어도 좋을 만큼, 겹벚꽃은 진짜 예쁘기만 했다.
겹벚꽃의 꽃말은 '정숙 단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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