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폭우 쏟아지는 제주 관음사

nami2 2024. 3. 7. 22:39

제주여행은 야속할 만큼 계속해서 비가 내렸다.
그래도 비 내리는 것만 원망하고 있기보다는 여행지에서는
빗속이라도 마다않고 다녀야 한다는 것이 약간은 스트레스가 되긴 했었다.

낯선 제주에서 도로의 위치도 제대로 모르면서
비자림에서 서귀포 숙소로 가는 길에 한라산 관음사에 들려갔으면  했다.
제주 관음사는 몇번이고 제주에 갈때마다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여행지에서는 혼자만 갈 수 있는 절집이 아니라서 늘 지나치던 곳이었다.
그래서 이번 만큼은 한라산 관음사에 꼭 갈 것이라고

여행 떠나기 전 부터 여행 스케쥴에 넣어 놨었다.

비자림에서 관음사로 가는 길에  비가 약간 주춤하기에 좋아 했다.
산 중턱에 아주 선명하고 예쁜 무지개가 커다랗게 뜬 것도 보았다.
너무 예쁘고 커다란 무지개 덕분에 혹시 비가 멈추는가 했더니
관음사 주차장에 들어서면서 바람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다.
그 시간  한라산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는 문자메세지가  날아들었다.
그래도 망설임 없이 일주문을 지나서
절집으로 들어섰더니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제주시 아라1동
한라산 650m 고지 동북쪽 중산간에 위치한 관음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23교구 본사이며
제주도 말사 30여개를 관장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남단 관음성지이다.

주차장에서 관음사 일주문을 들어서다가 우산  한개를 잡아먹었다.
그만큼 비가 많이 내리는데도
일주문을 들어선다는 것이 일행에게 조금은 민망했다.

관음사 일주문 앞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은
제주에 사시는 블친님께서 올려주셨기에
이곳의 돌탑 부처님들이 더 뵙고싶어서
빗속을 마다않은 이유였는지도 모른다.

이곳은 드라마 촬영장소로도 유명하다고 했다.
지난해 방영했던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

얼마 전에 끝난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도 

이곳이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

길 양쪽으로 쌓여진 돌담과
즐비하게 앉아계신 부처님들의 모습은
전국의 다른 어느 사찰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었다.

제주 관음사는
창건자 및 창건연대는 미상이나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고려시대 때 부터 있었다고하는데
조선 숙종 때 제주목사 였던 이형상이
제주에 잡신이 많다하여
사당과 함께 사찰 500동을 폐사 시켰을 때
함께 관음사도 폐허가 되었다고 한다.

현재의 관음사는
비구니 안봉려관, 승려 영봉과 도월거사의 도움으로
1908년에 창건한 것인데
지역민의 반대에 부딪혀 시련을 겪었으나
안봉려관 스님은 3년 동안
토굴에 은거하며 사찰 재건에 힘을 쏟았다고 했다.

한라산 관음사 개산조이신

해월당 안봉려관 스님의 행적비가 있었지만

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다.

 

경내로  오르는 길

비에 젖은 제주 수선화가
가련한 모습으로 땅으로 뒹굴고 있었다.

        관음사  대웅전

        대웅전에 모셔진 관세음보살

          관음사  삼성각

       설문대할망소원돌

불기 2562(2018)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하여

관음사에서는 제주도의  돌문화 토속신앙을 계승하고
개인의 안녕을 위하여
관음사 설문대 할망 소원돌을 복원하였다.

제주도 4.3 사건 때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탓에
유격대와 군 토벌대의 치열한 격전지로 전락한  관음사는
국군에 의해 완전히 불태워지고, 군 주둔지로 이용되기도 했다.
토벌대에 의해서  

모두 소실된 관음사는 1968년에  복원되었다고 한다.

관음사 경내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비 내리는 날에 더욱 분위기 있어 보였다.

이 은행나무는 창건주 해월당 봉려관 스님과
초대 주지 도월 정조스님께서
1911년에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으셨는데
한 그루는 고사하고
남은 한 그루만이  웅장한 모습으로
관음사 도량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관음사 경내에 있는 방사탑

제주에는 예로 부터 자기 가문이나 씨족
또는 마을의 안녕과 행운을 기원하기 위해
크고 작은 돌탑을  쌓아왔고
탑 꼭대기에는 새의 모양이나 사람의 모양과 비슷한
돌을 세우는 풍속이 전해 내려왔는데

이 방사탑은 사찰 도량에 있어
탑 꼭대기에 부처님의 원만함을 상징하는 뜻에서
둥근돌을 탑위에 세웠다고 했다.
이는 제주 민속신앙과 행운을 기원하는 사람들의

소망에 부흥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언덕 위에 미륵대불과 만불상이 있다.

이곳은 한라산을 오르는 등산로인
관음사 등산코스가 있어
연중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라고 하는데

 

마침 관음사에 갔던 날에는
비가 너무 많이 내리다보니 이곳저곳을 제대로
돌아보지 못한 것이 큰 아쉬움이 되었다.

'그림 > 산사의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암자 가는 길의 이른 봄 풍경  (18) 2024.03.13
지금, 통도사는 매화세상..  (24) 2024.03.12
설명절 쯤의 통도사 홍매화  (20) 2024.02.13
겨울날의 묘관음사에서  (15) 2024.01.31
2024년 1월, 통도사 풍경  (21) 2024.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