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암자 가는 길의 이른 봄 풍경

nami2 2024. 3. 13. 22:40

음력 2월 초하룻날에 통도사 부처님 전에 참배와 기도를 한 후
오랫만에 암자로 가는 숲길을 걸어가봤다.

겨울 동안에는 삭막함만 있었던 암자로 가는 숲길이었는데
어느새 그 숲길에는

예쁜 봄꽃들이 피고 있어서 산책하듯 걷는 길은 즐겁기만 했다.

집 주변에서 통도사 까지 가는 길은, 길이 너무 멀어서
하루 꼬박의 시간이 소요되는 곳이었다.
그래서 한달에 딱 한번 초하룻날에만 통도사 가는 길이었는데...

음력 2월 초하루에는
아름다운 홍매화들이 이른 봄 풍경을 아름답게 하고 있었지만
홍매화가 사라진, 다음달 음력 3월 초하루에는
암자로 가는 길에서 아마도 진달래꽃이 반겨주지 않을까
지금보다 더 예쁜 봄날을 기대해본다.

날씨가 흐려서인지 담장너머의
봄꽃들이 그다지 화사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노란 산수유꽃과
향기 그윽한 백매화 였었기에
그런대로 예쁘게 봐줄만 했었다.

통도사 산령각 뒷쪽에 핀 매화의 향기가

주변 까지 그윽하게 했다.

통도사 범종각의 '목어'가 평소에는 스치듯 지나갔는데
이 날은 유난히 눈에 띄는 날이었다.

*목어는 나무를 물고기 모양으로 만들어
속을 비워서 파낸 것으로
조석 예불 때와 경전을 읽을 때 두두리는데
물속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을 위해서 울리는 법구라고 한다.

암자로 가는 숲길의 화단가에
예쁘게 꽃이 핀 '크로커스'를 만났다.

크로커스는
붓꽃과에 속하는 알뿌리 식물이며
전 세계에 80여종이 분포한다고 했다.

유럽 중남부, 북아프리카

중동아시아 및 중국 서부 등이 자생지라고 한다.

크로커스의 꽃말은
믿는 기쁨 ,청춘의 기쁨이다.

히야신스 의 꽃말은 겸양한 사랑이다.

암자로 가는 고즈넉한 숲길에서
호젓하게 피고 있는 매화의 향기가
코 끝을 참 편안하게 해주었다.

개울가에서 만난 버들강아지도
이른 봄날의 분위기 조성에 한몫을 했다.

출입금지 암자 요사채  출입문에
살짝 발만 디밀고 사진을 찍어봤다.

만첩 홍매화의 검붉은 모습에
마법이 걸린듯...
출입금지 구역인줄 알면서 요사채 뜰 앞을 겁도 없이 침입했었다.

취운암 마당 한켠의 홍매화

날씨가 흐렸어도
빨간 홍매화는 분위기를 잃지 않았다.

암자로 가는 숲길에서
아주 예쁜 수선화를 만났다.

2월에 꽃이 피는 제주 수선화는
제주여행에서 엄청 만났었지만
이렇듯 노랗게 꽃이 피는

예쁜 수선화는 올해 처음이었다.

우리 텃밭에도 꽃봉오리가 생겼을뿐
아직 꽃은 피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중해 연안이 원산지인
수선화의 꽃말은 '신비, 자존심 ,고결'이다.

취운암 화단가에서 보물찾기를 했다.
아직 꽃피는 시기가 아니었는지
활짝 핀 할미꽃 찾기가 엄청 힘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할미꽃, 가는 잎 할미꽃, 분홍할미꽃
동강할미꽃이 자생한다고 했는데

유라시아 북미 대륙쪽에 주로 서식하며
30여종이 분포한다고 했다.

사람 발길이 뜸한 고즈넉한 암자에서는
예쁜 홍매화도 외로워 보였다.

암자를 내려오면서 숲길에서 만난
통도사 요사채의  풍경앞에서
왜  발걸음이 멈춰지는 것인지?
혹시 전생에서 봤던  풍경...
어렴풋하게 그리움이 생겨났다.

지난해에도 또 그 지난해에도
이곳의 매화 피는 풍경 앞에서 그냥 발걸음이 멈춰졌었다.
그 언젠가

내가 꼭 이곳에서 생활을 했던 것 처럼 어렴풋한 그리움이 있었다.

통도사는 150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의 역사가 있기 때문인지

전생이나 그 전전생에서 혹시 내가 스님이었을 까 하는 생각이
늘 이곳을 지날때 마다
머리속을 하얗게 만들어 놓는 것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냥 아름답다' 라는 풍경보다는 그립다는 생각은 무엇 때문인지
전생을 들여다 볼 줄 아는 그 누군가에
물어보고 싶다는... 쓸데없는 생각을 그냥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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