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지금, 통도사는 매화세상..

nami2 2024. 3. 12. 22:46

예전에도 그렇게 봄비가 자주 내렸던 적이 있었는가 할 정도로....
올해의 봄비는 하루 건너 한번씩 내린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되었다.
무슨 비가 그렇게 많이 내리는 것인지?

봄비는 세차게 내리는 비가 아니라 부슬부슬 예쁘게 내린다는 것만 빼놓고는
텃밭에서 맘 잡고 일을 해보려고 하면
시도 때도 없이  비를 내려서 방해를 한다는 것이 꽤나 유감스럽기만 했다.

비 소식이 있어서 가방속에 작은 우산을 넣고 통도사에 갔었으나
다행스럽게도 집으로 돌아올 때 까지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좀 더 날씨가 맑았다면 예쁘게 피고 있는 꽃들이 더욱 돋보였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통도사 경내를 구석구석  다니면서 꽃사진을 찍어봤다.

매화는 비가 내려도 끄떡없는 강인함이 있는 꽃처럼
그렇게 자주 비가 내렸어도 우아한 아름다움은 변함이 없는 것 같았다.

음력 정월 초이튿날에 갔었을 때는
통도사 일주문 앞의 능수매화는

꽃봉오리가  몇개 정도 피려고 준비중이었다.
그런데 딱 한달만에 갔더니
이렇게 화사한 모습으로사람들의 발걸음을 자꾸만 멈추게 했다.

통도사 일주문 앞의 능수매화가
감탄사가 나올 만큼 예뻐보였다.

능수매화의 또다른 모습...

장원급제 한 후, 어사화에 꽃힌 꽃 처럼
늘어진 능수매화가 진짜 예뻤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의
빨간 홍매화가 우아한 모습으로
봄날을 참으로 멋스럽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음력 2월 초하루에는 주말 알바 때문에
음력 초이튿날에 갔었더니
초하루 보다는
불자들의 발걸음이 조금은 뜸한 것 같았다.

 

고즈넉한 분위기에 잘 어울리는듯한
홍매화가 피어 있는 모습이 아름답기만 했다.

사진 찍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멀리서 사진을 찍어봤더니
풍경은 그런대로 봐줄만 했다.

통도사 극락보전 뒷쪽의
분홍매화와 만첩 홍매화는
거의 시들고 있었지만 그래도 아직은
화사함을 잃지 않고 있었다.

      만첩 홍매화

극락보전의 빗살무늬 문짝과
잘 어우러지는 홍매화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처럼 인상적이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도
다음달 음력 3월 초하루에 갔을 때는
흔적없이 사라졌을 것이기에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쉬웠다.

한겨울날 1월 20일 부터 꽃이 피던
통도사 영각 앞의 370년 된 자장매는
아직도 꽃이 피고 있었다.

1월 20일 부터 꽃이 피어서

3월 12일 현재 까지의 자장매화 모습이다.

꽃이 피면서 2개월 동안
예쁜 모습으로 머물고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꽃도 없었던 것 같은데...

통도사 자장매는
한겨울에 가장 먼저 꽃이 피었다가
가장 늦게 꽃이 진다는 것도 신기했다.


그러는가 하면 통도사 오향매(五香梅)는
이제서 꽃이 피고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낸 그윽한 매화 향이 부처님께 향 사르며
예배하는 수행자의 "지계의 향, 선정의 향, 지혜의 향

해탈의 향, 해탈지견의 향"과 닮았다고 해서 오향매라고 한다.

지리산 남녘 깊은 골짜기에서 자생한 이 매화는 수령이 300년  되었다.
여러 귀한 인연으로 통도사에 뿌리 내리고
주지 "香田"스님으로 뜻깊은 이름을 얻었으니, 도량을 장엄하고
부처님과 사부 대중에게 아름다운 꽃과향기를 공양하며
영축총림의 일원으로 당당히 도량의 주인이 되었다고 한다.

영각 앞의
자장매와 마주 바라보고 있는  청매화!!

         약사전 뒷쪽의 청매화

세존비각과 조사전 옆에 핀 홍매화

대웅전 지붕과 사리탑 담장을
아름답게  만들고 있는듯한 홍매화

스님들의 수행정진 하는 전각
요사채  뜰앞의 홍매화

출입금지 구역의 요사채
담장 너머의 능수매화 까지도 고즈넉하게 보여졌다.

이곳도 출입금지 금역의 수행정진 하는
요사채 뒷곁의 청매화

종무소 긴 담장을 따라서 보여지는 홍매화도
3월 봄날에 통도사 경내의

아름다움으로 오래도록 기억속에서 남겨질 것 같았다.

일장춘몽이라는 고사성어를

또 생각나게 하는 이른 봄날의 그윽한 매향은
잠시 잠깐 꾸었던 봄날의 꿈 처럼 곧 사라질 것을
아쉬움과 함께 생각해본다.

*일장춘몽(一場春夢)은 한바탕 꿈을 꿀 때 처럼 흔적도 없는
봄 밤의 꿈이라는 뜻으로
인간세상의 덧없음을 비유하는 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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