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산사의 풍경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에

nami2 2023. 3. 29. 22:31

화려했던 봄날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리는 것 처럼...

벌써 아파트 주변에는 벚꽃이 지고 있었다.
세찬 바람은 인정사정 없이 꽃잎을 떨구게 했다.


떨어지는 벚꽃잎은 훨훨 흰나비 처럼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펄펄 눈이 내리듯
아파트 소공원에는 바람에 의해 하얀 꽃눈이 쌓여가고 있었다.

겨울에는 그렇게도 볼 수 없었던 하얀 눈인데
천상의 하얀 눈이 마법에 걸려서 꽃눈으로 변한 것처럼
꽃눈은 아주 예쁜 모습이지만, 곧 눈이 녹듯...  

속절없이 사라져감에 또한번 마음을 심란스럽게 하는 것 같았다.

지난번에 다녀오면서 찍어 두었던

통도사의 아름다운 봄날 사진을 이제서 들여다보게 되었다.
시도때도 없이 집 주변에 피어나는 봄꽃들 덕분에  
뒤로 밀려버린 통도사의 봄날 풍경들인데

꽃이 자꾸만 사라지고 있는 짧은 봄날에
더이상 미룰수가 없어서, 부랴 부랴 밀린 숙제를 해본다.

은방울 꽃인줄 알았는데
은방울 수선화 라는 원예용 외국꽃이라는 것을 이제서 알게 되었다.

꽃이름은 스노플레이크'였다.

 

스노플레이크 라는 생소한 이름...

내가 그만큼  외국 원예용 꽃에 관심이 없었음이 들통났다.

 

스노플레이크는

작고 하얀꽃이 피어 스노플레이크(눈송이)라고 불린다고 했다.

유라시아가 원산지이고, 꽃말은 '아름다움'이라고 했다.

 

올해는 '미선나무꽃'을 만나는 것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통도사 성보박물관 앞에서

이미 꽃이 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쉽기만 했다.

벚꽃 처럼 피는 꽃은 앵두나무꽃이었다.

나무가지를 보니 제법 오래된 나무 같았다.

 

성보박물관 주변의 앵두나무꽃이다.

6월 쯤에  빨간 앵두가 다닥다닥 달려 있었음을
지난해에 봤던 기억이 있다.

벚꽃은 화사했지만
날씨가 흐려서 그렇게 돋보이지 않는다.

일주문 옆의  벚나무가 너무 키가 큰 것 같았다.
그래도 봄날의 벚꽃이니까 멋스럽게 보였다.

통도사 종무소 담장 안에
삼지닥나무 노란꽃이 활짝 피었다.

해마다 이맘때

설레임으로 종무소 담장 안을 기웃거려 보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예쁜 꽃을 피웠다는것이 반갑기만 했다.

'당신을  맞이 합니다'라는 꽃말을 갖고 있는

삼지닥나무꽃이 화사함으로 반겨주는 것 같았다.

절집의 한옥 담장과 노란 색깔의 꽃이 제법 조화를 이룬듯 했다.

우아함, 그리고 단아함... 그래서 더욱 고즈넉해 보였다.

 

삼지닥나무는 쌍떡잎식물로 팥꽃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중국이 원산지인데
우리나라 남부지방에서 기르는 낙엽떨기나무이다.
3~4월에 노란색 꽃이피고
7~8월에는 달걀모양의 열매가 익는다.
나무 껍질은 종이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한다고 했다.

담장옆의 동백꽃은 이곳이 절집이었기에

그럴듯한 분위기에 휩쌓이는듯, 멋스럽다는 느낌이다.

 

하얀 조팝꽃과 잘 어우러지는 한옥

그래서 담장 너머의 화사함이 마음에 들었다.

출입금지 구역인 요사채 뜰앞의 자목련은

멀리서 바라만 보다가, 카메라로 줌인을 해서
결국 내 사진으로 만들수 있었다.

통도사 경내의 하얀 동백꽃

순백의 아름다운 동백꽃은 그리 흔한 꽃이 아니라서인지
은은한 아름다움이 매력덩어리가 되는 것 같았다.

약사전 뒷곁의 앵두나무꽃

통도사 경내에서 그다지 화사하지 않은 꽃들을 보다가
암자 가는 길에서 박태기꽃을 만나니까  

갑자기 마음속 까지 화사한 봄날이 되는 것 같았다.

 

봄비가 많이 내렸던 다음날이라서 그런지
일주문 옆의 개울물이 너무 시원스럽게 흐르는 것 같았다.

 

꽃이 피는 봄날이지만
예쁘게 피던 홍매화가 모두 사라진 통도사 경내에는
풍경 그 자체가 너무 고즈넉하게 보여졌다.

 

개울옆의 울창한 나무에
하나 둘  연두빛 새순들이 보여지면서
한 달 후의 음력 3월 초하루에는 나뭇잎들의 푸르름에

윤기가 흐르는 신록의 계절이 되지 않을까도 생각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