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4월7일은 어머니의 기일이었다.
부처님 곁으로 떠나신 그 해에는 찔레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었는데
올해는 찔레꽃은 보이지 않고 아까시꽃이 산을 하얗게 뒤덮을 만큼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4월 초파일에 절에 잘다녀오신 후 ,부처님 곁으로 떠나신 어머니!
극락왕생 하셨으리라 굳게 믿으면서도, 늘 초파일이면 어머니를 그리워 하는 어린아이가 되고만다.
부처님 오신날, 어머니 기일, 어버이날.....마음을 서럽게 만드는 특별한 날들은
초파일 전 후로 늘 마음이 착잡했다.
그래도 어머니가 계신 산비탈 작은 집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한 하루는 즐거움이었다.
공원묘지 작은 연못가에 피어 있는 화사한 철쭉
이맘때의 어머니 집 주변은 온통 영산홍과 철쭉이 피어 있었다.
등나무꽃
공조팝
달콤한 등꽃 향기에 취해 잠시 가던 길을 멈추었다.
이 길을 따라가면 어머니가 계신 작은 집이 나온다.
뵐 수 없는 어머니지만, 어머니는 우리가 찾아오는 것을 알고 계실 것이다.
작은 호수가에 핀 등나무꽃의 향기가 언제부터인가 그리움이 되었다
붉은 병꽃봉오리
애기수영
어머니 집으로 가는 길가의 잔디 위에 온통 '수영'꽃이 피었다.
비록 잡초에서 피는 꽃이지만, 어머니 집 주변에 많이 피어 있으니
정겹고 잊쳐지지 않는 풀꽃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야외에 소풍나온 것 처럼....
쑥을 뜯어다 쑥절편과 쑥인절미를 했고, 어머니가 좋아 하시는 산나물, 열무김치
오이소박이를 준비했으며
여동생이 준비한 어머니표 김밥은....
올해도 어머니 집의 야외식탁을 풍성하게 했다.
이렇게해서 또 한번의 어머니 기일이 지나갔다.
그럭저럭 우리 곁을 떠나서 부처님 곁으로 가신지 14년
세월호의 슬픈 봄날 이야기 처럼,
어머니가 떠나신 봄날은 내게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슬픈 봄날이었다.
어머니를 산비탈에 모셔놓던 그날
하얀 찔레꽃 흐드러지게 피고, 뻐꾸기 슬피 울던 그 슬픈 봄날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이다.
붉은 병꽃
메꽃
평화스럽게 놀고 있는 비단잉어
어머니가 계신 산비탈 작은 집앞의 아름다운 풍경
공원묘지에는 너무 많은 철쭉과 영산홍이 피어 있어서 예쁘다는 것을 못느꼈는데
연못가에 핀 철쭉은 예뻐 보였다.
어머니가 계신 천안공원묘지 풍경
하얀 공조팝
가슴 시린 슬픈 봄날도 세월이 어느 만큼 지나고 나니 적응이 되어가고 있는듯 했다.
어머니가 계신 산비탈을 바라만 보아도 눈물뿐이었는데
이제는 어머니 집 주변의 풍경을 사진 찍으러 잘 돌아다닌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 해준다는 그말이 참 야속하다고 생각 했지만
그곳에 가면 어머니가 계시다는 생각이 그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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