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 처음 눈 쌓인 바닷가를 보았다.
살아온 세월이 참 많이도 흘렀다고 생각했었기에, '난생 처음'이라는 표현을 해봐도 괜찮을성 싶다.
눈이 내리지 않기로 유명한 동해남부 바닷가에서 눈구경을 해본다는 것은 크나큰 행운이었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짧은데...
또다시 이런 행운이 찾아올 것인가는 정말 미지수였다.
눈이 내린 아름다운 바닷가는 살아 있는 동안 만큼은 아마도 잊지못할 겨울풍경이 될 것이다.
가로등 위에서 눈 구경을 하고 있는 갈매기 한쌍과
방파제 위에 새겨진 갈매기들의 발자국이 멋스럽다.
바다에 눈이 내린 풍경이 궁금해서 찾아 갔다.
내리는 눈과 쌓여지는 눈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었다.
눈이 계속 내리고 있는 바닷가의 풍경은 낭만 보다는 몹시 추운 것이 현실이다.
해안가 주변에는 멋스러움 보다는 '미끄러움'이라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래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
눈이 쌓인 동해남부 '임랑해수욕장'이다.
철 지난 겨울 바닷가라는 것만으로도 멋스러운데
그 바닷가에 눈이 쌓인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방파제로 가는 길에 만들어진 누군가의 발자국을 따라 가보고 싶었지만....
방파제 풍경 너머 멀리 '고리 원자력 발전소'가 유령의 성 처럼 보인다.
눈 쌓인 바다의 고즈넉한 풍경이다.
마음이 울적해질 만큼의 쓸쓸함은 .....
무엇 때문일까
동해남부 '임랑'이라는 작은 어촌 마을에서 바닷가로 가는 길이다.
기장에서 부터 31번 국도를 따라 가다보니 모두 이렇게 눈이 쌓여 있었다.
오매불망 기다리던 눈이 내렸는데
그 하얀 눈이 이틀하고도 반나절을 더 내렸다면, 소원을 풀고도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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