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가뭄끝에 아주 흡족하게 내려 주었던 겨울을 재촉하는 가을비는 싸늘함을 몰고왔지만, 텃밭의 채소들을 더욱 싱싱하게 했다. 그러나 찬비가 내리면서 시큰둥해진 몸의 컨디션은 이틀째 비실비실...혹시 코로나가 아닌가 괜한 생각을 해봤지만 열이 나지 않는...침을 삼키면 목이 아프고, 온몸이 욱신욱신하며 으실으실 춥기만한 심한 감기몸살이었다. 내몸 내가 알아서 건강관리 한다고 늘 자신했었지만 또다시 방심한 사이에 불청객 감기의 포로가 되어 있었다. 평소에는 혼자서도 잘놀고 씩씩하게 잘 살고 있지만 어디가 아프게 되면 느껴지는, 혼자라는 것에 대한 서글픔이 웬지 '독거(獨居)'라는 단어에 주눅이 드는 것 같았다. 그래도 살아야지, 일어나야지 물에 젖은 솜처럼 늘어지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우면서 무언의 약속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