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택여행

경남 함안 무기연당

nami2 2022. 10. 20. 23:09

전형적인 10월 중순의 날씨가  원래 이랬었나 할 정도로 기온은 차거웠다.

이곳 동해남부 해안가에는  그런대로 견딜만 했지만

다른 지방에서는 서리가 내리는 곳도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파란 하늘은 뭉게구름 까지 곁들여져서 예뻐보였으나

가을 가뭄이 심각해져 가고 있기에, 자나깨나 텃밭 배추 걱정이다.

결구가 시작된 배추밭에는  물을 흠뻑 줘야 한다는데, 또다시 물과의 전쟁이다.

 

며칠동안 티스토리가 불안정해져서  글쓰는 것을 많이 빼먹었더니 숙제가 밀렸다.

밀린 숙제 중에서

지난  9월 중순쯤에 다녀왔던  '함안 무기연당'을  새삼스레  글을 써본다.  

 

지금쯤은  배롱나무꽃이 흔적조차 없어졌겠지만

경남 함안의 주씨고가  연못 '무기연당'에  9월 중순 까지  피어 있는

배롱나무꽃이 참 예뻐 보였다.  

 

경남 함안군 칠원읍 무기리 966번지

무기리 주씨고가(민속자료 제 10호)  솟을대문 앞이다.

 

주씨고가 무기연당으로 들어가는 '한서문'

 

무기연당 안내문

 

무기연당은 

주씨고가(민속재료제10호)의 일부로 만들어진 연못 정원이다.

이곳은 조선 영조4년(1728년)  이인좌의 난 때 , 함안 일대에서

의병을 일으켜 활약을 했던,  의병장 주재성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무기연당은  조선 후기 영남지역 양반가의 정원 문화와

선비들의 기상과 풍류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국가민속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담장너머로  보여지는  출입금지 구역인 '안채'가

감나무 사이로 흐릿하게 보여졌다.

 

연못가 주변에는  하환정과 풍욕루, 충효사  전각들이 있었다.

 

연못 가운데에는  섬을 만들고, 산의 모양을  본떠 놓았다.

연당은 직사각형으로  그 한가운데 당주가 있는데

봉래산을  연상 시키는 가산이다.

이후 주재성은  연못의 이름을  '국담(菊潭)이라고 하고 

국담이라는 호를 사용했다고 하며, 연못가의 서당에서 학문에 전념하며

유유자적하였다고 전한다. 

 

높은 기단위에  당당하게 서있는 '풍욕루'는 

바람에 몸을 씻는다는 의미로 선비의 기상과 고상함을 표현하고 있다.

 

풍욕루는 댓돌을 높이 쌓고, 앞 뒤 툇마루가 있는  3칸 규모이며

홑처마의 기와로 된 팔작지붕인데, 1984년에 정화보수 했다고 한다.

 

이곳에 다녀온지 거의 한달이 되어가고 있기에  

지금쯤은  담장 밖의  감들이 제법 예쁜 모습이 되었을 것을 상상해본다.

 

고가의  온돌방에 불을 때는 아궁이가 신비스럽게  보여졌다.

 

연못가에 있는  하환정은

반란을 평정한 공로가 있는 '주재성'에게  조정에서 벼슬을 내리자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을 어찌 바꾸겠는가"라고

말했다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내부에는  주재성의 충절을 노래했던  여러사람들의 시와

이 정자를 새로 고칠 때마다 그 사실을 기록한 글이 걸려있다고 한다.

 

하환정은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이다.

연당 쪽으로 난간을 설치 하였으며, 홑처마 기와로 된 팔작지붕이다.

 

연못에는  가장자리에 직사각형으로  2층의 자연석을 쌓고

그 속에 둥근 인공섬을 만들었다.

연못의 이름은  주재성의 호를 따라 '국담'이라 하였으며

이 연못의 모양은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라는  유교적 우주판을 형상화 한것이다. 

연못 곳곳에는  어진마음을 기르는 곳, 영원토록 맑은 바람이 부는곳

갓끈을 씻는 곳으로,  이름지어 선비들의 기상과 풍류를 나타냈다고 한다.

 

감은재는  국담 주재성의 장남인  '주도복'의 서실로서

국담문집책판(경남 유형문화재)이 보관되어 있고, 그  대청 북쪽벽에는

영정을 모시는 영정각이 있다.

 

주씨고가 안채는  무서운 경비견이 지키고 있다는 문구가 있어서

무서워서 들어가지 못했다.

 

누군가  감나무에서 떨어진  감을 

고즈넉한 툇마루에 정갈하게 놓고 간 것이 참 운치있어 보였다.

홍시가 된 말랑한 감을  짖궂은 마음으로  반쪽을 먹고 남겨놓으려고 했지만

또다른 방문객이 왔을때  예쁜 감으로 눈요기 하라고  건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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