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꽃의 흔적을 찾아서...

nami2 2009. 8. 9. 11:23

     사람과 사람이  억겁의 인연으로 만났다면,작은 한 구석이라도 따뜻한 눈빛을 나누며

     서로간의 정을 나눌 수 있지만,사람과 꽃의 인연은 무엇일까??

      비온다는 소식을 듣고,휴일날은 가게를 쉬기 때문에  가게앞에 놓여진 화분들에게 물을 흠뻑 주어야 한다

     덩그런히 재미없게  지여진  콘크리트 건물인  우리집과 가게에는 화분이 셀수 없을 만큼 많다

      물론 내가 사들인 꽃들이다

     전생에 '나'는 꽃을 키우는 정원사 였는가?? 

     꽃을 쳐다보고 있으면 언제나 마음이 평온하고,스스로의 즐거움을찾는다.  

      산사에서 부는 바람소리와 소나무의 향처럼....

     아파트 베란다에서 키우는 꽃과 가게 현관 앞에서 키우는 꽃은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꽃집앞을 지나면 한개라도 꼭  꽃을 산다.   가격은 5000원 미만이다.

      5000원이 넘어서면 그것은 꽃이 아니고 충동구매를 하는 나의 어설픈 낭비벽이다 

      언제나 내가 살수있는 화분의 가격은 3000원

      작고 ,싸게 구입을 한 꽃을 정성을 들여 키우는 것은 내 몫이다

      아파트 6층 베란다에서  적응을 못하고, 몸살을 앓다가 그냥 죽어 가는 꽃들도 있다

      그것을 방지하기위한 방법은 죽기 직전에 꽃을 가게로 가져간다

      그곳은 꽃들이 좋아하는 1층이며,양지쪽이니깐,

      그렇게 정성을 들여 몇년을 키우면서 꽃을 피워 대는 모습을 보면 그것대로의 행복이었는데...

      정성을 다해서 키웠더니 꽃이 피기 시작한 화분이 지난밤에 바람처럼 사라졌다.

      화분이 놓였던 자리에서 느끼는 서글픔과 분노와 서운함은 너무 허탈했다.

      얼마 전에도 3년정도 키워서 봄이면 황홀할만큼 예쁜 꽃을 피워대는 '영산홍'이 밤새 사라져 버렸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있듯이, 꽃을 잃어버린 후  누군가 우리가게 꽃을 침 발라놓았다는 것을 알고

      한밤중에 사라질만한 꽃들을 집안으로 들여 놓았는데, 나의 잘못으로 들여 놓지 않은 화분이 날아가버린 것이다

      사람과 사람의 인연, 사람과 꽃의 인연이 악연으로 변한다면...

      꽃의 행방을 알기 위해서라도 꽃을 가져간 사람과 악연으로라도 만나고 싶어진다.

      자식처럼 아낀 내 화분의 꽃을  죽이지만 말고 ,잘 키워 달라고, 도둑이지만 부탁하고 싶다

      남의 것을 탐을 내는  도둑! 

      꽃 도둑!  얼마나 많은 정성을 들였던 꽃이었는데

      늦여름에서 초겨울까지 연분홍꽃을 밥풀처럼  다닥다닥 피는 꽃인데, 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그 꽃을~~

      새주인은 양심이 없는 도둑이지만 적응 잘해서 죽지말고 잘 살기만을 바랄뿐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의 기일날에...  (0) 2009.08.24
복 날에 떠난 견공들을 위한...  (0) 2009.08.09
아주 작은 행복  (0) 2009.08.08
세 절을 밟으며....  (0) 2009.07.20
비 내리는 날에  (0) 2009.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