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복 날에 떠난 견공들을 위한...

nami2 2009. 8. 9. 12:49

      초복에 떠난 어떤 영혼들을  추모 하면서 몇자 적어본다.

      말은 하지 못하지만 말귀는 알아 듣는, 아둔한 인간보다 영리하고 ,지혜로운 그러면서도

      마냥 착하기만 한 주변에서 만난 개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구룡이는 우리나라 토종 삽살개이다.

      이 녀석은 절에서 자랐기 때문에 떡을 무척 좋아하고  주로 야채로 만든 음식을 잘 먹으며

      전생에 우리집 아저씨와 인연이 많은 (연인,부부) 가족이었을 가능성이 많을 정도로  우리집 아저씨를 좋아한다.

      그 많은 신도들 중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정도가 항상 스스로 포옹하는 자세와 뽀뽀세례로 표현을 한다.

      한달에 한번 가는 절에서 애절한 기다림으로 살아가는 몸집이 사자 마냥 큰 건강한 숫놈이다

 

      짱구는 체육공원에서 매일 만나던 '시츄'이다.

      아주 못생긴 녀석인데,자기 할머니 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눈길을 한번도 주지 않는 성격이 까칠한 녀석이다. 

      더구나 유별나게  깔끔을 떨어 체육공원에서 짱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애선씨는 우리 가게에서 인연이 되어 알게된 50대 초반의 독신녀인데, 그녀의 집에는

      삼남매가 온갖 호강을 하면서 살고있다. 

      돈을 벌어서 지극정성으로 그녀석들을 뒷바라지를 하는데, 그 삼남매가 모두 강아지들이다.  

      그녀를 모르는 사람들이 그녀의 이야기만 들었을 때는 독신으로  세 아이들을 키우는 것으로  착각을 한다

      직접 예쁜 옷을 만들어서 입히고,아프면 결근을 하면서 까지도 세 녀석들을  병원으로 데려가  입원 시키고

      간병하고  말 그대로 개 엄마이다.

      이렇듯 전혀 의사 소통이 안될 것 같은 애들이 말귀를 알아 들어서 사랑을 듬뿍 주는 주변 사람들의

      개 사랑은 개를 싫어 했던 나의 마음 까지 흔들어 놓아서 이제는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나 체질상 개를 키울 수 없는 알레르기 때문에 마음속으로만 예뻐한다

      만일 여건만 허락한다면  '구룡'이도 집으로 데려 오고 싶고, '짱구' 같은 녀석도 키우고 싶으며

     

      길천 방파제에서  고양이 한테 생선을 빼앗기는 낚시꾼 상대로 생선을  지킴이를 하는 '길방이(진돗개)' 같은 녀석도

      키우고 싶고, 시베리안 허스키(늑대개)도 키우고 싶다.

     생각만 해도  착하고 충직한  이런 녀석들을  "맛있다"라는 표현을 하는 사람들을  쳐다 보기만해도

     답답해지는 것은 이유없이 붙잡혀 가서 죽음을 맞는 녀석들이 너무 가련하기 때문이다

     절집 마당에 들어 서서 법당을 향해 걸어가면 ,헉헉 거리는 강한 숨소리가 옆에서 들린다

     뒤돌아보면 어느새 구룡이가 뒤따라 오고 있었으며, 백팔배 하는 동안 문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의 머리속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생각도 해보았다

     가족처럼,자식처럼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을 받는  그런 개가 있는가 하면, 짧은 운명을 타고나 어이없게

     죽음을 맞이한채 식도락가들의 입을 즐겁게 하는, 불쌍한 녀석들이 있다는 것이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몹시도 비가 많이 내렸던 초복에 말못하는 가슴을 끌어 안고 서글퍼 하는 ,숱한 개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다. 

     다음 생에는 절대로 개로 태어나지 말고, 부디 극락왕생 하기를 빌어 본다

 

    *가게로 가는 길에 어느집 앞에 있었던, 사라져버린'멍순이도  예쁜이도 모두들 극락왕생을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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