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야생화

아파트 뒷산을 오르던 날에

nami2 2025. 3. 28. 22:22

산불 진화에 큰 도움을 주었던 고마운 봄비가 내리고 나니까
기온이 뚝 떨어진듯, 정리해서 넣어 두었던 겨울옷을 또 꺼내 입어야 했다.
날씨가 춥든말든 비가 더 내려준다면 곳곳에서 도깨비불 처럼 날아다니는
불씨의 잔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산 밑에 있는 아파트에 살고 있기 때문인지
산불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두려움이 되는 것인가, 괜한 스트레스가 되었다.
그래도 이맘때 꼭 뒷산을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은 자꾸 머리속을 맴돌았다

아파트 뒷산은 예전 임진란 때는 봉수대로 사용되었던 유서 깊은 산이다.

지금도 산 정상에는 봉수대 표지석이 있다.
산 앞에는 바다가 있고, 산 밑에는 8개 마을이 산을 중심으로 연결 되었기에
인재가 되었든, 자연적인 산불도..생각할수록 그냥 두렵기만 했다.

 

그런데 그 산에 진달래꽃과 생강나무꽃이 유난히 많다는 것을 아는데
그냥 모른척 하려니까 마음의 갈등을 느끼게 해서 산을 오르기로 했다.
일년에 한번 이맘때 진달래꽃과 생강나무꽃을 엄청 볼 수 있는데...
그렇기에 다른 생각을 하지 않은채 운동삼아 산을 오르려고 발걸음을 했다.

20분쯤 산을 오르고 있는데 갑자기 소방차 싸이렌 소리가 정적을 깼다.
그것도 한대가 아닌 여러대의 소방차 소리가 끊임없이 요란하게 들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기겁을 해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이것이 산불 트라우마인가? 하면서도 괜찮다고 스스로 자꾸 위로를 해봤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레짐작으로 겁먹은 마음은 여유롭지 못한채
겨우 진달래꽃 사진 몇장을 찍으면서 산을 내려오니 우선 마음이 편해졌다.

소방차가 요란하게 간 곳은 아직 안전문자 메세지로 날아들지 않았다.

 

좀 더 깊숙히 산속으로 들어갔었으면
더 예쁜 진달래꽃과
노란 생강나무꽃을 만날수 있었을텐데...
소방차 소리에 놀래서 기겁을 하고
산을 내려왔어야 했다.

지난해는 진달래꽃을 사진 찍다가
산속에서 고라니를 만난적이 있었다.
서로 마주보고 놀랜적이 있었지만
급하게 산을 내려오지 않았는데...

소방차 싸이렌 소리는 너무 두려워서
모든 것을 포기 하고 산을 내려와야 했다.

산을 내려오면서  산 초입에 있는

주택 마당가에 피어 있는 진달래꽃은
색깔이 고와서 엄청 예뻐보였다.

진달래꽃의 꽃말은
절제, 청렴, 사랑의 즐거움'이라고 했다.

등산로 초입의 계곡에서
돌단풍 꽃을 만났다.

산으로 가다보니 이런 꽃도

만나게 된 것도 즐거움인데...

 

왜 하필 산을 오르는 중에

소방차 싸이렌 소리가 들려왔는지

생각할수록 유감이었다.

 

돌단풍의 꽃말은 '생명력, 희망'이다.

돌단풍은 범의귀과에 속하는 다년생초로
원산지는 '우리나라와 북한, 만주' 였다.

계곡의 바위 겉이나 바위틈에 자라며
바위 겉에 단풍나무 잎 처럼

생긴 잎이 달린다고 해서

돌단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어릴때 고향집에서 보았던 앵두나무꽃이
산 밑의 과수원에서 만났다.
요즘은 서양 앵두나무도 원예용이 있는데
이꽃은  토종 앵두나무꽃이라서 반가웠다.
앵두나무꽃의 꽃말은 '수줍음'이다.

산 밑 어느집 농장에
산목련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아파트 중심으로  곳곳에서 하나 둘
벚꽃이 제법 예뻐졌으나
날씨가 우중충해서인지 벚꽃도 우중충이다.

분홍색깔의 벚꽃은 그런대로 예뻤다.
벚꽃의 꽃말은 '정신의 아름다움'이다.

아파트 소공원은
봄날에는 벚꽃속에 갇힌듯...

정말 꽃대궐속에서 며칠동안 누릴 수 있는데
그 중 이렇게 예쁜 색깔의 벚꽃도 있었다.

산을 내려오면서 산벚꽃을 만났다.

일반 벚꽃은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피고
꽃이 지면서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산벚꽃은 잎이 파랗게 나오면서
잎과 함께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산벚꽃의 꽃말은 '순결, 담백'이다.

산을  내려오다보니
곳곳에 과수농장들이 제법 많았다.
이곳은 자두 농장이라서
하얀 자두꽃이 참 예쁘게 피고 있었다.

어느 농장의 부속건물인 주택에는
빨간 만첩 능수홍도화가 피고 있었다.

올해는 꽃들이 진짜 두서가 없는듯 했다.

 

어딜 감히 복숭아꽃이 아직 피지 않았는데...

열매가 맺히지 않는 능수홍도화가 벌써 피냐?

혼자 중얼거리면서도 사진 찍기 바빴다.

 

다른 곳에는 아직 피지 않았건만

빨간 만첩 능수홍도화는 집 주변 어느곳에서도

아직은 꽃봉오리가 겨우 만들어지는 중인데

이 댁에 피고 있는 홍도화꽃은 놀랠만큼 1등이었다.
장독대와 더 잘 어우러진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꽃말은 '사랑의 노예,  유혹.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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