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아니라면 엄청 더웠을 오늘 낮기온은 30도 였다.
부산 도심 한복판에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고 문자가 날아들었는데
그래도 살고 있는 이곳은 해안가 주변이라는 이유로 조금은 시원했음에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 조금은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해봤다.
시골동네 주변에 있는 텃밭은 오전 6시30분에도 많이 덥다는 느낌이었다.
심어 놓은 것도 있고, 앞으로 심어야 할 것도 있으며
수확을 한 후 마무리 할 일도 많건만 가뭄은 계속 되는데
기온마져 도와줄 생각을 않는다는 것이 조금은 유감스러웠다.
오늘도 역시 오전 6시에 텃밭을 향해 집을 나섰다.
날씨가 더울수록 뻐꾸기 소리는 유난스러울 만큼 구슬펐고
내려앉은 아침 이슬 덕분인지, 1시간 정도는 일 할 맛이 났으나
오전 8시가 되면서 부터는 햇볕이 너무 강렬해서 견딜 수 없다보니
9시가 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봄과 가을날의 텃밭농사는 말 그대로 즐거운 취미생활이지만
여름 농사는 왜 해야 하는가 갈등이 생겨나는 것은 진짜 사실이었다.
지난 겨울 부터 뜯어 먹었던 청치커리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종족번식이라는 자연의 이치 때문인지
꼭 씨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채소들의 본능 같아서 방해 할 수는 없었다.
뽑아버리려고 했다가 멈춰버린 손버릇..
덕분에 예쁜 치커리꽃을 볼 수 있었다.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하면 당장 뽑아내고
다시 치커리 씨를 뿌리는데
고라니와 싸우기 싫어서 올 봄에는
치커리 씨를 다시 뿌리지 않았다.
치커리 채소 키우는 것을 고라니 때문에
생략했다고 하면 웃을 일이지만
진짜 그랬다.
텃밭 하는 사람들은 고라니가
좋아 하는 채소는 가급적이면 심지 않는다.
청치커리와 적치커리 꽃은 약간 틀렸다.
이 꽃은 적치커리 꽃이다.
치커리의 꽃말은 '절약'이다.
애플수박 열매가 너무 귀엽게 매달렸다.
탁구공 정도의 크기였다.
결실되었을 때의 크기는 사과 정도인데
앞으로 2개월을 지켜봐야 한다.
노각오이 꽃이 오밀조밀 꽃이 피었다.
그래서인지 아침 부터 벌들이 바쁜데...
수컷 오이꽃이기에
벌들이 바쁘게 움직여도 그러려니 한다.
생각치도 않았는데 노각오이가
2개나 매달려 있었다.
노각오이는 '토종오이'였으며
여름철에 별미로 먹을 수 있는 오이였기에
신경을 써서 키우고 있다.
마늘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순전히
꽃을 보기 위해 심어놓은 코끼리마늘이다.
코끼리 마늘 꽃이 특이한 것이
은근히 멋져보였다.
왕마늘 웅녀마늘이라고 알려진
코끼리 마늘의 키는 1m 내외이고
일반 마늘에 30~40cm 정도 크며
마늘 한통은 일반 마늘 보다 2~3배
마늘 한쪽은 7~10 정도 크다고 한다.
코끼리 마늘은 우리나라에서도 재래작물로
1940년대 까지 재배하였으나 이후에 자취를 감췄다고 한다.
2007년 미국이 6.25 전쟁 시기에
과거 한반도에서 가져간 농업유전자원 1600여점을
농촌진흥청 유전자 센터로
영구반환 하면서 다시 재배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른 아침 시간 햇살이 퍼지기 전에
봉숭화 꽃에
그늘이 생겨난 아침 풍경이다.
방풍나물꽃이 요즘 제법 꽃이 피고 있다.
꽃말은 기다림이다.
양파 수확을 해서
5일 동안 밭에서 바짝 말리고 있었는데
엊그제 밤에 30분 정도 내린 소나기가
말짱 꽝되게 해놨다.
그래서 며칠 더 말려야 하는데
소나기가 심술을 또 부릴 것인지
괜한 신경이 쓰인다.
올해는 일반 토마토를 심지않고
흑방울토마토와 흑토마토를 심었다.
흑토마토 1개는 첫 수확이었고
흑방울토마토는 10개째 따냈다.
오늘의 수확물이다.
아삭이 고추와 호박은 첫 수확이다.
반질반질하고 예쁘게 생긴 첫수확의
애호박을 어떻게 먹어야 맛이 있을까
생각을 했더니 갑자기 '호박전'이 생각났다.
방금 따온 애호박을
가급적이면 맛있게 먹기위해서는
조금 번거롭더라도 전을 부쳐 먹는 것이 괜찮을 것 같았다.
요즘 밥먹기 싫어서 아주 간단하게 아침을 때웠기에
전을 부치면서 그 자리에서 절반 정도는 먹어치웠다.
뜨거울 때 먹는 맛과 배고플 때 먹는 맛이 합쳐지니까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가 안될 만큼 진짜 맛이 있었고
농사 지은 호박의 첫 수확이라서인지 그냥 뿌듯한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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