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에 이어서 오늘도 생각치도 않았던 6월 폭염이었다.
해안가 주변이라서 해마다 6월에는 이렇게 큰 폭염은 없었건만
올해는 유별나게 더운 날이 많을 것 같았다.
7월 중순쯤의 기온으로 딱 어울릴 것 같은 불볕 더위의 따끈함은...
오늘 낮 최고 기온은 기가막힐 만큼의 31도였다.
서울은 33도라고 했고, 이곳 부산도 만만치 않은 기온이 그저 두렵기만 했다.
그래도 가끔씩 시원하게 불어오는 해안가의 갯바람에 견딜수는 있었으나
할 일 많은 텃밭에서의 몇시간이 불지옥이 되지 않길 바랄뿐이다.
4월 중순에 심어놨던 오이와 가지, 토마토 호박, 고추는 하루가 다르게
수확하는 재미를 안겨주었으나 그것도 제 때에 수확이 안된다면
늙혀버리기 일쑤였기에 마땅히 할일이 없어도 밭에 나가야 하는 요즘이다.
그런데 바람이 없는 새벽녘에는 모기와의 전쟁도 어쩔수 없음을 털어놓는다.
양파도 수확해야 하고 풀도 뽑아야 했으며
감자도 수확해야 하고, 그날 그날 오이도 수확해야 했는데
무더위 때문에 주어진 하루의 시간은 너무 짧다는것이 스트레스가 된다.
아침 잠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겨울의 아침시간은
오전 7시에도 일어나기 힘들어서 밍기적인데
요즘은 텃밭이 무엇인지?
오전 6시에도 늦잠 잔 것 처럼 서둘러서
텃밭에 나가보면
황금빛깔의 예쁜꽃들이
우선적으로 아침시간을 뿌듯하게 해준다
노각오이 꽃이 참 예쁘게 꽃을 피우는데...
노각오이 꽃말은 '변화, 존경 ,애모'이다.
늦깍기로 감자를 심었더니
지금은 감자를 수확하는 시기였건만..
아직도 감자꽃은 더욱 예쁘게 피고 있으면서
우아하기 까지 했다.
감자꽃의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다른 텃밭에는 요즘 감자를 수확하건만
우리집 텃밭에는 아직도
이렇게 예쁜 감자꽃을 피우고 있었다.
언제쯤 감자를 캐게 될런지는 모르나
자주색 감자꽃은 예쁘기만 했다.
열흘 전 부터 꽃이 피던 당근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풍성하게 꽃을 피운다.
아마도 여름이 끝날 때 까지
하얀 꽃이 피고 지고 할 것 같았다.
당근꽃의 꽃말은 '죽음도 아깝지 않다' 였다.
매일 아침 오전 6시 30분 쯤에 밭에 나갈때는
물 한잔 겨우 마실뿐인데
밭에 나가면 우선 뽕나무 오디를 따먹는다.
그것이 간단한 아침식사가 되는셈...
오디를 열개쯤 따먹고 생수 한모금 마시면
오디쥬스 먹은 것이 되지 않을까는
나혼자만의 생각일뿐으로 그냥 웃어본다.
싫컷 뽕나무의 오디를 따먹고 남는 것은
집으로 가져가는데..,
잘익은 오디를 제 때에 따지 않으면
모두 바람에 의해서 땅에 떨어진다는 것을
새삼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침 마다 뽕나무 오디 따느라
입도 새까맣고, 손도 새까맣다.
토마토 꽃이 제법 예쁘게 피고 있다.
피고 있는 토마토꽃은 모두 토마토 열매를 맺는다.
꽃말은 '완성된 아름다움'이다.
올해 처음으로 익어가는 토마토는
흑색의 방울 토마토였다.
흑색 방울토마토와
아삭이 고추 첫수확이다.
호박이 달린 암컷 꽃이 피었다.
그런데 수컷 꽃이 피지 않을 때는
수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했다.
이웃집 밭에서 수컷 호박꽃을 따다가
우리 호박 암컷에게 수정해줬더니
요렇게 예쁜 모습의 호박이 매달렸다.
오이가 본격적으로 수확시기를 맞았다.
벌써 나흘째 이만큼씩 수확을 해본다.
오이 소박이를 담는 다다기오이가
주렁주렁 마디마다 열려있었다.
가시오이는 더욱 더 많은 ..주렁주렁이다.
아침마다 오이 수확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오늘 아침 까지 수확한 오이는 35개였다.
다다기오이는 오이김치를 담았고
가시오이를 포함해서
몽땅 서울 동생집으로 택배용이다.
키는 코딱지 만큼 자랄뿐인데
이보다 더작은 녀석도
우선 꽃부터 피우자는 식이었다.
봉숭화꽃이 이렇게 성급하게 꽃을피울줄은 몰랐다.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는 말이 있듯이
어찌하여 성숙되지 않은 꽃나무에서
꽃 부터 피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어이가 없었다.
엊그제는 가뭄 해갈 하는 날이었다.
좀 더 비가 많이 내려주기를 기원해봤지만
겨우 식물들의 해갈에 도움을 주었을뿐...
쓰고 남을 만큼의 비를 내려주지 않았다는 것이 웬지 아쉽기만 했다.
텃밭에서 바라본 근처 산중턱은 물안개로 가득이다.
날씨로 봐서는 하루종일 엄청 많은 비가 내릴법 했었으나
비는 딸기그릇으로 2개 정도의 비의 양이었다.
해갈이 되었는지 모두 싱싱한 모습들이어서 기분을 좋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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